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이런 수업 어때요?”는 일본의 경제 수업 사례를 우리나라의 사정에 맞게 번역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수업은 시장경제 또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 학습하는 것이다. 시장이 아무리 경쟁적이라도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를 시장실패(market failure)라고 한다. 시장실패의 한 예로 공공재와 공공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혹은 제공되기 어려운 것이 있다. 바로 도로 및 교량, 공원, 국방, 경찰, 소방 등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재화나 서비스이다. 이러한 재화와 서비스는 정부가 징수한 세금을 기반으로 제공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받고 싶다고만 생각한다. 모두가 이와 같이 행동하면 사회 전체가 잘 움직이지 않게 된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를 위해 돈을 내려는 마음이 생기게 할지, 체험을 통해 그 답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Ⅰ. 수업 소개
1. 학습 목표
▶ 시장실패란 무엇인가를 이해할 수 있다.
▶ 공공재가 왜 제공되기 어려운지에 대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 공공재 게임을 통해 무임승차자(free rider)의 발생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 세금의 의의와 역할을 이해할 수 있다.
▶ 정부의 경제적 역할을 이해할 수 있다.
2. 학습 개념: 시장실패, 공공재, 공공서비스, 정부의 역할, 무임승차자, 세금
3. 준비물: 1 (낸다), 0 (내지 않는다)을 쓴 카드

4. 수업시간 및 대상: 1시간, 중·고등학생 모두 가능
Ⅱ. 게임 규칙
1. 한 학급을 5개 팀* × 2** = 총 10개의 팀으로 나눈다.
* 게임 속 세상에는 다섯 명만 살고 있다고 가정한다(한 팀이 한 사람을 대변함).
** 교사가 한 번에 10개 팀이 게임한 결과를 정리하기 어려우므로, 5개 팀으로 나누어 2회 실시한다.
2. 한 사람이 받는 총이익은 모두가 낸 세금의 절반이다.
3. 그룹의 멤버와 상의하여 세금을 낼 것인가, 내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도록 지시한다.
4. 사회 전체의 이익이 모두 세금을 냈을 때(납세총액이 5일 때)보다 커야만 공공재의 공급이 가능하다.
5. 주어진 표는 7회까지 표시되어 있지만, 언제 게임을 끝낼지 알 수 없도록 하여 시간이 허락하는 한 7회 이후에도 계속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Ⅲ. 수업 진행
1. 두 사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2. 공공재 보수 및 증설이 필요하다.
‘도로가 낡고 위험해져 보수하고 싶다. 소방서를 증설하고 싶다. 그런데 돈이 부족하다.’
정부는 세금을 올릴 것(증세)을 제안하게 되었다.
3. 증세가 어려운데, 여러분은 세금을 내겠는가?
'모두가 사용하는 시설을 보수하거나 확장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을 여러분이 내겠는가?'
다음 게임을 통해 생각해보자고 학생들에게 말한다.
※ 각각의 그룹은 ‘소득이 적어져서, 더 이상의 증세는 생활을 어렵게 한다.’라는 전제에서 생각하도록 지시한다.
4. 실제로 게임을 해보자.
tip 매회의 게임을 화이트보드 등에 기록하여 검토 자료로 사용한다.
5.
게임 종료 후 게임에서 깨달은 바를 써 볼 것을 지시하고, 학생 소감문을 회수한다.
tip 시간이 충분하면 교실에서 토론을 해도 좋을 것이다.
테마 「여러분 스스로 어떻게 행동했는가?, 왜 그랬는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6. 학생 소감문을 바탕으로 시장실패, 공공재의 제공, 정부의 역할, 세금의 의미 등을 정리하여 강의한다.
Ⅳ. 수업 후기
본 수업에서 다룬 게임은 게임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게임이론은 개인이나 집단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면 좋을지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이론이지만, 본 수업과 같이 체험을 통해 직관적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 게임을 통해, 무임승차자가 되는 것은 자신에게는 득이지만, 결국 사회의 이익을 감소시키고, 스스로 목을 조르게 된다는 것을 깨치고 있다. 게임의 출발점이 되는 증세에 모두가 즉시 찬성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도,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재는 모두가 부담할 필요성, 즉 정부에 세금을 내는 것의 의의를 이해하려는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로부터, 어떻게 하면 무임승차자가 나오지 않게 할 수 있을지,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을 어떻게 설계하면 좋을지,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관해 심도 있게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Ⅴ. 게임의도
게임이론 및 사회적 딜레마론(論)은 경제수업 뿐만 아니라 정치수업이나 인간관계에 관한 HR(human resources, 인적 자원)을 지도하는 데에도 응용할 수 있다.
공공재의 제공 문제 및 무임승차자의 등장 문제는 현대 경제의 난제 중 하나이다. 세금은 모두를 위해, 또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게임을 통해 실감케 하는 것은, 시장실패를 보정하
는 정부의 역할과 그 재원 문제를 제대로 생각하게 하려는 것이다.
게임 수업의 응용 예시
1. 아파트 수리 (개인적 사례이나, 아파트 수리를 공공재의 제공으로 여긴다면 게임 수업과 동일한 구조)
아파트에서는 정기적으로 수리가 필요하다. 수리하면 모두가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적립금이 필요하다. 주민들 중에는 적립금을 지불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할 것인가?
2. UN PKO에 출동, 분담금 지출 (국제적인 공공재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의 문제)
PKO(peacekeeping operation)는 분쟁 지역의 안정을 위해 출동하는 UN의 활동이다. PKO의 정신은 중요하여,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생명 및 재산을 지키는 생명줄이 된다. 하지만 UN 회원국은 PKO에 참여할지의 선택에 직면한다. 인력도 동원해야 하고, 분담금도 지불해야 한다. UN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에 PKO의 요청이 있었다. 안보리의 구성원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Ⅵ. 게임 방법
→ 중학생이나 좌측의 도표를 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각각의 경우를 실제로 계산하여, 도표의 의미를 모든 학생들이 이해하도록 한 후 게임을 시작한다.
→ 다섯 명 전원이 세금을 납부한 경우 납세총액은 1 × 5 = 5이다. 한 사람의 총이익은 납세총액의 절반이기 때문에 5 × 1 / 2 = 2.5이다. 세금이 1인데 이익이 2.5이므로 2.5 - 1 = 1.5가 한 사람의 순이익이 되고, 사회적 이익은 1.5 × 5 = 7.5로 납세총액보다 크기 때문에 계획(공공재의 보수 및 확장)의 실행이 가능하다.
→ 네 명이 세금을 납부하는 경우, '나 한 사람 정도는 납부하지 않아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한 명이 무임승차를 한다. 납세총액은 4이고, 한 사람의 총이익은 2이다. 납세자는 1의 순이익을, 무임승차자는 2의 순이익을 얻으므로 사회 전체의 이익은 (1 × 4) + (2 × 1) = 6이다. 여전히 사회적 이익이 0보다 크므로 계획의 실행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무임승차자가 납세자보다 더 많이 얻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 납세자가 세 명이면 네 명일 때보다 납세자의 순이익이 더 적다. 납세자가 두 명이면 납세자는 이익을 전혀 얻을 수 없으며, 납세자가 한 명이면 납세자의 순이익이 마이너스가 된다. 납세자의 수가 줄어들수록 무임승차자의 순이익도 줄어든다. 모두 무임승차하는 경우는 모두의 개인적·사회적 이익이 전혀 없다. 한편, 납세자의 수가 3명 이하가 되면 사회 전체 이익의 크기가 납세총액보다 작아지므로 계획의 실행은 불가능하다.

