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4세의 7월 고용률은 47.2%로 전년 동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한 반면 실업률은 9.8%로 전년 동월에 견줘 0.3%포인트 상승했다. 25∼29세는 고용률과 실업률 모두 상승해 혼재된 양상을 나타냈다. 고용률은 68.4%로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했으며, 실업률도 7.4%로 전년 동월보다 0.2%포인트 올라갔다.
l 기사 중 일부 발췌 l 세계일보 8월 16일자 l
고용률이 올라가면 실업률은 당연히 떨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 답부터 말하면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고용률이 올라가면 실업률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기사에서 보듯이 25~29세 연령층에서는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와는 반대로 고용률이 하락했는데 실업률도 하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고용률과 실업률은 어떠한 차이가 있는 것일까?
먼저, 고용률과 실업률의 산출과정을 살펴보자.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중 현역군인, 재소자 등을 제외한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여기서 생산가능인구란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를 합한 것이다.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일을 하지는 않으나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 등을 포함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전업주부, 학생, 노동능력이 없는 노인이나 장애인, 구직단념자 등이다. 한편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고용률과 실업률 산출 차이는 비경제활동인구의 포함 여부이다. 즉, 비경제활동인구가 고용률을 산출할 때는 포함되지만 실업률을 산출할 때에는 제외된다.
기사에서 25~29세 연령층의 고용률 상승은 경기회복으로 생산가능인구중 취업한 사람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그러면 고용률이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상승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었던 구직단념자 등이 경기가 회복되면서 구직활동을 함에 따라 경제활동인구로 재분류된 가운데, 이들이 취업하기보다는 아직 실업자로 남아있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즉, 실업률을 산출하는데 있어 분모인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했지만 분자인 실업자 증가분이 더 큰 것이다. 또한 타 연령층의 고용률과 실업률이 반대로 움직인 것에 비해, 25~29세 연령층만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한 것은 이 연령층 내에 구직단념자 등 비경제활동인구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암시한다.
고용 사정이 악화되어 고용률은 하락했지만 실업자도 줄어 실업률이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경제활동인구 100명 중 취업자가 65명이고 실업자가 35명이면 실업률은 35%다. 고용 악화로 취업자가 60명으로 줄고 기존 실업자 가운데 10명이 구직을 포기하면, 실업자와 경제활동인구는 각각 30명과 90명으로 줄어들어 실업률은 33.3%로 낮아진다. 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었던 실업자들이 고용 악화로 구직을 단념함에 따라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실업률은 상위권 수준으로 낮은 반면, 고용률은 하위권에 처질 정도로 낮다. 이처럼 실업률과 고용률 간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구직단념자 집단이 많기 때문이다. 고용률과 실업률 중 어느 쪽이 사회 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현재 유럽 선진 국가에서는 경제활동인구와 무관한 고용률이 경제활동인구에 의존하는 실업률의 지위를 대체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