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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ㆍ공급과 균형
이성표/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위원2009.11.04
 

어떤 상품의 수요곡선은 그 상품의 각 가격 수준에 대응한 수요량들을 표시한 것이다. 가격이 매우 높으면 높은 가격에 대응하는 수요량이 적을 것이고 가격이 낮으면 수요량은 많을 것인데, 이를 보기 쉽게 <그림 1>의 D와 같이 나타낸 것을 수요곡선이라고 한다. 공급곡선은 각 가격 수준에 대응하는 공급량들을 표시한 것이다. 가격이 매우 낮으면 낮은 가격에 대응하는 공급량이 적고 가격이 높으면 공급량이 많은데, 이를 <그림 1>의 S와 같이 표시할 수 있다.1)

 


 수요ㆍ공급곡선과 균형
 <그림 1>에서와 같이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주어지면 이 상품시장의 균형을 알아보는 것이 다음 순서이다.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각 가격 수준에 대한 수요자와 공급자의 구매ㆍ공급 계획을 의미하므로 양자간의 거래가 성사되기 위한 가격과 거래량은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다. <그림 1>에서 가격 수준을 Pa로 잡아 본다. 가격 Pa는 낮은 가격 수준에 속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수요하고자 하는 규모는 Da로 크지만 공급하고자 하는 규모는 Sa로 이에 미치지 못한다. 수요가 공급보다 큰 이 차이(Da-Sa)를 초과수요라고 부른다. 공급자가 공급해 주고자 하는 의도보다 수요자가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 규모가 초과수요만큼 존재한다는 뜻이다.     
 초과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더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세력이 있다는 것이므로 초과 수요세력은 가격을 올려서라도 추가 구매를 하고자 할 것이다. 공급이 적어 그냥 포기할 수도 있지만 이 상품시장에 들어선 수요자들은 가급적 자신들의 목적인 적정량의 재화구매를 성사시키려고 한다. 가격 Pa 수준에서 적정량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낮은 가격으로 인해 수요자들은 가격을 더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격이 Pa에서 높아지면 공급자들은 그들의 계획에 따라 공급량을 늘린다. <그림 1>에서 공급곡선 S의 화살표1을 따라 공급량이 늘어남을 볼 수 있다. 가격이 오르면 공급 측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수요 측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요곡선은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각 가격 수준에 대응한 수요의사를 나타내므로 가격의 상승은 수요량의 감소를 가져온다. <그림 1>에서 수요곡선 D의 화살표2가 보여주는 것이 바로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수요의 감소를 나타낸다.     
 어디까지 가격은 오르는가? 가격의 상승은 공급의 증가와 수요의 감소를 가져와 초과수요의 크기를 줄여나간다. 그리하여 가격 수준이 Pe가 되는 순간 초과수요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고 더 이상 가격을 올리고자 하는 인센티브도 없어진다. 거래량의 면에서 보면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급량은 Sa에서 점차 늘어나지만 수요량은 Da에서 점차 감소한다. Da와 Sa 간의 차이인 초과수요가 점차 감소해 가는 것이다. 결국 가격이 Pe 수준에 이르면 거래량은 Xe로서 수요 측과 공급 측의 수요ㆍ공급 의사가 일치된다.  


   
 새로운 균형 : 소득이 증가한 경우
 위에서 제시한 수요곡선, 좀 더 엄밀히 말해 각 가격 수준에 대응한 수요계획은 일정한 기간을 전제로 한다. 이를 테면 올해 5월 한 달 동안, 또는 올해 1분기 동안 이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의향은 수요곡선이 보여주는 바와 같다는 것이지 어느 한 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공급곡선에 대해서도 동일하다. 따라서 위의 수요곡선이 존재하는 기간 동안은 수요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 예컨대 수요자의 소득 크기나 이 상품에 대한 취향 등은 변함이 없다고 가정한다. 한 분기를 전제로 할 때 매달 소득이 달라진다면 전제된 가격에 대한 수요량이 일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분기에 해당하는 1월, 2월, 3월 중의 소득이 1월에는 200만원이지만 2월은 400만원, 그리고 3월은 100만원이라면 1분기간의 이 상품에 대한 수요의사도 매월 들쭉날쭉할 것이다. 2월은 소득이 크게 늘어 전달에 비싸다고 생각한 가격 수준에 대해서도 상당히 더 많은 양을 수요할 능력이 될 것이며, 3월은 다시 소득이 급감함에 따라 이젠 웬만한 가격 수준도 높다고 생각해 수요계획을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1분기 석 달 동안의 수요계획을 하나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차라리 한 달을 주어진 기간으로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위의 설명은 저절로 소득이라고 하는 요소가 변동함으로써 수요곡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설명한 셈이다. <그림 1>과 같은 균형상태에서 이제 소득이 증가해서 수요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했다고 하자. 소득이 증가하면 당연히 여러 가격 수준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량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새로운 시장의 균형은 <그림 2>와 같이 나타내질 수 있다. 

