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클릭경제교육(종간)
G20 아젠다와 코리아 이니셔티브
유준구/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2010.09.30

2008년 ‘리만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2008년 11월 워싱턴에서 "금융시장과 세계경제에 관한 정상회의"1)라는 이름으로 G20 정상회의가 처음 개최된 이래 금년 6월 토론토 정상회의까지 4차례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G20 정상회의는 확장적 재정·통화정책, 신흥개도국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 확대, 무역·투자 ‘신규장벽 동결’(standstill) 합의를 통한 보호주의로의 회귀 방지 등 회원국 간 긴밀한 국제공조를 도모하여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를 완화하고 예상보다 빠른 세계경제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G20는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고 세계경제의 강하고(strong) 지속가능(sustainable)하며 균형된 성장(balanced growth)을 위한 거시경제 공조와 국제금융시스템 강화를 위한 개혁 노력2)을 주도해 오고 있다.

 금년 11월 개최되는 서울 정상회의에서 논의되는 주제는 크게 ‘기존의제(Follow-up Agenda)’와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로 나눌 수 있다. 세계경제위기의 극복과 관련된 기존의제는 거시경제정책 공조체제, 금융규제 개혁, 국제금융기구 개편 등을 포함한다. 기존의제는 의제논의의 60~70%를 차지하며 지난 4차에 걸친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사항들로 약속된 기한 내 실행함으로써 G20의 'Premier Forum'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신뢰성을 제고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다. 코리아 이니셔티브는 G20 정상회의가 위기극복 이후에도 명실상부한 전 세계 최상위 경제 포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리나라가 새로이 제시하고 있는 의제로서, ‘개발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전망’(Global Financial Safety Net : GFSN)을 포함하고 있다.

   
 기존의제(Follow-up Agenda)
G20이 전세계 경제의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공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위기 대응과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그러한 공조가 각국의 재정·금융정책과 환율정책, 출구전략 등에서 지속적으로 실현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에 G20는 회원국의 정책 방향이 공동의 목표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상호 평가하고, 서울 정상회의 시 G20의 종합적인 액션플랜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기술적 지원을 받아 G20 차원의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거시경제정책공조의 핵심이다. 금융규제개혁 이슈는 이번 경제위기가 금융기관의 부실로부터 출발했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위기 재발을 막고 금융기관의 과도한 위험부담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47개의 세부 과제를 마련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이 중에서도 은행의 자본구조가 적정한지 여부, ‘대마불사(too-big-to-fail)’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대형 금융기관(SIFIs)들에 대한 감독 강화 방안, 은행세 논의 등 금융위기의 책임을 위한 공적자금의 금융권 분담 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3) 한편, 이번 금융위기에서 IMF나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가 위기를 예측하는데 실패했고 위기 대응에도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반성이 있었다. 따라서 국제금융기구 개혁방안은 기능개편과 자본 확충을 통해 향후 유사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 과거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국제금융기구의 지배구조가 선진국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IMF쿼터 개혁4) 과 같은 ‘과대대표국’에서 ‘과소대표국’으로의 지분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 
1997~98년 금융위기를 겪은바 있는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금융안전망은 단순히 급격한 자본유출에 대비한 금융위기 대응차원을 넘어 위기의 사전방지역할까지를 포함한다.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의 경우 급격한 자본유출로 인한 자국 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평소에 상당한 수준의 흑자를 통해 외환보유고를 축적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G20의 주된 과제인 글로벌 불균형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었다.5) 따라서 2008년 위기와 같이 국내 정책실패가 없음에도 외부충격으로 자본이 급격히 유출될 경우 유동성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국제공조체제가 요구됐고, 개별국가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자-지역-양자 차원의 안전망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효과적인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갖추기 위해 기존의 IMF 예방적 자금지원제도의 개선, 시스템적 위기 전염을 방지를 위한 대안의 개발, 지역안전망과 IMF의 협력 등이 다각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또 하나의 의제는 개발의제다.6) UN 및 기존의 원조중심의 개발논의와는 달리 역량개발을 통한 개도국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개도국들의 경제성장과 빈곤극복을 지원하는 한편, 세계경제 측면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여 G20 지속가능·균형성장 프레임워크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G20에서의 개발 논의는 인프라, 민간투자 및 고용창출, 인적자원개발, 무역, 저소득층·중소기업의 금융서비스 접근 개선, 복원력 있는 성장과 식량안보, 거버넌스, 개발경험 공유 등 개도국의 역량을 강화하는 협력에 중점을 둔다는 데 회원국간의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실무그룹 간 논의에서 기존 국제 개발논의 보완, 실질성의 지향, 세계적·지역적 차원의 개발이슈 논의, 공여국과 수원국이 공동책임을 지는 파트너쉽, 민간 참여 권장 등 개발의 관한 주요 원칙을 확인하였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이러한 원칙을 구체화하는 작업계획과  G20 개발 행동계획에 포함될 구체 과제 선정을 논의할 예정이다.7)

 

------------------------------------------------------------------------------------------------------------
1) 2008년 11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1차 G20 정상회의는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태스크포스의 성격으로 금융규제 및 국제금융기구 개혁 분야에서 47개 중·단기 실천 과제를 합의하였다.
2) 작년 9월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위기이후 세계경제가 지향해야 할 중기 공동목표 달성을 위한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하고 마련하는 작업을 ‘Framework'이라고 한다.
3) 은행 자본·유동성 규제는 지난 7월 BCBS(바젤위원회)회의에서 자본의 정의, 공제 등 규제의 틀(design)에 대해 포괄적인 합의(broad agreement)가 이루어지고 있다.
4) IMF의 신뢰성, 정당성, 효과성 제고 차원에서 지속 논의되고 있는 핵심이슈로 지난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에서 현재 과다대표된 국가로부터 과소대표된 나라로 IMF 쿼터의 5%를 이전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지난 토론토 정상회의에서는 IMF 개혁시한을 당초 ’11년 1월에서 금년 11월 서울 정상회의로 단축하는 합의를 도출했다.
5) 통상 외환건전성 관리, 외환보유고 축적 등의 대응이 1차적 방어수단이나, 글로벌 차원의 위기시에는 불충분하며 특히 외환보유고의 경우 일단 소진되기 시작하면 절대 규모와 상관없이 위기예방효과가 급격히 감소한다.
6) 한편 6월 토론토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G20 개발 실무그룹을 설치하고, 동 실무그룹이 개발 아젠다와 다년간 행동계획(development agenda and multi-year action plans)을 마련하여 서울 정상회의에서 채택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이러한 결정은 G20의 주요 의제가 금융 및 거시경제 이슈 중심에서 개발 문제 등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7) 특히 G20에서의 개발의제 논의는 위기이후 세계경제의 균형 성장을 위한 국가간 소득 및 개발격차를 완화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개발경험을 토대로 개도국의 관심사항을 주도적으로 반영함으로써 G20체제 자체의 정당성을 제고하고 G20의 제도화 기반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