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Narendra Modi)
1950년 구자라트 주에서 카스트 신분제 하위계급인 '간치(상인)'에 속하는 식료품상을 하는 가난한 하층 카스트 집안의 셋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기차역, 버스터미널에서 아버지를 도와 짜이(홍차에 우유를 넣은 인도의 차(茶))를 팔기도 했다.
그는 힌두교 국수주의 단체인 민족의용단(RSS)에 가입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델리대학과 구자라트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이후 RSS를 모체로 한 인도국민당(BJP)의 주 사무총장에 이어, 구자라트 주지사에 3차례 연임에 성공하는 등 활발한 정치활동을 벌였다.
모디 총리가 친기업적, CEO형 리더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주지사로 있던 구자라트주가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뤘다는 분석 때문이다. 하지만 구자라트 주 총리에 오른 직후인 2002년 초 주 내에서 발생한 힌두교 신도와 이슬람교도(무슬림) 간 유혈충돌 때 힌두교 신도 편에서 서서 사태를 방관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14년 5월 26일에 13억 인구 대국 인도에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친시장적인 신정부의 탄생으로 주춤했던 경제성장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도 경제를 알기 위해서는 신정부의 경제정책 키워드인 모디노믹스를 알아야 한다. 인도의 신임 총리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의 이름을 딴 모디노믹스(Modinomics)는 모디(Modi)의 이름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성한 용어이다.
| 인도는 왜 모디를 선택했나?
경제회생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
구자라트 주의 고성장에도 재정적자는 절반으로
인구와 경제규모, 성장 속도 면에서 모두 중국의 뒤를 바짝 쫓던 인도 경제는 2010년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2003년 이후 9%까지 상승하던 경제성장률은 2013년에 4%대로 반 토막이 나고 급기야 신흥국 중 통화가치가 취약한 5국가(fragile 5, 브라질 · 인도네시아 · 인도 · 터키 ·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들면서 고성장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제기되었다. 이에 2014년 총선에서 인도 국민들은 경제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압도적인 지지로 모디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 Bharatiya Janata Party)을 선택했다.

모디는 인도 구자라트 주(州)의 고속성장을 일군 주역이다. 2001년부터 주 총리로 있으면서 펼친 모디의 정책 덕분에 구자라트 주는 인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가 되었다. 13년 동안 구자라트 주의 경제는 연평균 9.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같은 기간 인도 전체성장률 7.4%보다 2%포인트 이상 높았다. 특히 2013년 인도 전체의 경제성장률이 4%대로 급락할 때에도 구자라트 주는 8%의 성장률을 달성하였다. 제조업 성장률도 연평균 5.6%로 인도의 다른 고소득 주(2.9%)를 크게 앞섰다. 더욱이 구자라트 주는 고성장을 달성하면서도 주정부의 재정적자를 반으로 줄였다. 과감한 투자유치와 정책 집행이 특징인 모디식 경제정책이 각광을 받게 된 배경이다.

| 신정부의 최대 정책목표는 경제성장 회복
민간투자 촉진 → 고용과 소비 중심
산업발전 기반 강화 + 정책 실험력 극대화
모디노믹스는 민간기업의 투자를 촉진해서 고용과 소비를 늘리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을 실현하는 정책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인도 투자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열악한 산업기반과 비효율적인 정책 집행이다. 모디노믹스는 도로, 철도, 전력과 같은 산업발전의 기반을 강화하고 정책의 실행력을 극대화하여 투자자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모디의 이러한 기업환경 개선 노력으로 구자라트 주는 인도의 28개 주 중 기업환경 5위, 외국인투자 유치 4위가 되었다(2012년). 또한 2006년에만 해도 피크타임 기준 22%나 부족했던 전력을 2013년에는 100%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신정부 경제정책에서도 모디노믹스가 핵심이다. 정부 출범 직후 발표한 10대 국정 우선 과제는 경제성장의 걸림돌 제거, 투자 유치를 위한 인프라 강화, 부처 간 조율 시스템 구축, 부정부패와 비효율성 제거, 정책 안정성 및 지속성 확보 등으로,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고 기업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6월 9일 첫 국회에서도 신정부는 최대 정책목표가 경제성장 회복임을 밝히면서 국내외 투자 유치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외국인투자제도 개선, 민관합작사업 확대, 환경 등 산업화 저해요인 제거, 세제 간소화 등을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이제 모디노믹스가 인도 전체에서는 어떻게 작동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모디노믹스는 앞으로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인도를 변화시키는 추동력이 될 것이다. 모디 정부의 지휘 아래 지연되었던 400여 개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가 다시 가동되고 100개의 신도시와 산업 고속도로, 고속철도 건설 등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면서 인도는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외국 투자가들도 예외 없이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인도로 모여들고 있다. 모디노믹스에 대한 이해와 인도 경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이다.
최윤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 전문연구원
yjchoi@kiep.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