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企業家精神)이란 무엇인가? 슘페터(Joseph Schumpeter)에 의하면 기업가정신은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하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가면서 기업을 키우려는 뚜렷한 의지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기업가는 혁신 창조적 파괴, 새로운 결합, 남다른 발상, 남다른 눈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새로운 생산 기술과 창조적 파괴를 통하여 혁신을 일으킬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혁신의 요소로 새로운 시장의 개척, 새로운 생산 방식의 도입, 새로운 제품의 개발, 새로운 원료 공급원의 개발 내지 확보, 새로운 산업 조직의 창출 등을 강조하였다.
그러면 우리 경제의 전반적 상황을 살펴보면서 왜 기업가정신이 필요한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 불균형 경제성장에 기반한 정책은
현재 우리 경제에는 부적합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단기간에 고속 성장한 아주 모범적인 국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데, 그 원인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불균형 경제성장(A. O. Hirshman 이론)에 기반을 둔 경제성장 정책이 그것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특정산업의 소수 대기업 중점 지원을 통한 경제개발을 하였다. 이 정책이 국가재정 및 경제규모가 열악했던 과거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지금은 급속한 기술혁신, 대기업의 글로벌화, 높은 상호격차, 낮은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 커진 국가재정 및 경제규모 때문에 부적합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평균 개념의 거시경제 통계지표는 양호하다고 하더라도 계층 간 격차, 즉 대기업군(群)과 중소·벤처기업군, 고학력층과 저학력층,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도시와 지방 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일반인들이 느끼는 체감 정도와 많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추가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차세대 경제성장 패러다임이 필요한데, 불균형 경제성장의 반대말인 균형 경제성장(Nurkse, R. 이론)이 그 대안일 수 있다. 이는 전 산업군에서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군이 균등하게 경제성장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정책인 것이다. 지금은 국가재정 및 경제규모가 켜져서 이 균형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 대기업 정도의 역량을 갖추려면 기업가정신에
기반을 둔 중소·벤처기업이 많아져야
우리의 중소·벤처기업군의 현황은 어떠한가? 종합적으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을 비교했을 때, 종사자수 단위당 산출물(매출액, 부가가치, 수출액 등)이 대기업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창업대비 폐업률이 매우 높다.
이렇게 된 이유는 중소·벤처기업군 재직자의 낮은 인적역량, 낮은 수준의 기술, 상당수의 대기업 납품형 하청기업, 준비되지 않은 창업(막장-생계형 창업, 은퇴 창업 등)에 의한 중소·벤처기업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군이 대기업과의 비슷한 수준의 역량을 지니기 위해서는 기업가정신에 기반을 둔 중소·벤처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더 이상 대기업만으로는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어렵다. 기업규모가 작을 뿐 자기만의 고유한 기술역량으로 창업한 중소·벤처기업들이 많아져야 차세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거에 비해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고 그 규모도 갈수록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기술혁신(사람을 적게 씀), 생산기지의 해외이전, 높은 정보화 수준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많은 인원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반면 고졸자는 매년 약 100만 명, 대졸자는 약 55만 명이 배출되고 있다. 특히 대졸자들은 대학 재학 기간 4년의 기회비용과 시간을 고려해 창업보다는 대기업 직원, 공무원, 교사 등 안정적 취업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중소·벤처기업군에서는 인력공급과 수요 간 미스매치가 발생하여, 구인난과 구직난이 동시에 존재하는 아이러니에 빠져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아이러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청년 기업가정신의 발현을 통한 창업 및 중소·벤처기업군 활성화가 절실하다. 즉, 청년 기업가정신이 활성화되어 많은 중소·벤처 창업이 이루어져 부가가치 및 일자리 창출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실리콘밸리에서처럼 취업과 창업에 대해 균등하게 생각하고 각자 개인적 성향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고등학교, 대학교의 교육커리큘럼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연구년 동안 실리콘밸리를 만든 스탠퍼드대(大)에서 느낀 것은 미국의 창업기업 내지 중소·벤처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규모만 작을 뿐, 기업가정신이나 기술역량은 대기업보다 오히려 우위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또한 구글·애플·페이스북처럼 창업·중소·벤처기업·대기업 순으로 성장하는 성장사다리가 활성화되어 있는데 이는 기업가정신의 활성화에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함으로써 직면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양동우 호서대학교 벤처전문대학원 교수
dwyang@hoseo.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