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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무한리필과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외 1
승지홍 이매고 교사/유성임 KDI 경제정보센터 2009.11.04

무한리필과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깐깐하게 따져보고 고르는 알뜰족의 등장으로 건강에도 무리 가지 않고, 경제적인 비용으로 배부르게 해결할 수 있는 무한리필을 제공하는 음식점들이 늘고 있다. 홍합요리전문점 ㅇㅇ는 제철음식이어서 그 맛이 최상인 홍합을 활용한 홍합탕을 무한리필하여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l기사 중 일부 발췌l아시아투데이 2008년 12월 16일l

 경제가 얼어붙은 요즘, 제일먼저 소비를 줄이게 되는 것이 외식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값도 싸고, 맛있고, 양도 푸짐한 음식을 무한으로 제공하는 식당은 불황을 모르고 인기를 끌고 있다. 무한리필을 제공하는 음식점이 성공하려면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많이 끌 수 있어야 하고, 가격 이외에도 음식의 맛, 질, 서비스 등에 있어서도 차별을 두어야 한다. 손님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한다면 음식점 주인은 망하지 않을까?’ 이는 음식점에서 추구하고 있는 영업전략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추운 겨울날, 따뜻하고 맛있는 붕어빵을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붕어빵을 열 개쯤 먹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무리 즐거운 효용을 주는 것이라도, 지나치게 많은 소비는 오히려 효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원리를 가리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성립한다고 말한다. 한계효용이란 우리가 어떤 재화를 소비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얻는 ‘추가 만족’을 뜻한다.

 이 법칙은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속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배가 고프면 무엇을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배가 무척 고플 때에는 밥만 한 숟가락 먹어도 꿀맛같이 맛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배가 부르면 밥이 점차 맛없어지게 된다. 이 말은 한계효용이 체감하다 못해 음수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배가 무척 부른데도 계속 먹으라고 강요한다면 그것은 이미 먹는 즐거움이 아니라 고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적용한 곳이 무한리필 음식점이고 이러한 음식점의 원조가 바로 부페식당이다.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값비싸고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식사도 거르고 갔지만, 몇 접시 먹지 못하고 배가 포화된 상태에서 남겨진 수많은 음식을 보면서 안타깝게 식당을 나선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나름의 전략을 세우고 온 손님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돌아서게 되는 이유는 부페식당에는 조금만 먹어도 배부른 음식들이 많다는 것이다. 초밥, 고기, 각종 후식, 밀가루 음식 등은 손님의 한계효용을 빠른 속도로 체감시키고 식당 주인이 원하는 이윤을 만들어 내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다. 이러한 음식들이 손님의 식욕을 빠른 속도로 떨어뜨리게 되니 식당 주인은 남는 장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손님은 손님대로 집에 돌아가면서 부페 음식의 가격을 시중에서 각각 사먹었을 경우 모두 얼마나 될지 계산해 본다. 부페 가격보다 개별적으로 계산한 가격이 높았다면 ‘나는 오늘 합리적 소비를 한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만족해 한다.


 홍합탕 무한리필하면 홍합탕만 먹을까?

 무한리필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불황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하고, 특정메뉴를 무한리필로 제공한다. 당연히 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고, 특정메뉴는 입소문을 타고 전체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이른바 문전성시의 경제학인 것이다. 특정한 메뉴를 계속해서 먹다보면 손님의 한계효용이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욕구가 발생하게 된다. 추가적인 메뉴를 주문하게 되는 것이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이용한 음식점의 추가 전략이 바로 이것이다. 즉, 특정메뉴를 무한리필로 제공하면서 손님들의 추가 주문을 유도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홍합탕을 무한리필할 수 있도록 했다면 손님들은 홍합탕에 어울리는 소주를 추가로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 스테이크가 무한리필 메뉴라면 그것에 어울리는 와인의 판매량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재화가 결합하여 더 큰 만족을 주는 관계에 있는 재화인 보완재를 이용한 경제 전략을 활용한 것이다. 그 밖에도 메뉴의 단순화로 인건비를 최소화시키고, 박리다매로 이윤을 적게 잡는 대신 많이 팔겠다는 전략도 쓰고 있다.

