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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유럽 재정위기_우리 경제는 안전한가?
송호신/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2011.12.29

재정위기를 논하기에 앞서 재정이란 무엇이며, 재정과 관련된 용어의 정의와 그 의미를 간단히 살펴보자. 재정(public finance)이란 수입 및 지출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의 경제활동을 말한다. 일정기간 동안의 정부의 수입·지출 차이는 재정수지(fiscal balance)로 나타난다. 수입이 지출을 초과할 때 정부는 저축을 하는 것이며, 수입이 지출보다 적을 경우 정부는 차입해야 한다. 차입이 필요할 경우 정부는 국채를 발행하거나, 직접 차입(차관)하는 두가지 방법을 주로 이용한다. 국채시장이 발달한 선진국 또 는 신흥국가들은 전자의 방식에 주로 의존하지만, 국채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후진국들은 차관에 의존하기 쉽다.


재정적자는 국가채무의 증가로 이어져


회계연도 동안 발생한 재정적자는 국가채무(public debt)의 순증가분이 된다. 만약 재정적자와 재정흑자가 비슷한 정도와 비슷한 빈도로 발생하게 되면 누적되는 재정수지는 영(0)에 가깝게 될 것이지만, 재정적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면 국가채무는 누적되는 재정적자를 반영하여 꾸준히 증가하게 된다.


재정수지는 경제상황에 따라 흑자가 발생할 수도 있고, 적자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만성적인 재정수지 적자는 국가채무를 증가시키게 된다. 이는 상환해야 할 국가채무 자체의 증가와 해당 국가채무에서 발생하는 이자지급 부담의 증가로 이어져 경제성장 자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유럽 재정위기의 근본 원인은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이다. 특히, 그리스·포르투갈·이탈리아와 같은 남유럽 국가들이 그러하다. 이 남유럽 국가들은 만성적인 재정적자 상황에서도 재정지출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위하여 계속 국채를 발행했고 그러한 국채가 투자자들에게 판매되면서 그럭저럭 버텨왔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미래에 대한 확신을 떨어뜨렸고, 이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부정적’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국채를 발행해서 판매하는 것이 전보다 용이하지 않게 된 것이다.


종전과 달리 투자자들이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들의 재정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품게 됨에 따라 해당 국가들이 발행한 국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매우 냉랭해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이를 유럽의 재정위기라고 부를 수 있다. 상술한 유럽의 재정위기 상황은 지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계속 세계적인 쟁점이 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서 한국 위기로?


최근 우리의 비상금융합동점검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의 對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익스포져(위험에 대한 노출), PIIGS의 국내 증권투자, PIIGS로부터의 은행차입금 규모 등을 감안 시 PIIGS의 재정위기가 현 단계에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PIIGS의 재정위기가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주요국으로 전이 되는 경우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이어져 국내 금융시장에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재정위기의 확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져 우리경제를 포함한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다.



결국 유럽 재정위기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EU 차원의 신속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합의가 도출되어 유럽 재정위기가 제한적인 수준에서 멈추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신속하게 잘 해결된다면 우리 금융부문에도 제한적인 영향만 주고 유럽지역으로의 수출도 일시적으로만 부진하게 되어 부정적 효과는 일시적으로만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확대된다면 우리경제에 주는 부정적인 효과는 매우 커지게 될 수밖에 없다. 설령 일시적으로 현재의 남유럽 국가의 채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여도 향후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악화 문제가 재발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근본적인 우려로 남는다.


따라서 유럽 재정위기의 문제는 단순한 채무자와 채권자의 문제, 해당 국가의 필사적인 재정건전화 노력의 문제일뿐 아니라 향후 EU의 운용방향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단기적으로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운 문제로 보인다. 이러한 사항들을 감안할 때 우리경제의 정책당국은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에 대비하여 경제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기영합적 재정지출을 경계해야


최근 계속되고 있는 유럽의 재정위기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준다.


첫째, 재정은 단기적인 조정이 어려운 변수이므로 항상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재정위기가 일단 발생하게 되면 급격한 재정긴축을 이행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재정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준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금융위기와 같은 외생적인 충격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요인이므로 경제위기가 발생하여도 우리경제가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재정건전성 확보 및 재정위기 관련 문제는 단순히 재정정책 당국만의 문제가 아닌 경제 전체의 유기적인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재정수지의 안정적인 관리뿐 아니라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지, 경상수지 및 경제성장률의 안정적인 관리 등 모든 경제정책이 재정위기와 연관되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유럽 국가들과 같이 지속적인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회복되지 못 해 세수가 증대되지 않고 그에 따라 재정적자가 계속되고 국가채무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재정-성장의 악순환’이 나타나지 않도록 재정정책을 운용해야 한다. ‘재정-성장의 선순환’이 나타날 수 있는 지출 및 세입 구조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선거를 겨냥한 인기영합적인 재정지출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 향후 우리경제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서는 유럽의 재정위기를 반면교사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송호신/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hsong@kipf.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