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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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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취약계층을 사회 구성원으로: 대구경북경제교육센터
취재 · 정리 | 이지은 · 안선경 2014.04.29

정부는 지역의 경제 산업 여건에 맞게 지역민의 눈높이에서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전국 11개 지역에 경제교육기관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click" 경제교육에서는 520만 대구 · 경북 지역의 경제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대구경북경제교육센터(대구경북연구원 내, 이하 센터)를 찾아가 그곳에서 담당하고 있는 학교 경제교육 지원 사업과 학교 밖 경제교육에 대해 알아보았다.


| 취약 · 소외 계층의 눈높이에 맞춘 경제교육

센터는 학습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교수자 양성 과정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지역아동센터나 초등학교 방문 교육에서는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가정에서 용돈을 관리하듯 효과적으로 경제생활을 가르치고 있다. 이 교육 과정에는 경력단절여성들의 참여가 활발한데, 전문 교수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교수법 개선과 강의 교재나 매뉴얼 개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센터가 최근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대상은 취약계층이다. 이들은 경제교육이 가장 시급하지만 잘 이뤄지지 않는 집단들이다. 김현경 센터장은 “다문화가정, 시설보호자들에게 경제 이론을 가르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며,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문해교육, 자립교육 등을 통해 사회구성원으로 어서 빨리 들어오게 하는 게 경제교육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 라고 강조한다.

센터가 주력하고 있는 강사 양성의 일환인 ‘결혼이주 여성 경제멘토 양성 과정’에는 5~10년 이상의 결혼이주 여성이 참여하고 있다. 경북지역에는 다문화가정이 많은 편인데, 결혼이주여성 중에는 고학력자들이 꽤 있다고 한다. 이들은 시장경제 원리의 이해, 재화의 구매, 건전한 소비습관, 상담이론의 기초 등 교육을 받고, 과정을 수료한 후에는 ‘경제 멘토’로서의 자격을 얻어 초기입국자들을 대상으로 다문화에 대한 이해 및 경제 활동에 대한 지식 · 정보를 제공하는 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먼저 경험한 선배로부터 전수받은 현실경제 지식은 초기입국 결혼이주여성에게는 다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살아있는 콘텐츠가 된다.

지난해 처음 시도된 사업으로 다른 경제교육 프로그램과 가장 차별화된 것으로 ‘경제 뮤지컬’을 꼽을 수 있다. 결혼이주 여성, 농촌 어르신들,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입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뮤지컬이 그것이다. 우리말도 서툰 결혼이주여성들이 뮤지컬을 익혀 무대에서 연기를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안고 참가자 모집에 공을 들였는데, 역시나 만만한 작업은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주부로 살면서 겪는 경제상황을 극화한 결혼이주여성팀, 용돈 관리와 똑똑한 소비생활에 대한 생각을 담은 초 · 중학생팀, 한글경제반을 수료한 영주시 주치골 노인팀은 자신들이 겪었던 애로들을 시나리오에 담았고, 전문 예술인들의 연기 도움을 받아 뮤지컬로 탄생시켰다.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탄생한 결과물인 만큼 뮤지컬 시연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이 감상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 학교 경제교육은 교사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지원

“학교에는 ‘교사’가 있기 때문에 교사가 교수학습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게 정답이며, 우리는 단지 교사들의 교수학습 활동을 지원해 주기만 하면 된다.” 라는 김 센터장의 말처럼 센터의 학교 경제교육 지원 방향은 교사와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3년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제교육 연구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고등학교 경제동아리 학생들과 지도교사가 한 팀이 되어 하나의 프로젝트를 일정 기간 동안 수행해 내도록 함으로써 교과서 속의 경제가 아닌 체험하는 경제를 지향한다. 참여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로 하나의 사업이 꾸려지고 자신의 이름이 박혀 있는 결과물들을 갖게 됨으로써 뿌듯함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팀을 지도하는 교사는 교육과정을 벗어나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연구 과제를 의욕 있는 학생들과 함께 시도해 봄으로써 교수자로서가 아닌 멘토로서의 역할도 경험하게 된다.

이 사업에 해마다 참여하고 있는 대구 고등학교 교사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 인터뷰

권민성 | 대륜고등학교 교사

→ 학교에서 경제 과목을 가르치시는 데 애로점은 없나요?

대륜고가 대구에서는 학군이 좋아 우수 학생이 모이는데, 인문계 240명 중 10명 정도만 수능에서 경제를 선택할 정도로 ‘경제’ 과목이 인기가 없어요. 경제가 백분위에서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기 때문이죠. 최소한 경상계열을 지원하는 학생들에게라도 경제 과목을 반드시 수강하도록 하거나 ‘고교생 경제한마당’과 같은 교외(校外) 시험에 가산점을 부여한다면 학생들의 참가 유인이 될 것 같아요.

센터에서 실시하는 연구지원사업에 계속 참여해 오셨다는데, 선생님은 어떠한 활동에 역점을 두고 계신가요?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시간을 통하여, 교과지식 외에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면 좋은데, 인문계 고등학교의 현실상 학생들이 시간에 많이 쫓겨 이동하거나 체험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내기 힘듭니다. 그래서 문헌조사 방식을 많이 택하고 있어요. 일례로 지난해에는 ‘나만의 경제사전 만들기’를 추진했습니다. 생소한 단어로 채워져 있는 신문이어서 학생들이 마냥 어렵게만 느끼고 낯설어하지만 이를 본인이 직접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하고, 더 나아가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교과서와 현실 사회의 연계 역할, 자기 주도적 학습, 정보 활용능력 향상, 문제해결력 함양 등을 기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재규 | 경명여자고등학교 교사

학교에서 경제 과목은 어떤 위치에 있나요?

교사 입장에서는 가장 가르치고 싶은 과목이 ‘경제’예요. 법이나 윤리, 사회문화, 지리에 비해 경제가 현실과 가장 맞닿아 있어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고 해줄 수 있는 얘기가 많기 때문이죠. 그리고 타 과목에 비해 외부 지원도 많아 의지만 있으면 교사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아요. 점수 받기 쉬운 과목으로 학생들의 선택이 집중되는 현실이 아쉬울 뿐입니다.

KDI와 여기 센터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경제수업 마스터 직무연수에 참여하셨나요? 선생님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참여를 누구보다 원했지만, 방학 중 연이어 5일을 오로지 저 자신에게만 쓰기가 힘들었고, 여름방학이 매우 짧아져 이번에는 참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기존 연수와는 달리 교사 참여 프로그램이 많아 다른 연수와 차별화가 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센터에서 실시한 연구지원사업에 선생님이 참여하셨던 수업방법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

2011년부터 ‘마그놀리아’라는 지역경제신문을 만들고 있습니다. 학교 교화가 목련인데 이를 따서 이름을 지었지요. 우리 지역의 축제 및 지역소식을 학생들이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하고 기사로 작성합니다. 뿐만 아니라 남성의 출산휴가, 대체휴일, 대형마트 규제 등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사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인근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학생들의 생각을 정리해 기사화합니다. 정보를 간접적으로 습득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면서 본인이 궁금했던 점들을 더 구체적으로 체득하기에 학생들의 흥미가 높으며, 사고력 향상과 종합적인 판단력을 길러주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재 · 정리 | 이지은 · 안선경
KDI 경제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