 <그림 2>에서 새로운 균형점 e2로 이행해 가는 과정은 이제는 수요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했다는 사실만 이해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e1점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었지만 소득이 증가하면서 수요곡선은 D2로 이동했다. <그림 2>에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가격 P1 수준에서 이젠 초과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초과수요는 <그림 1>에서 설명한 것과 동일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균형점 e2로 옮겨 간다.
 수요곡선을 이동시키는 요인으로는 위에서 제시한 소득 이외에 이 상품에 대한 취향이 변동했는가, 이 상품과 밀접한 대체 또는 보완관계에 있는 상품들의 가격이 변동했는가 등이 있다. 공급곡선 역시 상품생산에 기본이 되는 원자재와 같은 생산요소의 가격이 어떻게 변동했는가, 상품 생산기술에 변화가 있는가, 그리고 이 상품을 생산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생산요소 또는 원자재 사이에 가격 변동이 어떠한가 등에 의해서 곡선의 이동이 일어난다.

 

 균형에 대한 좀 더 이해
 <그림 2>와 같은 상황에 대해 종종 혼란에 빠지는 경우를 본다. 소득이 증가하고 수요가 증가하는 예에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있어 보인다.


 이러한 끝없는 생각의 연속은 가격을 끊임없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쉽게 균형 가격을 찾을 수 없게 한다. 이러한 생각의 잘못은 어디에 있을까? 첫 번째 문장 ‘소득이 증가하면 수요가 증가하고 이것은 가격을 오르게 한다’는 틀리지 않았다. 그 이후가 문제이다. 두 번째 문장 ‘하지만 더 높은 가격은 공급을 증가시킨다’는 공급과 공급량을 구분할 경우 오류를 피할 수 있다. 즉, 수요곡선은 이동되었지만 공급곡선은 전과 같은 상태에 있다. 이전의 균형 상태에 비해 새로운 외적 변동요인은 소득의 증가만이 있을 뿐 공급곡선의 이동 요인들은 변동이 없다. 따라서 수요곡선의 이동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공급량도 증가하지만 공급곡선 자체는 변동이 없는 상태임을 알면 시장은 <그림 2>에서 이미 본 바와 같이 점 e1(P1, X1)에서 공급곡선을 따라 새로운 균형점 e2(P2, X2)에 도달한다는 것도 쉽게 이해되면서 혼란스러운 생각의 연속은 일단락되는 것이다. 따라서 두 번째 문장은 ‘더 높은 가격은 초과수요가 없어지는 새로운 균형점에 도달할 때까지 상승하며 공급량 역시 새로운 균형점에 도달할 때까지 증가한다’로 하면 소득의 변동으로 인한 이 시장의 전체적인 변화는 다 파악된 셈이 된다.

 

 억제된 균형 : 최고가격제
 수요와 공급 사정에 의해 결정된 시장가격이 너무 높다고 판단한 정부가 시장가격보다 낮은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고 그 이상으로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고 생각해 보자. 예컨대, 전쟁 중 생필품의 품귀는 그 가격을 대단히 높일 것이므로 서민들은 비싸서 쉽게 구입하지 못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도시 지역의 주택이나 아파트의 임대료가 공급부족으로 매우 높은 경우 이 역시 서민들에게 높은 주거비 부담을 줄 것이다. 이럴 경우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품귀 상품의 가격이나 임대료를 일정 수준으로 규제할 수 있다. 위의 <그림 1>에서 가격을 Pa로 정하고 그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시장가격이 정해지는 경우라면 가격은 Pe 수준까지 오르고 시장에서의 초과수요도 해소될 것이지만 최고가격제를 실시하면 가격은 낮게 정해질지 모르지만 초과수요는 해소되지 않는다. 또한 초과수요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한 수요자들은 부단히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상품을 구입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 결과 법적 최고가격 이상으로 불법 거래가 이루어지는 암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임대료의 경우도 암시장이 형성될 것인데 이 경우의 암시장은 아파트 전매꾼 같은 불법 중개인의 활동 영역을 의미한다. 정부의 개입은 이와 같이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자 한 것이지만 소비자에게는 결과적으로 최고가격 이상으로 값을 지불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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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격과 수요량이 반비례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수요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를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은 일부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성립한다는 뜻인데 그 배경에는 상품의 소비가 늘수록 한계효용이 감소하므로 효용에 대비하여 지불하는 가격도 이에 따라 감소한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공급 역시 한계생산비가 증가하므로 추가 생산물에 대해서는 더 높은 가격이 지불되어야 하며 이를 공급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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