Ⅶ.
일본의 고교 1학년 「현대사회」 수업 중 게임 실시 결과

학생소감문
A팀 처음에는 세금을 내지 않으면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에 '내지 말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회 전체의 이익을 생각했을 때 다섯 명 모두가 세금을 낼 것이라 믿고, 스스로 납부하는 것이 역시 제일 좋다고 생각해서 냈다. 역시 모두가 협력하지 않으면 세상은 안정되지 않는 것 같다.
B팀 돈이 별로 없기 때문에 가능한 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이익을 얻고 싶었다. 그러나 전혀 내지 않게 되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지 않게 보이고, 내지 않는 사람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가끔 납부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세금을 내도록 압력을 가했다. 결과적으로 매번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며, 나중에는 사회 전체를 위해 이익을 환원할 수 있었기에 사회 전체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C팀 이번에 게임을 해보고 생각한 바는, 내 뜻대로는 되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내 이익만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익이 줄어들 수도 있고, 그렇다고 사회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면 나만 손해 보는 느낌이었다. '사회 전체가 이익을 얻는 것은 어렵구나'라고 생각했다.
D팀 모두가 조금씩 돈을 내놓으면 나 자신도 사회 전체도 이익을 얻는데,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유감이다. 모두에게 확실히 이익이 발생하는 정책에 협력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E팀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지만, 계속 내지 않으면 결국 다섯 명 모두가 무임승차하여 나에게도 사회에게도 이익이 없고, 공공재도 사라져 버린다. 또한 나 자신도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계속 내는 것으로 모두가 납세하는 흐름을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았다.
참고문헌
『Economics, Fourth Edition』, Joseph E. Stiglitz, Carl E. Walsh
스티글리츠는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공공경제학의 전문가다. 이 책은 공공경제와 정보의 비대칭 등 시장실패에 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대학 수준의 입문서다.
아라이 아키라(新井 明) (일)도쿄 도립 고이시카와(小石川) 중등교육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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