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는 기존의 게임 기반형 체험수업 대신 멀티미디어 기술 발달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미국의 학교 경제수업 사례를 소개하여 ‘한국의 멀티미디어 세대를 위한 경제교육 방법’의 시사점을 찾아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문장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번역하였습니다.
경제학은 딱딱하고 우리 삶과 무관하며 지루한 학문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경제학자들이 의사결정을 모형화하는 방식은 세계가 실제로 돌아가는 방식과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강의 방식으로는 학생들이 배워서 경제적 사고를 하도록 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미국의 많은 교수자들은 느리지만 확실히 교실에 멀티미디어 기술을 도입해 나가고 있다. 이와 유사한 노력들이 한국에서도 행해지고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할 미국의 트렌드가 한국 학생들에게도 경제 수업을 선택하고 완성하는 데 흥미를 주고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미국 경제학 강사들의 강의를 극단적으로 묘사하면 강사 한 명의 토크, 그를 쳐다보는 학급 학생들, 칠판 위에 놓인 강사의 오른 손 등으로 그려질 수 있다. 가끔은 아주 수학적 차원의 경제학이 칠판 위에 그려지기도 한다. ‘페리스의 해방(Ferris Buller's Day Off, 1986)’이라는 영화를 보면, 한 거시경제학 강사의 지루한 수업에 일부 학생은 곯아떨어지고 일부는 꿈을 꾸는 모습 등이 묘사됨으로써 보는 이의 웃음을 사고 있다. 멀티미디어 기술을 교실 수업과 학습 자료, 평가에 도입한다면 이 고정관념을 확실히 깰 수 있다. 학생들은 지루함에서 해방되어 경제학이 자신과 관련 있고 흥미로운 학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오늘날의 기술은 교실이 변신할 수 있는 완전한 기회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학생이 경제 교실에 거는 기대가 낮기 때문에 교수자가 조금만 공들이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자극하여 경제학적 사고방식에 다가가도록 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 열풍에 반응하는 청소년
미국 카이저패밀리재단이 실시한 조사(2010)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 청소년들은 멀티미디어 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멀티미디어 세대: 8~18살 청소년의 삶 속의 미디어”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인 8~18살 청소년들의 3/4이 MP3 플레이어를 갖고 있고, 7/10이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다. 놀랍게도, 3/10만이 집에 컴퓨터를 갖고 있다. 하루 중 7시간 30분을 기기를 사용한다는 보고는 흥미롭다. 동시에 하나 이상의 기기를 사용하는 학생들 중에는 거의 11시간을 미디어 콘텐츠에 사용한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오직 38분만 인쇄 자료를 본다고 응답한다. 나는 2013년 겨울 한국 방문 당시 공항이나 기차, 버스, 도로에서 많은 청소년들을 관찰했는데, 유사한 추세가 한국에도 시작되었고 진행 중임을 확인했다. 아이들은 시민과 무관하게 아이들인 것이다.
학생들은 그들의 개인적 학습 습관을 교실과 집으로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 카이저보고서는 멀티미디어 기술에 대해 상향식 수요가 있다고 말한다. 간단히 말해, 오늘날의 학생들은 많은 시간을 멀티미디어 기술의 결합체와 보낸다. 이러한 노출된 선호에서 힌트를 얻어 교수자는 영향을 행사하기를 원한다. 흥미롭고 의미 있으면서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학생들이 교실 안과 밖에서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해 경제학을 배우게 할 수 있다. 즉, 학생들의 기기에 대한 강한 흥미를 자극하여 ‘수요가 있는’ 기기를 간단히 사용하게 함으로써 경제학을 학습하게 할 수 있다. 그러한 기술과 이에 기반한 질 높은 콘텐츠는 널려 있다. 덧붙여,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역사상 가장 적은 비용으로 교수자를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될 수도 있다.
전통적 교실과 미디어의 융합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미디어를 사용하여 전통적 교수법을 보완할 수 있다. 효과적인 교수법은 학생들의 지식과 학습 목표 간의 간극을 메워준다. 미디어를 사용하여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학생들의 지식 보유를 돕고 주제에 대한 흥미를 자극하여 많은 개념의 관련성을 그려낼 수 있다. 역사가들이 ‘음울한 과학’이라는 용어의 어원에 대해 논쟁하고 있을 때 토마스 칼라일(Thomas Carlyle: 1795~1881)(영국의 비평가 겸 역사가로 보통선거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와 자유방임경제를 비판 - 역자 주)의 경제학 원리에 대한 반감이 그 사회에 만연해 있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잘못된 교습 관행으로 인해 현실과 괴리된 추상적 과학 개념이 강화된다. 미디어는 상호적 학습 환경과 학생들의 학습 증진에 유용하다. 멀티미디어나 대중문화(상업물, 영화, 음악, 유투브)의 사용이 수업의 도입 단계에서 토론을 자극하고, 기본 개념뿐 아니라 심화 수준의 게임이론 같은 추상적 개념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있다.
