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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날씨, 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다
곽대종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실 연구위원 2014.05.30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 찾아온 봄은 제대로 느낄 겨를이 없을 정도로 짧아졌다. 이러한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기후변화를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 산업구조 고도화될수록 확대되는 날씨의 영향력
기온 상승으로 인한 세계경제 손실액은
1,400억~ 1.4조 달러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1981~2010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이 다르기는 하지만, 지구평균온도가 1900년대 초에 비해 최근 약 0.7℃ 상승한 데 반해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1.7℃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가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의하면, 기온이 2℃ 상승할 경우 세계경제 손실액은 총소득의 0.2~2.0%인 최소 1,400억 달러에서 최대 1조 4,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온 상승으로 인해 건조한 아열대 지역의 지표수 및 지하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이에 따라 식량 생산량이 감소하여 육상 및 담수 생물종의 멸종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연안 홍수의 빈발에 따른 토양 유실 등 기후변화에 의한 위험 수준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산업구조가 고도화될수록 기후변화의 영향이 전체 산업으로 확산되고, 그 크기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강희찬, 「기업경영의 리스크 관리 현황 및 미래 수요」, 삼성경제연구소, 2012). 우리나라는 기후에 따라 수익이 변하는 산업이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52% 추정치를 보였는데, 이는 미국(23%)과 캐나다(25%)의 수치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 생산비 증가…전산업에 걸쳐 나타나
비금속광물·철강·식품산업에 크게 영향

그렇다면 기후변화가 각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전기 · 전자산업의 경우 생산 기획, 재고 관리 및 판매에 기후의 영향을 받아 공정의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건설업계도 기후변화에 따라 공정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각종 사고 발생률이 급증하여 각종 건설 자재의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여행 · 레저 관련 업종은 기상 예측 및 변화 대응이 미흡하면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시멘트, 유리 및 도자기 등 비금속광물 산업을 포함한 에너지 산업의 경우에는 기후변화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철강산업은 석탄 및 전력 가격 상승과 온실가스 배출감축 의무 부담으로 인해 생산비 상승 압력을 받아 생산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규제와 세계 경제성장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로 인해 생산비 증가에 직면하게 될 정유산업은 바이오연료 등 대체에너지원과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다.

식품산업 역시 농산물 생산의 감소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 급증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 경쟁이 치열한 식품산업의 특성상 생산비 상승을 가격 상승으로 전가시키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이는 곧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것이다. 물론 여름철 기온 상승에 따라 청량음료나 아이스크림 같은 제품수요의 증가로 관련 식품산업의 생산증가 효과와 같은 일부 긍정적 요소도 있을 수는 있다.


| 날씨변화로 경제적 가치 창출 가능할까?
각종 업계가 기상 정보로 연간 약 3.5조의
경제적 가치 창출

플라스틱 및 화학산업은 화석 연료 가격의 상승에 따라 원료비가 상승하여 화학 산업에 크게 부담이 되기는 하겠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요구 증가에 따라 새로운 화학물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에 따라 각종 질병이 증가하면서 관련 의약품의 수요 역시 증가할 것이다.

한편, 섬유 · 의류 산업에 대한 기후 변화의 영향은 품목별로 다를 것이다. 즉 기온 상승에 따라 동절기용 의류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여 생산하는 업체와 유통하는 업체 모두 타격이 예상되지만, 고기능성, 경량 섬유 및 직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예상된다.

기후변화에 따라 각 산업에서 나타나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는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건설, 소매 및 금융업계가 기상 정보를 활용하여 연간 약 3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알려져 있고, 지구온난화에 따라 경작 면적이 한대지방까지 확대되면 식량 생산이 증가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곽대종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실 연구위원
djgwak@kie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