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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나로부터 비롯된 변화, 가양나비프로젝트
유순준 대전가양중학교 교사 2014.07.01

자유학기제가 시작되기 전에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자유학기제가 뭐니?”, “시험 안보는 거요.” 너무 당연한 걸 물어본다는 듯이 대답한다. “왜 안 보는데?”, “진로체험 나간대요.”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이 들면서 일주일 정도를 고민했다. 도대체 자유학기제가 무엇이고, 왜 시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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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는 고민의 시간이어야


산업사회에서는 주어진 텍스트를 잘 이해하고 정해진 규칙을 잘 따르는 성실한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보화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가 달라졌지만, 학교에서는 이 변화를 읽어내어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 청년실업이 매우 심각한데, 산업현장에서는 인재가 없어 걱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에 학교의 책임은 없는 것일까?

아직도 학교의 일반적인 수업 장면은 여전히 앉아 있는 30여명의 학생들과 45분 동안 열심히 설명하는 선생님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여 암기하면 우수한 성적을 얻을 수 있다. 과연 정보화사회에서도 이러한 수동적인 능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한 시대에 과거의 지식을 집어넣는 것에 익숙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

이러한 배경에서 자유학기제가 도입되었다. 결론은 변화다. 학교가, 선생님이, 아이들이 변화해야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아니 시대의 흐름에 앞서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에서 자유학기제의 슬로건이 만들어졌다. 가양나비프로젝트는 나로부터 비롯된 변화라는 의미다. 그리고 부제는진정한 나, 그리고 나의 길 찾기 프로젝트이다. 자유학기제는 시험이 없어서 자유로운 학기가 아니라, 시험의 부담도 느끼지 말고진정한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라는 고민의 시간이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내가 무엇을 위해 일생을 살아갈 것인지 진지하게 탐색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각자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밑그림을 그려보는 시간을 허락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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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선생님 그리고 학생의 변화로 연결

우리 학교에서 운영한 자유학기제는, ‘학교의 변화는 교육과정의 변화로 시작하였다. 위의 시간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본교과로 이루어진 공통과정과 다양한 프로그램의 자율과정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수업의 변화, 선생님의 변화 그리고 학생의 변화로 연결된다.

학생 참여형 교수·학생 학습모형과 지도안을 준비하여 3월부터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의 예를 들어보면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주제의 프로젝트 수업이 역사·도덕·진로·영어·미술 융합 10차시로 구성되어 6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 진행될 예정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을 모아 7 3일에 나의 꿈 발표대회가 축제처럼 개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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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과정 중 월요일 5~7교시와 수요일 6~7교시에 진행되는 예술·체육활동은 총 11개의 프로그램 중에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4개 선택하여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3·4월에는 여학생들이 체육활동, 남학생들이 예술활동 중 원하는 프로그램 2개를 참여하게 되며 5·6월에는 여학생들이 예술활동, 남학생들이 체육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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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에 진행되는 진로시간은 학생들의 직업현장 진로체험, 전문직업인을 학교로 초청하는 진로특강, 가양나비라는 본교에서 자체 개발한 진로활동 워크북 작성활동 등으로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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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 진행되는 동아리 선택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수요를 고려하면서 결과물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14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 4월 말 설문조사 결과 아이들은 처음에 너무 피곤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좀 피곤한 날은 수업시간에 졸거나 쉴 수 있었는데, 요즘은 수업시간에 계속 움직이라고 하니 쉴 틈이 없다.’ 선생님들은 사실 이 피드백이 싫지 않았다. 이제 아이들이 움직이는 학교여야 한다는 의도대로 자유학기제가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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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인 인성시간과 진로독서활동은 금요일에 진행된다. 스마트하면서 바른 인성을 지닌 가양인 육성을 목표로 금요일 5교시에 인성시간을 17차시 동안 진행한다.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아이들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도록 하고 있다. 금요일 6교시는 책을 통한 진로 탐색활동 시간이다. 인성시간과 진로독서활동에 성실하게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한눈에 보는 나의 성장판에 스티커를 부착하여 동기를 부여하고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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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를 통해 지필평가에서 자유로운 한 학기를 운영함에 따라 학생들이 생각하고 움직이는 토론식 수업, 협동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과정 중심의 교육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과목 간 경계에서 벗어나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관점들로 배워가는 융합수업은 학생들이 창의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끼를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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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중심 교육으로 창의적 사고 배양


자유학기제 운영은 많은 고민과 어려움 속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자기이해 및 진로탐색 과정을 통해 미래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능동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로써 우리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빛을 발하는 별이 될 수 있다고 믿기에, 오늘도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변화를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이세상 최고의 가치프레임이 되도록 우리 모두는 변화의 발걸음을 계속할 것이다.

유순준
대전가양중학교 교사
soonjoon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