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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실업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정책정보실장 2013.06.28

실업은 거시경제에서 다루어지는 중요한 항목 중 하나다. 실업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른 시장에 대한 학습에서 본 것과 마찬가지로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업을 보는 견해는 상이하다. 그중 하나는 임금이 종래 시장경제를 학습할 때 가정하는 바대로 신축적이라고 하는 전제하에 실업의 문제를 보는 것이다.

 

 

<그림 1>에서 보듯이 노동에 대한 수요(D)와 공급(S)이서로 만나는 E점에서 노동시장은 균형에 이르게 되며 임금 수준은 W0가 된다. 여기서 노동공급곡선 S는 임금이 상승할수록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은 공급이 가능하지 않아 수직선으로 표현했다. 만약 사정이 이러하다면 총 노동량 L* 중 고용된 노동력은 W0 E가 되며 Ef는 실업을 나타낸다. 이 Ef는 임금이 더 높아져야만 노동을 공급하려고 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자발적 실업이 된다.

 


이에 비해 임금의 경직성을 가정해 실업을 보는 견해도 있다. 임금의 경직성이란 어느 정도 이하의 임금은 용인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그림 2>에서 보듯이 균형임금은 W0이지만 노동자들이 이를 용인하지 않고 이보다 더 높은 W1을 고집함으로써 고용되는 노동량은 W1h가 되고 hg만큼은 비자발적 실업이 된다.

 

 

 

| 마찰적ㆍ순환적ㆍ구조적 실업


마찰적 실업이란 한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과정이나 혹은 노동시장에 막 들어온 경우 경험하는 실업을 말한다. 이러한 경우 직업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소요된다. 이력서를 작성하고 어디에 응시할 것인지를 정해야 함은 물론 응답을 기다리는 등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취업되어 있는 상황이 아니면 실업 상태가 된다. 하지만마찰적 실업은 기간이 짧아서 그로 인한 고통이나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수 있다. 짧은 기간 동안의 실업이므로 저축해둔 돈이나 또는 잠시 돈을 빌려 생활을 꾸려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한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졸업 후 첫 직장을 얻는 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1.4개월이었다. 최근 자료는 아니지만 직장인들이 회사를 옮길 결심을 하고 이직 활동을 시작해 성공하기까지는 평균 5개월가량이 걸리며특히 직장인들의 이직 시기는 3월이 가장 많았다는 보도도 있다(한국대학신문(2013. 4. 11), 한국경제신문(2009. 12. 18)).

 

순환적 실업은 경기가 후퇴하기 시작하고 총생산이 하락하면서 고용이 둔화될 때에 발생한다. 경기는 수축과 회복 및 팽창을 순환적으로 반복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경기후퇴가 나타나고 그로 인한 실업의 증가도 불가피하게나타난다.순환적 실업은 여타 다른 실업에 비해 경제 전체의 상황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거시경제정책의 중요한 대상이 된다. 즉, 거시경제정책 담당자들이 어떻게 경제정책을 운용해야 경제 전반이 좋아지고 따라서 실업이 줄어드느냐 하는 문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김인철 외(역),『경제학원론』, p.411).

 


구조적 실업은 노동수요와 공급이 괴리됨으로써 발생하는 실업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노동자들의 기술이나 고용인들의 요구가 달라 발생하는 실업을 말하는 것이다. 기술 또는 전문성의 불일치로 인해 이러한구조적 실업이 발생하는 예로서는 특정 학과 출신의 고용 수요가 적어진다든지, 어떤 분야에서 충분한 일자리가 제공되고 있지만 이미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그와 무관한 기술을 가지고 있을 뿐이어서 고용할 수 없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세계무역 자유화와 함께 기업 환경과 수익창출을 위한 경영전략도 크게 변화하고 있어서 이로 인한 산업구조의 변화와 구조적 실업의 문제는 점차 중요한 사항이 되고 있다. 농업과 제조업의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에 낮은 생산비를 이용한 현지 공장의 설립 등도 국내 노동자들에게 실업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 실업 감소를 위한 정책


위에서 설명한 자발적·비자발적 실업에 대해서도 상반된 견해가 있다. 대체로 단기에 있어서는 경직적인 임금을 전제로 한 실업의 이해가 더 타당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임금이 신축성을 가지고 결과적으로 노동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고용 관련 정책입안자에게는 비자발적 실업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하는 것이 관심 사항이 된다. 순환적 실업은 경기가 후퇴하는 경우, 즉 경제 전체의 상황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므로 다른 종류의 실업보다 거시경제정책의 대상이 된다.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이란 궁극적으로 경기를 후퇴시키는 원인을 찾아 처방함으로써 물가안정과 고용증대를 이루고자 하기 때문이다.

 


실업의 구분이 갖는 이러한 내용으로 인해 마찰적 실업이 존재하고 있더라도 순환적 실업이 0으로 감소했을 때 경제는 완전고용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완전고용하의 국민소득을 완전고용 국내총생산(GDP) 또는 잠재 GDP라고도 부른다. 통상 자연실업률이라고 하는 것도 완전고용하의 실업률을 말하는데 자연실업률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구조적 실업은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까닭에 일반적으로 실업률이 높고 수년간 혹은 그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 노동력의 지역적 재배치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1990년에서 2003년까지의 미국과 유럽 실업률 자료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에는 구조적 실업이 미국에서 보다 유럽에서 더 큰 문제였다는 지적이 있었다(김인철 외(역), 『경제학원론』, pp.408~409). 자료의 결과는 미국보다 유럽의 실직 기간이 길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경우 10명 중 1명만이 1년 넘게 실직 상태였지만 유럽은 실직한 사람 중 절반 이상이 1년 넘게 실직 상태를 유지했다. 미국에서는 실업자들이 적합한 일자리를 찾고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한 반면, 유럽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이러한 결과의 배경으로 지적됐다. 특히 유럽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는데, 그 배경으로 철저한 최저임금제 실시, 높은 실업수당, 해고의 어려움, 임금의 하향 경직성 등이 지적됐다.

이러한 결과는 마찰적 실업이나 구조적 실업이 높은 경우 유럽과 미국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그 해결책은 GDP를 증가시키기 위한 거시경제적 정책이 아닌 노동이나 규제 정책들의 변화였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정책정보실장/ splee@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