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우스 클릭 한 번,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요즈음. 대구 영남고등학교 경제진로동아리 Y · E · C · C(이하 YECC)는 우리 지역, 그중에서도 나와 가까운 곳부터 체험학습을 시작한다. 학교 근방에 있는 시장에서부터 대구광역시를 대표하는 기관과 기업을 찾아가는 현장교육을 통해, 경제지식을 습득하고 진로도 탐색한다.
| 발이 머무르는 곳이 곧 배움터
“집에서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공정거래위원회 대구사무소가 있다는 것을 직접 다녀온 후에야 알게 되었어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하고 있는 일이 결국에는 우리의 실생활로 이어지죠.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기관이었어요.” 김종현(1학년) 학생은 지나가다 쉽게 지나쳐버린 곳들이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대구야구장 신축건립 현장 방문을 기억하는 유준석(2학년) 학생은 “동아리 친구들과 앞으로 이곳을 중심으로 주위 상권이 활성화될지, 문화공간은 어떤 형태로 형성될지 이야기해보는 게 재미있었어요.”라고 했다.
지금까지 YECC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 대구은행 · 대구도시철도공사 등 지역 내 약 40여 군데를 방문했다. 기관을 방문할 때마다 보고, 느끼고, 깨달은 점이 많아진 만큼 YECC 부원들은 잠깐 머무르는 곳이라도 전과는 달리 유심히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더불어 지역경제에 대한 이해는 물론 지역에 대한 애정을 더할 수 있었다는 그들의 말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의 깊이와 관심의 크기를 엿볼 수 있었다.

| 시야도 넓히고, 진로도 탐색하고
탐방했던 기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묻는 질문에 동아리 부원들은 대구에서 유명한 삼우기업을 꼽았다. 삼우기업은 대구 스타기업으로 선정된 곳으로,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자동차부품 생산 한 가지 기술만으로 기업이 운영되고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단다. 김형우(3학년) 학생은 삼우기업 탐방으로 진로를 확고히 정한 케이스다. “어렸을 때부터 경영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막연하게 꾸고 있었는데, 현장을 방문하고 나서 경영인이 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할지 알아보았어요.”라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전문경영인이 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기업보다 대학교를 탐방한 것이 더 기억에 남는다는 이도 있다. 고등학교 입학 시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한 상태였던 구범수(2학년) 학생은 “교수님과 대화해 보면서 세상에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다양한 직업과 직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경제학을 전공하면 어떤 직업에서 전문적 지식을 발휘할 수 있는지도 알려주셨어요.”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동아리 학생들이 대학교 탐방을 통해,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보고 방향을 설정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 삶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경제교육
2011년부터 4년째 YECC를 지도하고 있는 이경민 선생님은 “경제교육은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내외 동아리 활동이 학생들에게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제공하고, 그들에게 유익한 길라잡이가 되어주길 바란다. 한 달에 한 번씩 경제와 관련이 있는 외부기관을 방문하는 것도 사회를 나갈 준비를 앞둔 학생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작은 것 하나라도 깨닫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배움터로 삼는 이들 앞에서 학교 안과 밖을 나누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인다. 시간 들이고 발품 팔아 ‘경제’, ‘넓은 시야’, ‘진로’ 세 마리 토끼를 꽉 잡으려는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취재 · 정리 | 박수정 · 박진채
KDI 경제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