미디어의 사용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똑같이 이롭다. 진정한 상호적 학습 환경은 교수자와 학생 간 양방향 토론을 신속하게 하고, 학습 과정에서 학생에게 더 큰 책임을 부여한다. 집약된 강의 기반 교수법에 비해 미디어 자료는 복잡한 아이디어를 짧은 순간에 설명하고, 학습자를 문화적으로 관련된 사건으로 연관 짓게 하며, 교실에서 배운 이론이 현실의 사건과 정책들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등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허드서커 대리인(The Hudsucker Proxy, 1994)’의 짧은 비디오 클립을 보자. 미디어가 오프라인 학습의 효과를 얼마만큼 높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다. 많은 학생들이 수요곡선 상의 이동과 수요곡선의 이동 간의 차이를 어려워한다. 많은 교수자들은 반복적으로 그 차이를 설명한다. 학생들은 몸부림치는 것 같아 보인다. ‘허드서커 대리인’ 비디오 클립은 둘 간의 차이를 박진감 있게 보여준다.
교실 비디오 영상물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 학습 효과를 높이는 수단이 된다. 교수자는 수업 중 질문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 모둠활동 후 짧은 비디오 클립으로 답하게 한다. 비디오 클립 결과물은 성적에 반영되고 향후 수업에 사용되거나 형식적 평가를 위한 참고용으로 쓰인다. 물론 자료 전체를 인용할 수 있게 하고 학점도 제공된다. 유사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미디어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여 주제를 완전히 이해시킨 후 다음 진도로 넘어간다. 비디오는 교수자의 PPT에 삽입하거나 향후 수업을 위한 개별학습에도 사용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다른 학생들의 비디오 작품에 의견을 제시하고 어떤 비디오 클립이 개념을 잘 이해하도록 하는지 결정하도록 해보자.
미디어와 전통적 강의의 융합 효과는 강력하다. 학생들이 만든 비디오 클립들을 수요와 수요량에 대한 전통적 강의에 추가하면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개념 소개 후에 학생들은 ‘허드서커 대리인’ 비디오 클립을 본다. 다음으로, 보다 자세한 설명을 하고 수요 곡선을 그려준다. 마지막으로, 이전 수업의 비디오 클립으로 그 클립을 만든 모둠이 자신들이 배운 것을 정확히 묘사할 수 있는지 판단하게 한다. 개념들이 새롭게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학생들의 이해도 평가 후 다음 진도로 넘어간다.
교실 밖 학습으로의 확장
미국 대학생 중 압도적 다수가 페이스북을 사용한다. 절반 이상이 트위터를 사용한다. 멀티미디어 세대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기술적으로 무장되어 있다. 소셜미디어 매체로의 접근으로 학생들은 교실 밖 세상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이에 두 가지 제안을 하겠다. 글로벌 사이월드가 한국에 없기 때문에 교실 블로그나 트위터에 프레즌스를 만들라는 것이다.
교실 블로그는 교실 토론을 보완하기 위한 의사소통 창구로 활용하라. 학생들에게 경제학을 교실 밖 세계의 활동으로 묘사해 보게 하라. 블로그나 이와 가까운 대체품들은 긍정적인 네트워크 외부성을 가져와 이상적인 의사소통 창구로 작용한다. 회원이 되면 학생들은 담벼락(wall)에 질문을 올릴 수 있고, 다른 질문에 답할 수 있고, 투표에 참여하며 다른 코멘트에 동조(‘like’)할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창구에서의 역동적 의사소통 채널로 작용, 전달의 효과성을 높이고 학생과 교수자 간에 수업 관련 주제를 포함한 직접적 이메일 소통을 거의 없앤다. 또 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더 큰 권한을 주고 더 활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 학생들에게 흥미로우면서도 당신과 다른 저명한 경제학자들을 ‘팔로우’할 수 있게 할 만한 최근 이슈를 제공할 수 있다. 아니면, @freakonomics(Freakonomics 블로그), @WSJ_Econ(월스트리트저널 실시간 경제학), @planetmoney(NPR’s Planet Money는 전문가가 되는 아이디어 제공) 등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제학 자료 중의 일부를 ‘팔로우’하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트위터 # 태그는 학생들이 수업과 관계된 콘텐츠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소셜미디어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교수법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향상되고 있다. Pinterest(pin과 interest의 합성어로 온라인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이미지를 핀으로 콕 집어서 포스팅하고, 이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지인들과 공유 - 역자 주)는 학습이라는 과제를 예술과 경제학의 결합이라는 경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Dismal Art Project가 좋은 예로, 경제학에서 배운 것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제공한다. 유사하게 Econmemes는 ‘경제학-themedmemes’를 구축(아카이빙)함으로써 팝문화를 경제학과 연결시킨다. 아직 들러보지 않았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기 바란다. 많은 meme(비유전적 문화요소를 뜻하는 용어로, 여기서는 Econmemes 내 콘텐츠 단위 - 역자 주)가 박장대소하게 웃기고, 최소한의 말로 가치 있는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학생들은 이를 즐기고 동료나 교수자들과 함께 공유한다.
