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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부루 마블』
오성란/휘경중 교사 2009.11.04

 재작년부터 교육현장에 불어 닥친 이슈 중 하나가 ‘독서, 토론, 논술’의 중요성이다. 학습자 스스로 학습하는 태도를 기르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하여 가장 기본이 되는 학습방법이라는 것은 알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기는 그리 쉽지만은 않다. ‘독서, 토론, 논술’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에서도 독서교육을 위해 학년별 권장도서목록을 정하고, 독서일기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다소 활발했던 독서활동이 중학교에 올라오면 주춤하는 것이 사실이다.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는 초등학교시절 강제독서교육으로 이미 독서를 싫어하는 학생이 되어버린 경우이다. 둘째는 국, 영, 수 주요과목 위주의 공부에 치중하며 독서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이다. 또한 교사의 입장에서도 교과로 운영되는 중학교에서는, 초등학교처럼 담임선생님이 학부모의 지원을 받으며 폭넓은 주제로 독서교육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여건상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학교에서 독서는 오로지 학생 스스로의 몫이 된다. 아직은 스스로의 의지와 요구가 부족한 중학생들에게 독서의 기회가 더욱 없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생겼다. 

 독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강조하는 필자는 중학교에서는 교과와 관련한 독서교육을 좀 더 내실 있게 진행하여 학생들의 토론과 논술을 위한 기본 소양을 길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거기에 학생들이 좀 더 즐겁고 신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될 만한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고안하게 된 것이 ‘책과 보드게임의 만남’이다.     

 경제와 관련한 여러 도서 중에 필자가 선택한 도서는 『10대를 위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이다. 책의 분량이나 내용의 수준이 중학생이 읽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했고, 소득의 종류, 자산과 부채의 주요 경제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을 한 학급 분량의 교과용 도서로 구입하였다. 그중 2장을 수업시간에 같이 읽는 시간을 가졌다. 한 권을 교과시간에 다 읽기에는 시간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부분을 같이 읽고 나머지 부분은 학생들이 틈틈이 스스로 읽도록 하였다. 독서활동을 평가하기 위한 학습지를 만들었고, 코팅한 B4용지를 이용하여 독서퀴즈대회를 진행하였다.

 책에서 알게 된 내용을 학생 스스로 즐겁게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부루  마블』보드게임을 교과예산으로 한 학급용 6세트를 준비하였다. 부루 마블은 1934년 발매된 미국의 '모노폴리(Monopoly)’라는 게임을 모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게임 방법은 이와 매우 흡사하다. 두 개의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의 합만큼 게임 판의 말을 움직여 그 칸에 해당하는 행동을 취하는 형식이다. 이 게임에서 한 바퀴를 돌면 받게 되는 돈은 '근로소득'에 해당하며, 모은 돈으로 땅을 사고 건물을 지어서 받게 되는 임대료 등은 '투자소득'에 해당한다. 행운으로 얻게 되는 사회복지기금은 '이전소득'에 속한다. 이 보드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소득의 종류'라는 주제와 연결되는 게임이고, 학생들이 게임의 룰을 이미 알고 있거나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여럿이서 함께 모여 놀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요즘 학생들에게 여럿이 서로에게 집중하며 진행되는 보드게임은 매우 유용한 학습형태라고 생각했다. 다소 주의해야 할 사항은 부루 마블 게임을 통해 '투자'의 개념이 아닌 '투기'의 개념을 배우지 않도록 지도교사의 적절한 조언이 필요하다.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후 교과시간을 활용하였더니 매우 유익하였다. 사회과 수업을 거부할 시점에 『부루 마블』이라는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보드게임을 이용하여 단순히 게임으로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독서활동과 관련지어 읽기능력과 주요 경제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