그림은 두 기업으로 구성된 가상 경제에서의 국내총생산(GDP)을 보여준다. 최종 생산물은 한국전자가 생산한 프린터 하나이므로 국내총생산은 2,000이다. 최종 생산물의 가치는 각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의 합과도 같다. 즉, 중간 투입물을 생산하는 한국부품이 만든 부가가치 800과 한국전자가 만든 부가가치 1,200을 더해서 국내총생산 2,000을 구할 수 있다. 이것은 생산 측면에서 측정한 국내총생산이다.
각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생산 과정에 투입된 생산요소들에 대한 대가인 임금, 이자, 임대료, 이윤으로 지급된다. 그러므로 생산요소를 제공한 사람들이 기업으로부터 수취한 각 요소소득을 모두 더해도 국내총생산 2,000과 같아진다. 이것이 분배 측면에서 측정한 국내총생산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의 누군가는 기업이 생산한 최종 생산물을 구입하고 사용하기 위해서 돈을 지출한다. 프린터를 구입하기 위한 지출 2,000은 지출 측면에서 측정한 국내총생산이다. 이처럼 국내총생산은 세 가지 방법으로 계산할 수 있으며, 각 방법으로 계산한 국내총생산의 크기는 당연히 같다.
그림에는 지출 측면의 국내총생산이 자세히 드러나 있지 않지만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국내총생산 - 수출 + 수입 = 소비 + 투자
등호의 왼쪽은 우리나라가 생산한 GDP 가운데 외국인이 사용하려고 가져가는 것(수출)을 빼고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려고 가져오는 것(수입)을 더한 값이므로, 결국 우리나라에서 사용 가능한 재화와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것들을 우리나라 가계, 기업, 정부가 소비하거나 투자하는 데 사용하므로 왼쪽 항과 오른쪽 항은 같다. 이 식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면 우리에게 친숙하고 유용한 형태의 식이 된다. 즉, 소비, 투자, 수출을 더하고 수입을 빼면 지출 측면의 국내총생산을 구할 수 있다. 소비와 투자를 합한 것을 내수라고 하며,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외수라고 부른다. 외수는 순수출로도 불린다.
국내총생산 = 소비 + 투자 + 수출 - 수입
투자는 설비투자, 건설투자, 재고투자로 나뉜다. 기업이 기계를 구입하는 설비투자나 도로를 놓는 건설투자는 미래의 여러 해에 걸쳐서 기업의 생산이나 매출 증가에 기여하므로 투자임에 틀림없다. 팔리지 않은 상품을 의미하는 재고가 투자로 분류되는 이유는 미래의 매출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주식이나 채권을 구입하는 행위 역시 투자라고 표현하지만, 국내총생산의 지출 측면을 구성하는 위 식에서의 투자와는 다른 개념이며, 따라서 오른쪽 항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이 식은 정부의 경기 정책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소비, 투자, 수출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달라지면 국내총생산 역시 변화하므로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은 소비, 투자, 수출을 변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하는 소비나 투자를 직접 변화시키는 정책이며, 통화정책은 금리 조절을 통해서 민간의 소비나 투자, 또는 더 나아가 수출에 영향을 주려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