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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경제안정화 정책의 이해
이성표/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위원 2011.10.04

경제안정화 정책이란 불경기에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통해 위축된 경기를 회복하고, 반대로 경기가 과열되어 인플레이션 위험이 나타날 경우 긴축적 재정·통화정책을 써 경기를 냉각시키는 것을 말한다. 불경기란 매기(買氣)가 없고 그래서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생산도 줄어드는 상황이며, 반대로 경기 과열이란 매기가 지나쳐 생산보다 구매가 더 커 결과적으로 물가가 뛰는 상황을 말한다. 이를 안정화시키는 것은 반대 방향으로 경기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이 돈을 더 많이 찍어 통화량을 늘린다든지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기 위해 기준금리(중앙은행이 정책 효과를 노리고 목표로 삼는 이자율 수준)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을 말한다. 돈을 많이 찍어 통화량이 늘면 그 만큼 돈이 흔해지고, 돈의 가치가 하락하여 돈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이자율이 내려간다. 이자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기업가가 돈을 빌리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투자가 늘고 생산이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정책 당국이 기준금리를 낮추거나 올리는 것도 결국은 같은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본다.


재정정책이란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리거나 줄인다든지 또는 세금을 조정하여 가계·기업의 가처분소득에 영향을 줌으로써 총수요에 영향을 주고자 하는 정책들을 지칭한다. 정부가 적자재정을 써서 공공사업을 일으킨다든지 소득세·법인세 등을 낮추어 가계나 기업이 세금을 덜 내게 하면 그만큼 정부의 구매나 민간부문의 소비·투자지출이 늘어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총수요를 진작시킨다. 이런 이유로 확장적 재정정책 역시 경기 하락에 대한 안정화 정책으로 보는 것이다.



경제가 그림 상의 E1과 같은 점에 있다는 것은 총생산량이 T1과 같이 적고 물가도 낮은 상태로 경기가 부진함을 나타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기준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실시한다거나 정부지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실시하면 총수요가 증가하여(총수요1에서 총수요2로 이동) 총공급, 즉 총생산이 T2로 상승하면서 경기가 침체에서 풀려난다.

 

안정화 정책은 적극적이어야 하는가

 

위의 설명을 보면 안정화 정책이 매우 단순해 보인다. 불경기이면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을 쓰면 될 것이고, 경기가 과열되어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으면 긴축적 정책을 사용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빈번이 인플레이션이나 불경기를 경험한다. 이러한 사실은 적극적 안정화 정책이 용이하지도 단순하지도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정화 정책이 쉽지 않은 이유는 안정화 정책으로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을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고 안정화 정책을 실시하는 과정에 시장 내의 불확실성과 정책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안정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국민경제가 부단히 각종 충격 또는 교란요인에 직면 하므로 재정·통화정책을 써 이를 완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주장은 1930년대 대공황 때 성공했다고 볼수 있다. 1920년대의 미국의 경제성장은 자동차·라디오의 대량생산, 그리고 주택건설 붐에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1930년대에 와서는 투자기회가 소멸되고 이에 따라 총수요가 감소하여 대공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대공황에 대하여 정부는 적극적인 안정화 정책을 써야 하며, 특히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불확실성과 정책적 시차에 대해서는 정창영, 『경제원론』(제2판), pp. 518~519 참조).


대공황과 같은 큰 사건에는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는 편이지만 그다지 크지 않은 교란이 있을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안정정책을 쓰는 것이 올바른가 하는 지적이 대두된다.


첫 번째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모든 정책은 경제주체들의 반응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경제주체의 반응은 정책의 내용뿐 아니라 정책의 대상이 되는 경제주체의 기대에도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이자율을 이만큼 낮추면 금융시장의 반응은 이런 정도가 될 것이다.’라고 사전에 예측할있다. 하지만 실제 경제주체들이 금융시장의 상황이나 전반적인 경제의 상황을 보고 이자율이 그만큼 낮아지지 않거나 이자율을 동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 금리정책은 예상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말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장래의 경제 상태를 올바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포함된다. 정책이 어떤 절차를 거쳐 실시되는 그 시점에 이르러 경제 상황이 경제정책을 입안하던 시점과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적극적 안정화 정책의 사용에 대해서 정부가 개입함으로써 오히려 더 경제를 교란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렇게 주장하는 측은 경제는 스스로 내버려 두어도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특히 작은 교란요인에 대해서 적극적 안정화 정책을 사용할 경우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사정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방금 위에서 언급된 대로 정책은 일정 시차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을 실시해야 할 필요성을 감지하고 이에 대한 시장 상황을 검토하여 법과 제도로 구체화한 다음 예산의 지원을 받아 정책이 드디어 실시될 텐데 그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여 정책의 효과가 예상한 대로 나타날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재량인가, 준칙인가?

 

경제안정화 정책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정책의 수행을 준칙에 의해 할 것인가 아니면 재량에 의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여기서 준칙에 의한다는 것은 정책 당국이 사전에 여러 경우에 대해 일정한 대응 정책을 미리 결정하여 이를 일반에 알려 놓고 그에 따라 정책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것을 말하며, 재량에 의한다는 것은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정책 당국이 정책적으로 대응할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정책을 실시할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재량에 의할 것인가 아니면 준칙에 의해 경제안정화 정책을 실시할 것인가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시장 경제주체들의 기대형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대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모든 종류의 경제행태에 영향을 미치므로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가계는 장래 소득에 대한 기대에 기초하여 소비를 결정하고, 기업은 장래 수익성에 대한 기대에 기초하여 투자를 결정한다. 이런 기대는 많은 것에 의존하여 형성되지만 루카스(Robert Lucas, Jr.)라는 경제학자에 따르면 한 가지 요소가 특히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정부의 경제정책이다. 따라서 정책입안자가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려면 사람들의 기대가 정책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야 하지만 전통적인 정책 영향 평가는 이러한 기대에 대한 정책의 충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루카스의 비판이다(그레고리 맨큐, 『거시경제학』(송병락 옮김) p. 449).


기대가 이렇듯 중요한 요소이므로 일부 경제학자들은 재량보다 준칙이 더 좋다고 말한다. 특히 정치권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기 진작과 고용 증대를 목표로 무리한 정책을 집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차라리 준칙에 의해서 안정화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당국의 재량권에 의한 정책은 정책 담당자가 스스로 판단하여 신축성 있게 합당한 정책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위원 | splee@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