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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관심을 공유하며 나눔에서 배우다: 서울 대성고등학교 경제경영조합
취재 · 정리 | 이지은 · 안선경 2014.05.30

학교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의 창의적인 재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교육과정으로 학술, 문화예술, 체육, 봉사 등 다양한 영역의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교과 중심의 학습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대성고등학교 ‘경제경영조합’의 성격은 “경제는 가르쳐야 할 콘텐츠가 아니다.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 일상이 모두 경제와 관련돼 있어 굳이 가르치거나 배워야만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임정우 선생님의 말에서 추측해 볼 수 있었다. 동아리가 단순히 학습 차원에서 벗어나 학술, 문화예술, 봉사의 영역으로까지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 자발적 학습 요구에서 진로 탐색의 수단으로 발전

이 동아리는 2012년 기업가, 경영, 스포츠마케팅 등에 관심을 가진 학생 5명이 모인 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관심사가 비슷해 모여 얘기하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우리들의 진로를 구체화하는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3학년 함종윤 학생은 처음부터 거창한 활동을 기대하고 모였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학습 요구에서 시작되었던 만큼 동아리 운영도 전적으로 학생들이 주도해 나가고 있다. 임정우 선생님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사를 섭외하고 발표회를 개최하는 것까지 모든 것을 동아리원들이 주도적으로 하고, 자신은 단지 방향 설정을 돕고 인근 학교에 협조 공문을 보내거나 내용을 검수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했다. 동아리의 활동 영역을 설정하는 일도 동아리원들이 주도한다. “모든 경제활동이 사람의 심리에 기반한다는 생각에서 심리학이나 사회복지에 관심 있는 아이들까지 참여하여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2학년 김경민 학생은 현재 2학년인 2기는 활동 영역을 넓혀 심리와 사회복지까지 다루고 있다고 했다.


| 동아리 활동이 안정되면서 지역사회로 관심 넓혀

동아리 활동의 관심은 지역사회로 이어졌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인근 중학교 4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경제경영 멘토링 캠프를 개설하였다. 동아리원들이 후배들의 멘토가 되어 강사로, 퍼실리테이터로, 조언자로 하루를 보냈다. 이 캠프에는 6명이 멘토로 참여하여 1년여의 시간을 들여 제작한 교재와 각자가 작성한 교안으로 강의를 진행하였는데, 직접 교수자로 참여하면서 가르치는 일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캠프에 참여한 중학생들의 후기에는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하는데 선배와의 시간을 꽤 나 즐겼던 것 같다. “공부하는 방법을 특히 알고 싶어 했어요. 공부에 쓰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결과가 잘 나오지 않으니 그런 문제의식을 갖는 것 같아요.” 3학년 김형준 학생은 중학생 후배들은 자신들에게 당면한 고등학교 생활에 대해 많이 궁금해 했다고 한다.

자신들이 직접 구상한 경제게임은 운동장에서부터 4층 교실까지 무대로 활용하고 30여명의 서브멘토까지 참여해 장관을 이루었다고 했다. 수업현장을 직접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그날의 분위기는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주고 있었다.

“저희는 곧 학교를 떠나지만 동아리와 활동들은 학교의 전통이 되었으면 합니다. 대학생이 되어 고등학교 후배들을 멘토로 또 이들은 중학생들의 멘토로 즉, 3대가 참여하는 동아리로 자리 잡는 거죠.”라고 말하는 3학년 함정윤 학생의 말에서 경제경영 멘토링 캠프는 멘토로서 참여한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동시에 크나큰 배움의 장을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였다.


| 유익하게 쉼을 통해 학업에도 도움 되는 동아리 활동

동아리 활동은 주말까지도 이어진다고 한다. 입시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인문계 고등학생들로서 동아리 활동에 쏟는 시간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3학년 김형준 학생은 “동아리 활동으로 배울 수 있는 게 많고 공부와도 동떨어져 있지 않다.”라면서 R&E 학습방법으로 성찰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실제 학교 성적도 오히려 좋아졌다고 한다. 동아리원들은 동아리 활동 시간을 ‘유익하게 쉬어가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특히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갈급한 문제는 역시 자신들의 진로일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 어느 학과가 내 적성에 맞을까? 이러한 의문에 정답을 내려줄 수 있는 전지전능한 멘토를 기대해 본 학생도 있을 것이다. 오늘 대성고등학교 교정에서 만난 ‘경제경영조합’ 학생들은 그 답을 찾았을까?

1학년 때부터 자신들의 관심을 구체화하고 숙성시켜 진로를 확실히 정해놓은 데다, 자신들의 학습 경험을 후배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의욕으로 충만한 모습들이 참으로 예뻐 보였다.


취재 · 정리 | 이지은·안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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