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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의 이해
이성표/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위원2009.11.04

경제성장은 실질GDP의 증가를 의미한다. 실질GDP 또는 실질국내총생산은 해당 경제 내의 노동과 자본 같은 생산요소를 사용해 생산활동을 하여 생산해낸 결과치이므로 경제성장은 노동,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의 양적, 질적 증대는 물론 두 생산요소의 결합관계에 의존한다. 이번에는 경제성장의 요인 및 경제성장의 의미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경제성장의 요인(1)

GDP가 노동 및 자본이라는 두 생산요소를 투입한 결과라는 데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우선 투입 노동량이 증가하면 어떨까? GDP는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할 것이 있다. 투입 노동력이 증가했다면 인구 규모도 증가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만약 인구가 2배로 늘었는데도 투입 노동력은 20% 증가했다면 설령 상품의 생산 절대량은 증가할지 몰라도 1인당으로 환산한 실질GDP는 증가한 것이 아니다. 경제성장에 대해서 학습하는 취지가 보다 국민경제가 풍요해 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므로 이런 경우는 그다지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인구가 과다하다 하여 가족계획을 통해 인구 규모를 줄이려고 했었다. 즉, 1인당 몫을 늘려서 보다 국민경제의 후생을 개선하고자 했던 정책이었다. 이런 이유로 단순히 고용된 인구의 수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총인구 중 고용되어서 노동을 공급하는 노동력의 비율, 즉 고용/인구 비율이 GDP 증가를 설명하기에 좋은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용/인구 비율은 단순한 노동력의 비중 증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배후에 고용을 증대시키는 산업의 발달이 어느 정도이냐 외에 경제 내의 산업 구조 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수출부문의 산업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경기가 좋아진다고 하자. 하지만 해외 수출 기업들은 IT나 자동차, 가전제품과 같은 산업이어서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기계화가 높은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GDP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용/인구의 비중은 그다지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구규모의 증가와 무관하게 투입 노동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 이는 근무 노동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8시간 노동하는 것보다 10시간씩 모두 노동한다면 결과적으로 노동 투입량이 늘고 GDP도 증가한다. 경제가 매우 낮은 단계에서는 누구나 일자리만 있으면 더 많은 시간을 일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노동시간의 크기가 GDP 증가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고 정책적 적용 여지가 있지만, 경제가 낙후한 저개발 단계를 넘어서 선진국 수준으로 진행하게 되면 여가나 소비생활에 대한 비중이 커지므로 GDP 증가를 위해서 활용할 만한 요소는 되지 못한다.    


경제성장의 요인(2)

GDP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또 다른 측면은 투입 자본의 크기와 관련이 있는 생산성이다. 생산성 또는 시간당 생산량은 총생산량을 투입된 총노동 시간으로 나눈 값이다.1) 생산성이 높고 낮다든지 아니면 생산성이 증대되었다든지 하는 말은 투입 자본량에 의존한다. 투입 자본은 물리적인 형태를 취할 수도 있으며 노동자의 지식과 기술을 증진시키는 인적자본의 형태일 수도 있다.

물리적 형태의 자본 투입에 대해서 보자. 낫 외에는 아무런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농사를 짓는 것보다 트랙터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농산물의 생산이 많을 것이며, 한 마을에 트랙터 한 대만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두 대 또는 세 대 있을수록 생산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경제성장을 이루고자 할 때 국민경제의 관점에서 큰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자본확충이다. 트랙터의 수가 는다든지 보다 많은 공장설비가 갖추어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른 곳, 즉 소비를 낮추고 그 대신 자본재를 더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저개발 국가의 경우 생산의 대부분이 의식주의 충당에도 못 이를 경우 자본축적이 매우 어려운데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보다 많은 자본재를 통해 경제의 생산능력을 높이느냐가 큰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자본, 즉 기계를 이용한 생산과정이 확충되어야 노동자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진보 역시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다. 새로운 생산방식을 찾아내거나 새로운 생산요소, 새로운 생산품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기술진보는 동일한 생산요소를 이용해도 전보다 많은 GDP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데에 경제성장의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전에 비해 놀라운 속도로 메모리의 집적이 가능한 칩 개발 기술의 진보는 보다 작고 간편한 전자기계임에도 보다 많은 정보며 동영상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가격도 비쌀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기술진보는 그 기업 노동자들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수익의 증가를 가져온다. 기술진보는 그 정도가 빠를수록 생산성의 증가율이 커지고 그에 따라 국민들의 생활 수준도 빨리 향상된다는 점에서 현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매우 강조되고 있는 경제성장의 방안이지만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자본투입과 관련을 가지고 있다.  

생산성의 증가에 중요한 또 다른 방법의 하나가 인적자본의 증대이다. 인적자본이란 노동자가 소유하고 있는 기술이나 지식을 의미하는데 인적자본은 트랙터와 같은 물리적인 형태의 자본 못지않게 생산성(=총생산량/총투입노동시간)을 증대시키므로 결과적으로 경제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업은 직장 내 노동자를 훈련시키기도 하며 정부는 공교육이나 직업교육을 위해 보조금을 지출한다. 그리고 개인들은 전문학원이나 고등교육을 통해 인적자본의 증대를 위해 노력한다. 개인들이 자신의 돈을 쓰면서까지 인적자본 증대를 위해 힘쓰는 것은 이를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는 만큼 그의 보수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정책 

다음 생각해 보기를 읽고 이야기를 계속하기로 하자. 

