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은 많은 섬들이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어요. 그만큼 경제교육에 대한 수요도 많아요.”
전남발전연구원 전남지역경제교육센터(이하 센터)의 오성재 연구원의 말이다. 전남은 도서(島嶼)가 2,219개로 전국의 65%가 산재해 있다. 주민들이 겪을 생활의 불편과, 교육을 포함한 복지혜택의 부족이 쉽게 짐작이 된다.
이에 센터는 지역민의 경제마인드를 제고하고 올바른 경제생활 진작을 위해 전문적인 경제교육의 실천을 목표로 2009년 설립됐다. 2013년에는 초 · 중 · 고 학생, 일반인, 취약 · 소외계층 등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약 300회에 걸쳐 활발한 경제교육을 실시했다. “click 경제교육”에서는 지역적 특성을 살린 경제교육으로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센터를 찾았다.
| 땅끝마을도 찾아갑니다!
'찾아가는 경제교육'은 초 · 중 · 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산도, 거문도, 땅끝마을 해남에서도 이루어진다. 여러 해 동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윤경애 지도강사는 “경제교육을 하기 위해 신안군의 한 섬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기다리는 시간을 빼고 배만 6시간을 탔어요. 하지만 배에서 내렸을 때 저를 반기던 선생님과 학생들을 보니 피로가 가시더군요.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라고 말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경제마인드 함양, 시장원리와 경제 사고력 증진, 리더십 배양을 목적으로 한다. 참여를 원하는 학교는 교육 희망일로부터 최소 2주 전에 신청이 가능하다. 교육은 1~2시간의 이론 및 체험식 강의로 진행되며, 경제교육 강사가 학교를 방문해 자체 제작한 교재 및 파워포인트 자료, 동영상을 활용한다. 강의 주제는 각 학교의 상황에 맞게 신청할 수도 있고, 강사와 협의를 통해 정할 수도 있다. 주로 초등학생에게는 이론보다는 기초 경제학습으로 기본적인 금융교육을, 중학생에게는 용돈 관련 금융교육과 진로와 직업 교육이 이루어진다.

“초등학교에서 사회나 실과를 통해 경제를 접하긴 하지만, 기회가 많지 않고 부족해요. 삶은 결국 경제활동이고, 경제활동은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관리라고 할 수 있잖아요. 계획성 있고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 경제교육이 필요합니다.” - 이정준 여수부영초등학교 교사
“학생들이 경제 용어 자체가 낯설고 교과서 내용이 이론 중심으로 이루어져 다른 분야에 비해 흥미가 떨어지고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전문가에게 직접 경제를 배워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고 해요. 또 우리 생활에 모든 것이 경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 장은자 삼계중학교 교사
“학생들이 돈, 경제 주체, 저축, 국가경제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합니다. 특히 가계의 소비를 이해하면서 부모님의 노동에 대한 가치와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해요. 함께 참여한 선생님들도 이론이 아닌 활동 중심의 교육에 만족해 하셨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경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요.”
- 김관호 삼계고등학교 교사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강의를 하기 위해 윤 지도강사는 “실생활과 접목하여 경제개념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해요. 또한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고 이해를 돕기 위해 보드게임 등을 많이 활용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만족도가 높다.
4년째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이정준 부여초등학교 선생님은 “교사가 경제교육을 하면 학생들은 경제를 학문으로만 받아들여요. 하지만 외부 전문가가 강의를 하면 학생들은 경제를 친근하게 생각해요.”라며 신청 이유를 밝혔다. 장은자 삼계중학교 선생님은 “2016년부터 중학교에 전면적으로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면 교사가 경제관련 선택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죠. 그러면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경제를 접할 수 있도록 교사를 위한 프로그램도 필요해요.”라고 말한다. 경제 관련 동아리, 캠프, 독서토론, 체험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소화해서 학생들에게 지도할 수 있는 교사연수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 경제교육도 하고, 지역경제도 살리고!
센터의 경제교육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중 또는 주말을 활용해 도시지역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농촌지역경제 체험교육’이다. 전남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농촌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고, 지역특화산업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인성교육도 병행할 수 있다.
교육은 참여를 원하는 학교의 신청을 받아 진행되고, 체험활동을 위한 마을은 전라남도 농업정책과의 추천을 받거나 학교와 협의를 통해 선정한다. 주로 지도강사가 학교를 방문해 경제개념 및 지역경제에 대해 설명하는 2시간의 강의와 갯벌 탐방, 고구마 캐기 등 마을사무장이 진행하는 4시간의 체험교육이 이루어진다.
그 외에도 귀농인·영농후계인력·다문화여성들의 빠른 정착을 위한 맞춤형 경제교실도 실시하고 있다. 귀농인들을 위해 농업기술원과 함께 농민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영농후계인력을 위해 지역 내 마이스터대학교와 공동으로 작물별로 필요한 농업경영 강의도 운영한다. 다문화여성을 대상으로 통장 개설, 예금 인출 등 현실과 밀접한 주제의 경제교육도 이루어진다. 장애인협회와 함께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경제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하는 학교나 기관이 많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센터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경제교육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일지 센터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취재 · 정리 | 박수정 · 박진채
KDI 경제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