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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금융산업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어디까지 왔나?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 연구위원 2014.10.31

최근 들어 빅데이터(Big Data) 개념이 사회 · 경제 분야에 다양하게 접목 · 활용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빅데이터(집합)를 이루는 기본요소인 데이터를 일컬어 IBM의 CEO인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는 ‘21세기의 새로운 천연자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18세기의 증기기관, 19세기의 전기, 20세기의 석유 · 천연가스에 이어 데이터가 21세기 혁신을 주도할 주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빅데이터는 2012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국제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기술 중의 하나로,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IT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구글 · 애플 · 아마존 등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수년전부터 빅데이터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해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역량 확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 매년 약 60%씩 성장
   2017년 시장규모, 53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

그렇다면 빅데이터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빅데이터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아직까지 정립되어 있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기존의 방식으로는 관리와 분석이 매우 어려운 데이터의 집합(보통 수십에서 수천 테라바이트 정도의 크기), 그리고 이를 관리 ·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 · 조직 및 관련 기술까지 포괄하는 용어라 할 수 있다(함유근 · 채승병, 2012).

빅데이터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주요 특징인 이른바 ‘3V’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3V’란 규모(Volume), 다양성(Variety), 속도(Velocity)를 통칭하는 것으로 거대한 데이터집합의 크기,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데이터의 빠른 처리 · 유통 · 활용 속도를 의미한다.

기업 및 조직은 빅데이터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의사결정의 적시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으며, 업무역량 향상 및 프로세스의 안정화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빅데이터의 적극적인 접목 · 활용을 통해 맞춤형 상품 · 서비스 개발 등을 포함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이유로 빅데이터는 유통업 · 통신업 · 제조업 · 운송업 · 의료산업 · 공공부문 등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이 매년 약 60%씩 성장하여 2017년경에는 시장규모가 53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KISTI, 2013).


| 상품개발 · 마케팅 · 신용평가모델 개발, 부정방지 등 금융산업의 활용도 높아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 경제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은행 · 카드사 · 보험사 등이 포함된 금융산업에서의 빅데이터 활용은 어떠할까? 금융산업의 경우 아직까지 제조업 · 통신업 · 의료산업 등 여타 산업에 비해 빅데이터의 활용이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금융산업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품의 종류도 많은 요인 등으로 인해 데이터의 유입량 및 보유 · 집적량이 광대하며 증가 속도가 빠르다. 이에 따라 그 어느 산업에 비해서도 빅데이터의 활용범위가 다양하고 활용가치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예를 들어 살펴보면, 오른쪽의 그림에서 보듯이 산업별 빅데이터 활용의 잠재가치가 금융 · 보험업에서 가장 높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2000년 이후 금융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제조업 · 정보통신업 등 다른 산업에 비해 높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빅데이터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한 금융산업의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

금융산업에서의 빅데이터 활용은 크게 네 가지 영역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상품개발 분야로 은행이나 보험사 등이 자사 및 계열사의 고객정보나 SNS 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 기후 · 재난과 같은 사회 · 자연 현상과 관련된 데이터 등 다양하고 광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서비스기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신규 개발상품의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는 데(예: 보험 상품의 요율 책정)에도 많이 활용된다.

둘째, 마케팅과 관련하여 신규고객 발굴 및 타깃 마케팅을 위해 SNS · GPS 등으로부터 생성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고객군의 성향에 부합하는 서비스 및 프로모션 등을 제공한다.

셋째, 빅데이터는 은행이나 카드사 등이 대출 및 카드 발급 등과 관련하여 개인의 신용평가 · 심사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데에도 많이 활용된다.

넷째, 금융산업과 관련된 빅데이터 활용의 가장 중요한 영역 중의 하나로 보험사기, 신용카드 도용, 내부직원 비리 등 금융과 관련된 각종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최근 들어 점차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보험사기의 경우 국내외 보험사들이 다양한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하여 적발률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미국의 한 손해보험사는 자체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을 개발하여 자동차 보험 사기 적발률이 기존보다 약 30% 높아졌으며, 보험금 지급도 3% 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 개인정보 보안성 및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편, 금융부문에서 빅데이터 활용으로 인해 드리워질 수 있는 음지에 대해서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기존 데이터 유형과 달리 빅데이터는 개인의 단순한 고객정보 뿐만 아니라 신용정보 · SNS를 통한 사생활정보 및 이미지, 위치 등 방대하고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일단 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사고규모가 대형화되고, 특히 피해규모가 막대해질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올해 초 대형 카드사를 포함한 금융권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대량유출사고를 통해 이미 그 위험성을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결국 금융부문에서 빅데이터의 활용이 지속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성 및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면, 빅데이터 활용 및 이를 통한 금융산업 · 서비스의 혁신과 발전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빅데이터의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의 보다 조화로운 발전 방향이 모색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 연구위원

slee@kif.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