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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대전시교육청의 ‘소수선택과목 이수 지원 사업’
조진형 대전광역시교육청 장학사 2014.05.30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위한 청소년 경제교육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경제교육에 대한 체감도는 크게 미흡한 편이다. 일선학교에서 현재 실시하는 경제교육 및 소비자교육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수업도 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하여 이론 중심의 문제풀이 식으로 진행되어 진정한 의미의 경제교육은 아직 요원하다는 비판이 많다.

교육 당국은 학생들에게 이론보다는 체험위주의 경제교육을 실시하고, 현대사회에서의 신용의 중요성을 알려주며, 불로소득에 대한 기대보다 땀의 대가를 소중히 아는 바람직한 사회인으로 학생들을 육성해 나가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 경제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경제교과목이 교과과정에 편성되고 운영되어야 하나, 여러 여건상 실제 이를 실천하는 학교는 그리 많지 않다.

대전시교육청 관내 고등학교의 경우 경제교과를 교육과정에 편성한 학교 수는 2013년 62개 교 중 9개 교(14.5%)에서 2014년 15개 교(24.2%)로 증가하였다. 사립학교에 비해 공립학교가 경제교과를 많이 개설하였고 보통 4단위 정도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경직성 때문에 교과가 개설되지 못하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주어지는 교육과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 온라인 콘텐츠 수업 + 12시간 출석 수업

대전시교육청은 2012년도부터 고등학교에서 학생 수요가 적어 단위학교에서 개설되지 못한 40여 개 과목을 거점학교를 지정하여 운영함으로써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방송통신고등학교운영센터의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한 온라인 수업과 토요일을 활용한 12시간의 출석 수업을 병행하는 방법이다. 출석 수업을 위해 과목별로 거점학교를 지정하고 우수지도교사를 배정하여 수업뿐만 아니라 생활지도까지 지원하고 있다. 소속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선택과목의 이수를 희망하거나 전 · 편입학 등의 사유로 특정 선택과목을 이수하지 못한 학생들은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다.

보통 1학기와 2학기로 나누어서 운영되는데, 학기당 개설과목은 학생 수요에 따라 달라지나 보통 40개 과목에 이른다. 그중에서 경제와 관련 있는 과목은 일반교과목인 경제와 교양교과목인 생활경제이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과 출석 수업의 75% 이상 참여하고 지필평가를 통과하면 과목이수를 인정받는다. 거점학교에서는 수업 평가, 생활지도를 담당한다. 소속 학교는 온라인 수업 관리교사 1명을 지정하여 학생의 수업진도율을 확인하고 거점학교에서 이수한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


| 미개설 선택과목의 이수 기회 제공

이와 같은 소수선택과목 이수 지원 사업은 미개설 선택과목의 이수 기회를 제공하여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소규모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편성 · 운영의 내실화를 꾀하는 동시에 전 · 편입학으로 인한 미이수 교과목의 이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과목별로 신청한 학생이 단 1명이라도 있으면 과목이 개설 · 운영되는데, 이는 출석 수업과 온라인 관리교사에게 들어가는 비용보다 실제 수업을 받는 학생의 편익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학기마다 60~80여 명의 학생이 소수선택과목 이수 지원 사업에 참여한다. 경제 과목은 매년 3~12명 정도, 생활경제는 매년 2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소수선택과목 이수 지원 사업은 무형의 교육서비스를 공유하는 일종의 공유경제로서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교육청 차원에서 단위 학교에서 개설되기 어려웠던 미개설 선택과목을 개설 · 지원함으로써, 수업 우수교사 등 신규 수요자 발굴로 인프라를 확대시킬 수 있다.

서비스 수요자인 학생들은 원하는 양질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아 학습권을 실질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방송통신고등학교의 콘텐츠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유휴자원의 효율성이 증대되며, 사교육비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한편, 교육과정 편성 · 운영의 내실을 다지고자 하는 대전교육행정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여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

대전시교육청의 소수선택과목제 이수 지원 사업의 최대 장점은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이다. 이수자 대부분은 소수선택과목 이수 기회가 주어진 점과 우수한 교사의 지도 방법 및 관리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수선택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만족감이 크다면 이들은 경제적으로 매우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다.


| 자율의식을 키우는 긍정적 외부효과 기대

경제적 관점에서 교육은 일종의 외부효과에 해당한다. 정부가 예방접종을 지원하는 이유도 이와 유사한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의 주변 사람들은 병에 걸리지 않는 간접적인 효과를 보게 되므로 긍정적 외부효과를 주기 마련이다. 교육도 그렇다.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학생들에게도 소수선택과목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스스로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자율의식을 심어 주는 긍정적인 외부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소수선택과목 이수 지원 사업이 더욱더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지고, 해당 교과목에 대한 학습의 효과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소수선택과목 이수 지원 사업의 지속적 추진, 정책의 효과 및 만족도 제고를 위한 노력, 거점학교의 내실 있는 운영 등이 뒷받침될 때, 경제교육 활성화뿐만 아니라 대전교육이 지향하는 학생 맞춤형 교육도 실현될 것으로 생각한다.


조진형 대전광역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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