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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중 · 고등학교 경제교육에 대한 소고(小考)
임흥수 태백교육지원청 장학사 2014.07.01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세상을 온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들이 직면하는 경제문제들을 이해하고 대처하며, 잘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축적된 경제지식과 함께 주어진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그러한 노력으로 학교 경제교육이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다. 더욱이 현대사회의 특징인 세계화, 고령화로 생애주기를 고려한 자산관리의 필요성 증대, 글로벌 경제위기의 확산 등 개인과 국가가 직면하는 경제적 어려움들은 경제교육의 중요성과 그 필요성을 높여 왔다. 이런 맥락에서 고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경제를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그간의 생각을 적어보고 나름대로의 개선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경제교육은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학교에서 경제교육의 경우 대부분 경제수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제과목의 경우 교사들은 가르치기가 부담스럽고, 학생들은 배우기 어려운 과목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런 인식의 바탕에는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내용, 주체, 수업방법 및 평가 문제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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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요소 줄이고 난이도 완화 노력

  中, 실생활 중심의 쉽고 재미있는 수업 필요

사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경제교과서의 내용은 학교급을 막론하고 교사나 학생의 관점에서 볼 때 너무 어렵게 기술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등학교 경제교과서는 대부분 대학에서 배울 경제학원론의 지식과 원리로 구성되어 있다. 그 내용이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학문적이며, 이에 따른 시험문제들도 난이도가 높아 학생들이 피하고 싶은 과목으로 분류된다. 고등학교에서 사회탐구의 선택과목으로 경제를 개설한 학교 수와 경제를 선택한 학생 수가 계속 감소 추세에 있다. 2012년 현재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의 8.6%만이 선택과목으로 경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 이런 추세를 뒷받침한다.

이는 미국 고등학교 12학년의 학생 76%가 경제과목을 수강하고 있다는 조사결과와는 크게 대조적이다. 또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회탐구의 선택과목으로 경제를 선택한 수험생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3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사회탐구 응시생중 9.6% 32,704명만이 경제과목을 선택했다(「고등학교와 대학교 경제교육의 동향: 2005-2012, 한경동, 2013). 이는 경제교과가 고등학교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점진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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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로 내려오면 이러한 상황이 좀 더 심각해짐을 알 수 있다. 중학교 사회교과서를 보면 학생들의 지적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고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의 개념과 원리가 내용만 축소된 채 거의 그대로 실려 있는 경우가 많다. 논리와 추상적 사고력이 약한 중학생들은 어려운 경제개념과 원리의 이해에 곤란을 겪고 흥미를 잃게 되며, 상급학교로 진학한 후에도 경제교과를 멀리하게 되는 요인이 된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경제교과의 내용요소를 크게 줄이고 내용의 난이도를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학교에서는 어려운 개념과 이론중심의 경제수업보다는 경제문제의 본질을 다루면서 실생활 중심의 보다 쉽고 재미있는 경제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교육과정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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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방법 연수 등이 체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학부나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교사들은 덜 하겠지만 전공분야가 다양한 사회교사들 중 현직에서 경제교과를 가르친 경험이 적거나 전혀 없는 교사들에게 경제는 꽤 부담이 되는 과목이다. 이에 관한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학교에서 경제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3/4은 대학 재학 중 수강한 경제학 과목이 1~2개 이하였고 이 가운데 약 1/2(전체의 29.1%)은 경제학을 전혀 수강하지 않았다(「초중고 경제교사들의 인적요인분석」, 최종민, 2013). 전공 등 교사들의 배경요인과 현직에서의 연수와 경험 등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경제교과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자신감과 수업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이 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제교과를 가르칠 교사들을 양성하는 사범대학 사회교육과의 교육과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경제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요건으로서 최소한의 강좌 수와 학점을 정하고, 졸업 후 교원임용고시 사회과목의 응시 자격요건으로 그것을 규정하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경제교육에 필요한 새로운 지식과 원리 및 경제적 동향에 대한 지식습득, 효과적인 수업을 위한 교수방법에 대한 연수 등이 체계적으로 조직되고 제공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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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각 시도교육청, 정부기관과 금융기관 등 경제관련 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수들이 경제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 진행하는 연수에 교사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가 확대되어야 하고, 각 시도 교육청과 경제교육주관기관, 각 지역의 경제교육지원센터 간의 원활한 협력을 통하여 연수프로그램이 보다 체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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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참여가 없는 일방적인 경제수업이 흥미를 떨어뜨려


모든 교육활동의 목표가 대학입시에 맞추어져 있는 고등학교에서 경제교과의 수업방법이 교사에 의한 강의 중심의 교수·학습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입시의 부담이 덜한 중학교 사회시간의 경제수업에서도 수업의 모습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교과의 경제단원에 여러 탐구활동과 읽기 자료가 제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기보다는 대부분 교사중심의 강의식 수업과 단순 지식위주의 평가로 경제수업이 이루어진다. 이는 교육과정에서 가르칠 내용이 과다하게 구성되어 있고, 이로 인해 경제용어 및 개념에 대한 설명이 수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체험과 참여가 없는 교사의 일방적인 경제수업은 학생들의 경제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려, 경제이해력과 합리적인 태도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중학교에서 경제교육을 경험한 학생과 경험하지 않은 학생간의 경제이해도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최근의 연구(「한국과 미국 학생들의 경제이해도 및 태도 비교 분석」, 오영수 외, 2013)는 중학교에서 경제교육의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개선뿐만 아니라 수업방식과 평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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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시제도와 교육과정의 개선 등 제도적 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지만 이는 많은 시간과 논의과정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수업이라는 살아있는 공간을 통하여,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경제 개념과 원리를 배우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하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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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육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자유학기제와 성취평가제, 고등학교 입학시험의 폐지 확대 등 기존 교육의 틀을 변화시켜보려는 정책적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경제교사들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선생님들의 경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믿음과 노력, 그리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책적 시도들이 잘 융합되어 학교 경제교육이 보다 더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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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수
태백교육지원청 장학사
stefanus@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