생각해 보기 : 한 회계사가 스스로의 전문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기업재무 과정을 수강할지를 고려한다고 하자. 이 과정은 4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앞으로 회계사 경력에서 매년 100만원의 소득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만약 소득세율이 40%라면 연간 가처분 소득의 증가분이 60만원이기 때문에 이 사람의 투자에 대한 연간 회수율은 60만원/400만원=15%가 된다. 하지만 세율이 20%로 낮아진다면 수익률은 80만원/400만원=20%가 된다. 따라서 세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이 회계사의 인적자본투자에 대한 수익률이 증가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려는 동기는 늘어날 것이다.2)

경제성장이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각국은 성장정책에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방금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소득세율의 인하는 인적자본의 증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인구 비율을 높일 수도 있다. 고용을 증대시킨다는 것은 주어진 임금 수준에서 세금이 적어지므로 실질소득이 더 늘어나 근로의욕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성 증가, 즉 자본투입량의 확충을 위해서는 투자지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기업에는 투자로부터 얻는 이윤이 증가하도록 이윤세를 경감한다든지 직접적으로는 신규자본장비에 대한 투자에 보조금을 주는 투자세감면이 있다. 국민경제에 더 많은 투자자금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저축 증가가 필요하다. 저축을 늘리도록 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가계가 금융자산을 매각했을 때 구입보다 많은 이윤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인 자본이익세를 인하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본 이득에 대한 세금이 낮아지면 그만큼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자산을 구입하기 위한 저축은 증가하고 그 결과 자금시장에 투자를 위한 자금 공급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직접 투자지출을 늘릴 수도 있다. 도로, 통신망, 교량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지출을 통한 투자는 그만큼 민간부문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정부의 투자 수요로 인해 이자율이 오르고 그에 따라 민간부문의 투자 수익률은 낮아질 것이고 그 결과 투자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적자재정 감축은 반대로 이자율을 낮추어 민간부문의 투자를 늘리게 한다. 생산성을 높이는 것 외에도 대체로 정부는 인적자본의 확충이나 기술진보를 위해 다양한 세율 인하나 특허권의 보호, 학자금을 포함한 직간접 지원 정책을 실시한다. 경제성장은 비록 물질적인 증가를 의미하지만 그것도 풍요한 경제적 삶에 중요하기 때문에 특히 저개발 국가들을 중심으로 보다 효과적인 경제성장정책에 정책적 우선이 두어지고 있다. 

성장정책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소득세율의 인하나 이윤세 인하 또는 직접적인 지원을 포함하는바, 이는 전반적으로 조세 수입을 감소시킬 것이다. 이러한 조세 수입의 감소는 이를 보전하기 위한 또 다른 조세인상이나 정부지출의 감소 또는 재정적자와 같은 상충된 정책을 유발할 수 있어 이같은 예산비용의 부담을 누가 하느냐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부의  지출을 통한 지원 역시 제한된 예산에서 그만큼 다른 지출 프로그램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국민 전반으로서는 상충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어느 쪽의 부담이 크고 반대로 다른 편의 편익이 적은지 쉽게 측정할 수 없는 경우 성장추진 정책에 대해 일의적인 평가를 내리기 어려워진다. 정부의 공공투자 역시 논란이 적지 않다. 재정적자를 통한 정책은 자금시장에서 자금수요의 증가를 가져오고 이자율을 올리게 되므로 기업의 자본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인적자본 투자도 감소시킨다.

자본량의 증대나 인적자본의 확충, 기술진보를 위한 R&D와 같은 부문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현재 소비에 대한 지출을 억제케 한다. 어느 경제든지 사용 가능한 생산요소는 무한한 것이 아니고 제한되어 있으므로 자본재의 생산에 더 많은 생산요소를 사용하도록 성장정책을 추진한다면 당연히 현재 삶의 만족에 영향을 주는 소비의 규모는 줄어들게 마련이다. 물론 향후 성장정책이 잘 이루어지고 생산능력이 증가해 국민 모두가 더 많은 물질적 소비를 할 수 있게 된다면 현재의 소비 감소는 국민 모두가 견딜 만한 것이지만 성장정책이 매우 장기간의 시간을 요한다든지 성장의 열매가 일부 계층에게 돌아간다면 이러한 경제성장은 큰 대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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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시카와 효리가 송편을 빚는다고 하자. 두 사람 모두 2시간씩 일을 했는데 제시카는 22개를 빚은 반면 효리는 33개를 빚었다고 하자. 여러분은 누가 더 생산성이 높다고 생각하는가? 효리가 더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데에는 송편을 빚는 과정에서 효리가 송편 피를 자동적으로 찍어 내는 기계를 사용한 탓도 있을 것이고 혹은 같은 손작업을 하더라도 보다 신속하게 일 처리 하는 법을 송편 학원에서 배운 탓일 수도 있다. 두 사람의 생산성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조건, 즉 주어진 시간 내에서 얼마만큼씩 정해진 물건을 생산해 냈느냐를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2) 김인철 외(역), 경제학원론(2판),  p.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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