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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청소년이 묻고 답하는 28가지 이야기, 靑청問문靑청答답
박세현 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 교사 2014.04.29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미래를 개척하며 무한히 성장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성적 중심의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인성을 함양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금융경제교육 또한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수업 설계로 학생들의 학습 능률을 향상시키고, 효율적 소비의 실천 능력을 함양하게 하며, 이를 통해 생애 주기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소득과 지출의 불균형 조절, 예상치 못한 위험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경제교육은 경제 이론을 바탕으로 생활 속의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어 합리적인 소비와 금융생활을 할 수 있는 경제인을 양성할 수 있다.


| 일선 학교에서는 금융경제교육이 부족해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금융이해력 테스트 결과를 보면 금융을 알고 실천하기에는 학교 금융경제교육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학생이 21.8%, 그저 그렇다고 응답한 학생은 43.2%로 나타나는 등 학교에서의 금융경제교육은 부족한 실정이다. 아울러 수능에서의 사회탐구과목 선택이 2과목으로 축소됨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의 금융경제교육은 설 자리를 더욱 잃어가고 있다. 더욱이 본교는 교육과정에 경제교과를 편성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필자가 지도하는 경제탐험대 동아리는 특강과 자발적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모의주식투자 등 체험 중심의 금융경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 사회 · 경제교육 매거진 ‘E·T’ 발행, 학술지 ‘청소년 사회·경제연구’ 간행, 진로가이드북 ‘청진기’ 발행 등 금융경제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의 창의성과 금융이해력 향상 등 금융경제 에너지를 채워가고 있다.

이러한 경제 관련 활동 가운데 지난해 12월, 겨울 방학특강으로 또래 친구들이 궁금해 하는 사회 · 경제이슈를 찾아내어 이를 친구에게 설명해 주는 ‘오늘은 내가 선생님: 사회 · 경제이슈 해설 프로젝트’(이하 ‘오늘 해설 프로젝트’)라는 다소 긴 제목의 강좌를 열었고 50여 명의 학생이 신청을 하여 방학동안 특강을 진행하였다. ‘오늘 해설 프로젝트’는 또래 친구들이 궁금해 할 것 같은 사회 · 경제 관련 이슈를 멘토의 입장에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콘셉트로 구성하였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멘토 학생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분야를 공부해 볼 수 있고, 팀별 활동을 통해 팀원 간 협력과 소통의 자세를 배울 수 있으며,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도 함양할 수 있다.


| ‘오늘 해설 프로젝트’로 금융경제교육의 해법 제시

‘오늘 해설 프로젝트’ 수업의 진행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2명씩 28개의 팀으로 구성하여 빅데이터(big data),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MICE(Meeting, Incentive, Conference, Exhibition; 회의, 포상관광, 국제회의, 전시사업) 산업 등 최신의 이슈뿐만 아니라, 기회비용, 최저임금 등의 익숙한 경제 개념에 대해 자료를 탐색해 나가도록 지도했다. 신문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의료 민영화,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독일 교육제도 등에 대해서도 자료를 수집하도록 했다. 부산지방기상청, 영화진흥위원회, 국립해양조사원 등 기관의 이름을 보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것 같지만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 기관에 대해서도 책과 인터넷 등을 활용하여 조사하도록 했다.

이러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각 팀들은 ‘BLackBOX’ 속에 주제와 관련된 키워드를 제시하여 멘티가 핵심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글의 틀을 잡기 위해서 최근 신문기사를 인용하여 멘티가 가지는 궁금증의 근원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글을 전개하며 표, 사진, 그래프 같은 보조 자료를 활용하여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본문에는 일정 부분마다 내용에 어울리는 중간 제목을 제시하여 읽는 이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를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심화된 내용은 ‘HELLO Peer Mentor’를 통해서 전달하였다. 또한 내용의 핵심을 요약 제시하여 멘티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NAVIGATION’과 멘티들이 주제와 관련하여 생각하고 서술할 수 있는 질문을 제시하는 ‘생각 Wi-Fi’ 꼭지도 구성하였다. ‘오늘 해설 프로젝트’는 또래 친구들을 염두에 두고 있기에 친근한 문장과 종결어미를 사용하여 글을 쓰도록 했다.

대부분 인터넷과 컴퓨터를 이용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80분에 불과했지만 그 시간만큼은 모든 정신을 프로젝트에 쏟았다. 그리고 미처 다하지 못한 부분은 주말에 귀가하여 계속해서 보완 작업을 진행해 나갔다.

정해진 날짜에 제출된 원고는 대면 첨삭을 통한 지도가 이루어졌다. 팀별로 자신들이 정리한 내용에 대해 발표를 하고 나는 이에 대한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멘토로서 관련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28개 팀과의 1차 대면첨삭 완료 후 멘토들은 지도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원고를 수정 · 보완하였다. 2차 지도는 이메일로 제출된 원고 내용을 지도교사가 읽고 첨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3차 지도는 다시 대면 첨삭을 통해 멘토들의 주제에 대한 이해 여부 확인 및 서술 방식 등에 대한 지도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자료 탐구와 토론, 글쓰기와 첨삭지도의 과정이 3개월 이상 지속되었으며 그 결과 ‘오늘 해설 프로젝트’가 완성되었고, 경제탐험대는 28가지의 다양한 주제, 다양한 관점, 다양한 수준의 글을 모아 ‘청문청답(청소년이 묻고 청소년이 답한다)’을 발행하게 되었다.

공저자인 50여 학생들의 노력과 열정이 깃들어 있는 ‘청문청답’을 읽으면 사회 · 경제이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동시에 알고 있었던 개념은 더욱 상세하게, 몰랐던 개념은 쉽고 빠르게 머릿속에 남을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프로젝트 활동이 학생들을 경제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아울러 해운대 앞 바다의 푸른 파도처럼 학교 현장에 금융경제교육이 넘실거리는 기회가 되기를 고대한다.


박세현 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 교사
eco998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