                                                                                   승지홍/이매고 교사(본지 자료개발교사)

 

 

과잉교육 왜 일어날까?

과잉교육이 임금 감소를 유발하고,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하향 취업에 따른 임금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하향취업에 따른 임금 감소폭이 더 컸다. (중략) ‘과잉교육’은 일정 직업이 요구하는 이상의 교육수준을 개인이 보유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l기사 중 일부 발췌l경향신문 2009년 1월 6일l

 예전에는 주변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을 찾는 것이 어려웠는데, 요즘은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그만큼 대학을 나온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진학률만 봐도 알 수 있는데, 1970년에 26.9%에 불과했던 대학진학률은 2008년에 83.8%로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이 50% 안팎인 점과 비교해 보면 가히 세계최고 수준이다. 그래서일까? 위의 기사는 과잉교육이 임금 감소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l 대학 진학률 변화 l

                                                                          (단위 : %)

1970년 1980년 1990년 2000년 2008년
26.9 27.2 33.2 68.0 83.8
자료 : 한국교육개발원

 

 

 산업 수요와 취업자 교육 수준의 불일치로 발생

 굳이 위의 기사가 아니더라도 하향취업, 즉 과잉교육은 우리 주변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현상이다. 고졸학력 대상의 9급 공무원 시험 응시생이 대졸자로 채워진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고, 대졸자를 뽑는 기업 입사시험에 박사, 석사, 회계사 등의 응시생이 넘쳐난다는 기사도 이제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렇다면 과잉교육은 왜 일어날까? 우선, 고학력자에 걸맞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취업자의 교육수준은 높지만 산업의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어쩔 수 없이 교육수준에 못미치는 직업을 택하게 된다. 이런 까닭에 요즘과 같이 취업난이 심각할 경우 과잉교육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과 이후인 2002년의 청년층 과잉학력 실태를 비교 분석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과잉학력 근로자 비율은 1996년 18.9%에서 2002년에는 29.1%로 10%p 이상 증가했다.

 다음으로, 취업자의 외양적 학력은 높지만 산업에서 요구하는 교육수준에 미달할 경우 과잉교육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설사 그 근로자가 과잉교육의 특성을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엄밀한 의미에서 과잉자격은 아닐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세계최고 수준이지만, IMD의 교육경쟁력 부분 35위, 대학교육의 경제사회 요구 부합도 부분 53위(55개국 대상, 2008년 기준)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육의 질은 그 수준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ㆍ사회적으로 경제적 비효율 초래

 과잉교육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모두 경제적 비효율을 초래한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과잉교육 근로자는 자신의 실제학력보다 낮은 수준의 직무를 수행하다 보니 직무 불만족도가 높아져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위의 기사처럼 임금 역시 학력수준에 비해 숙련수준이 낮은 직무를 수행함에 따라 해당학력에 대한 사회의 평균임금수준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사회적으로도 과잉교육은 고학력을 보유하고 있는 인적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여 고학력자 양성을 위해 사회가 지불한 막대한 교육투자가 회수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가져온다.

 그렇다면, 과잉교육 문제의 해결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우선, 괜찮은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도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거 대학에 진학한 1970년대 과잉교육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198090년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일자리가 확대되면서 이 논란은 사그라졌다. 그리고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노력도 중요하다. 대학이 많아지면서 지방에서는 학생모시기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까지 대학에 들어가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이 많이 떨어졌다. 질적 수준이 담보되지 않은 양적 확산은 과잉교육을 심화하여 자원의 낭비만 가져올 수 있다. 

                                                                                                    유성임/KDI 경제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