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이 전담했던 지식의 창구 역할을 인터넷이 대신하는 추세이다. 스마트폰의 진화에 따라 단순한 검색 활동만으로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손쉽게 찾아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요즈음의 세대는 예전보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기초지식의 이해와 같이 수업으로 전달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지만, 이제 교과서 속의 지식을 단순히 설명하고 전달하는 교육은 외면 받기 십상이다.
이런 상황과 현상을 이해하고 교육에 적용한 것이 스마트폰과 액션 러닝을 활용한 수행평가 중심의 수업이다. 이 수업은 교육의 근본에 해당하는 읽기 · 듣기 · 쓰기 · 말하기는 물론 팀별 활동과 토론을 통해 협력하는 과정이 동반된다. 이런 활동을 반복하면 자연스레 경쟁에 익숙한 학생들이 협력의 중요성을 익히게 된다.
Ⅰ. 수업 소개
1. 학습 목표
▶ 정보기기의 긍정적 활용법을 이해한다.
- 게임 · 만화보기 등 유희 용도가 아닌 교육 목적으로서의 활용
▶ 협력과 배려의 중요성을 익힌다.
▶ 경청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기른다.
▶ 읽기 · 쓰기 · 생각하기 · 듣기 · 말하기 · 토론하기 등 학습이 필요한 기초 역량을 키운다.
▶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 우리 사회의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져 사회 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한다.
▶ 교실이 곧 사회라는 것을 인식하게 한다.
2. 학습 개념: 액션 러닝으로 경제문제 토론 학습
3. 수업 시간 및 대상: 50분, 고등학생
학교에서의 액션 러닝(Action Learning)이란?
액션 러닝은 주로 기업에서 쓰는 교육방법이다. 윗선에서 부여한 과제를 사원들이 해결할 때 활용한다. 그런데 이를 적절하게 변형시켜 수업에 접목할 수도 있다. 학교에서의 액션 러닝은 ‘학생들이 팀을 만들어 개인 과제나 공통 과제를 러닝 코치(Learning Coach)와 함께 정해진 시간 안에 지식을 습득하고 토의나 성찰로 과제 내용을 이해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단, 여기에는 ‘교육목표의 변환’이 필요하다. 기업의 액션 러닝은 이윤창출을 목표로 하지만, 학교는 학생들로 하여금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익히게 하거나 부여된 과제를 달성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Ⅱ. 수업 진행
1. 과제선정 예시
● ‘어벤져스 2’의 한국 촬영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의견 내기
● 셰일가스 혁명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항에 대한 의견 내기(학생 의견 반영 주제)
● 기업이 가격담합을 하거나 고객에게 피해를 준 사건에 대해 집단소송제를 실시하는 문제에 대한 의견 내기
● 비트코인 사용에 대한 찬반 의견 내기
tip 2014년 기준 시의성을 고려한 주제를 선정하고, 경우에 따라 학생들의 의견 반영
‘의견 내기’ 주제는 팀별 결론 발표, ‘찬반 의견 내기’ 주제는 팀별 토론 후 수업 마무리
※ 동북고 2014년 액션 러닝 과제리스트


2. 진행방법


Ⅲ. 수업 결과 및 후기
이 수업은 철저하게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이다. 교사는 액션 러닝 과제를 부여하고 학생들의 활동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도움을 주거나 사회자 역할을 맡는다. 물론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역할과 학습 분위기를 조절하는 역할은 해주어야 한다. 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은 팀별 활동을 통해 부여 받은 과제에 대한 팀별 결론을 내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이뤄지는 팀별 결론 발표를 잘 듣고 핵심 내용을 경청해 활동지에 메모한 뒤에 자신의 결론을 내야 한다. 이런 일련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수업의 중심에 자신들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 학습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이 늘고, 수업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본 수업은 이미 교내에서 수차례 공개한 바 있으며, 동북고등학교 3학년들의 경제 수업시간에서도 실시하였다. 팀별 결론을 정리한 활동지를 평가해 1학기 기말고사에 40점을 반영하였다. 이 수업의 참관자들은 대부분 학생들의 ‘수업참여도 · 수업태도 · 토론참여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스마트폰과 액션러닝을 활용해 지루하지 않게 수업을 진행한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주제를 주고 수업 현장에서 바로바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토론을 통해 팀별 결론을 내리고 발표를 하는 장면이 익숙해보였다. 특히 경제 관련 주제를 수업 시간에 공부한 내용과 연결해 팀별 결론을 내리는 장면을 보면서 교과서 수업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참관교사의 반응
‘비트코인 사용 문제’나 ‘미국 중심의 셰일가스 혁명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경제 쟁점들을 접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팀별로 자료를 조사하고 토론을 통해 다각도로 문제를 짚어보는 과정도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액션 러닝 과제를 스마트폰 검색으로 정보를 찾아보고, 활동 과정을 직접 손으로 써보니 주요 내용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내용 발표를 할 때 한 사람이 맡아서 하기보다는 팀원 모두가 돌아가며 발표했던 것도 수업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바람직했다고 느꼈다. 단, 학번 순서로 팀을 정하다보니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몰린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이 있어 아쉬웠다. 그리고 시간이 부족해 깊은 토론이 힘들 때가 있어 특별한 주제는 2시간으로 나눠 1시간은 팀별 발표를, 나머지 1시간은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
- 동북고 이준성(3학년 6반)
권영부 동북고등학교 수석교사
kypnie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