교육학 연구에 따르면, 중요하고 도전적인 개념은 묘사적 기술로써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는 팟캐스트를 매우 호감가게 만드는 포맷이기도 하다. 학습 태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은 언어적 콘텐츠를 오디오로 전달하는 학습을 선호하거나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젊은이들은 팟캐스트를 동료나 부모와 공유할 수 있다. AudioEcon은 경제 교수법을 다양한 과정과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팟캐스트들의 클리어링하우스로 설계되었다. 또 EconTalk라는 대단한 자원은 매주 경제학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팟캐스트를 탑재한다.
멀티미디어 특화 교실에서 온라인 환경으로
온라인 수업 등록률의 증가는 고등 교육 학생 수 증가보다 빠르다. 미국의 고등학교, 단과대학과 종합대학들의 장기 성장전략에 온라인 수업 수 확대가 포함되어 있다는 보고도 있다. 그래서 기관의 온라인 하이브리드 수업 수요가 존재한다. 즉, 교수자는 콘텐츠뿐 아니라 기술을 통한 과정을 전수하기 위해 학생들의 상향식 수요를 연결하라는 행정적 하향식 압력을 받는다.
최근 여러 대학의 경제학 과정의 교수법과 평가방법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많은 경제학 교수자들이 여전히 분필과 토크 유형의 교수법을 고집한다고 한다. 이는 관리자와 학생들에게 하이브리드나 온라인 경제 수업을 찾아보도록 유도한다. 운 좋게, 미국과 세계 도처에 다양한 자료들이 있다. 또 사용하기도 쉽다. 온라인 교수법에 최소한의 지식과 흥미를 가진 교수자는 위에서 언급한 멀티미디어 자료들을 우선 오프라인 수업에 적용해 봄으로써 단계적으로 온라인 경제학 수업을 완성해 나갈 수 있다. 온라인 수업 개설을 목적으로 온라인 영상들을 제공할 수 있다. ‘무대 위의 현자’ 스타일의 교수법을 고집했던 교수자들은 온라인으로 갈 준비가 되어 있다.
온라인 또는 하이브리드 경제 교수자는 학습 관련 회사와 교과서 출판업자들에게 풍부한 멀티미디어 경제학 콘텐츠로의 신속한 접근,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어떻게 생산자와 소비자들을 만나게 하는지에 관한 사용자 편의와 매력적인 교실 실험, 전자교과서 관련 학습 관리 시스템을 통한 비용 효과성 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Aplia.com은 교수자들이 참고하는 대표적 사이트다.
경제학 수업의 설문조사에서 CommonSenseEconomics.com은 온라인 교수법 입문자의 쉬운 출발을 돕는다고 한다. 교수자가 ‘Common Sense Economics: 부와 번영에 관해 모두가 알아야 하는 것 (2010)’의 과정에 등록하면 15개 모듈의 온라인 수업 단위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볼 수 있다. 2005년판은 한국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CommonSenseEconomics 수업 단위들은 온라인 비디오 클립, 팟캐스트, 과제, 퀴즈와 시험이 포함된 표준적 읽을거리와 PPT가 결합된 상호적 모듈을 제공한다. 각 모듈은 학생들이 표준적 수업 목표를 정하고 경제학을 자신과 관계되고 매력적으로 느끼도록 한다. 에세이에 대한 구체적 답이 제공되고 학년별 퀴즈와 시험에 정답이 자동으로 주어지며, 수요공급, 재정 및 통화 정책, 국가 부채와 결손 등 학생들이 취약할 수 있는 분야의 보충자료가 제공된다. 가르치고 배우는 동안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다. 교수자와 학생 모두에게 이롭다. 멀티미디어 세대에 효과적으로 전달된 질 높은 자원들은 그들을 수업 안과 밖에서 학습하도록 유도한다. 아울러, 발달된 기술로 인해 교수자는 학생들의 경제 학습을 독려하고 지원하고 흥미롭게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맺음말
경제학과 학생들과 교수자에게 흥미로운 시절이다. 교수자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평범한 자료를 찾기 위해 많은 양의 온라인 멀티미디어 기반 자료들을 옮겨 다닐 필요가 없다. 풍부한 경제학 콘텐츠가 전자적으로 존재한다. 그것에 접근하여 학생들의 관심을 끌 방법을 연구하라. 풍부한 콘텐츠와 효율적 기술은 모두 교수 과정을 단순화한다. 그리고 이 멀티미디어 특화과정은 1천명의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를 효과적으로 높여 콘텐츠 제작자들의 좋은 평가, 수준 높은 수업 유지와 탄탄한 성적 분배 등에 의해 입증된다. 그래서 경제 교실에서 멀티미디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음울한’ 과학의 교수자인 오늘의 우리는 경제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에 대해 교실 안과 밖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더없는 기회를 갖고 있다.
터니 헌트 페라리니(Tawni Hunt Ferrarini) 노던미시건대(Northern Michigan University) 교수
tferrari@nm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