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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느영나영(너와 나)’ 배움의 즐거움을 함께 누린다!: 제주경제교육센터
취재 · 정리 | 표초희 · 안선경 2014.12.01

제주도의 가을. 무척이나 화창한 날씨였다. 멀리서도 한라산의 등선이 명확하게 들어왔다. 얼핏 느끼기에는 육지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조금만 이동하면 어디에서든 산과 바다가 맞닿아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인 만큼 제주지역의 특색을 살린 경제교육 사례도 한층 더 궁금해졌다.

제주발전연구원의 제주경제교육센터(이하 센터)는 제주지역 교사 · 학생 · 일반인 · 취약계층 등 대상별 경제교육 사업을 전개하는 제주 지역경제교육 전담기관이다. 올해 센터가 특별히 정성을 쏟은 분야는, 경제교육이 가장 필요하지만 교육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취약계층, 그 중에서도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경제교육이다. 센터에서는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위해 ‘느영나영 어린이경제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느영나영은 ‘너하고 나하고’를 의미하는 제주방언이다. 이 프로그램은 서로의 의견을 묻고 답하는 인터뷰 활동, 게임교구를 활용한 조별 활동 및 역할극 등 협동을 요구하는 교육방법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 취약계층 아동에게도 균등한 교육 기회를

센터를 찾았을 때, 마침 회의실에서는 ‘느영나영 어린이경제교실’에 대한 평가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회의 내용이 예상을 조금 빗나갔다. 프로그램 진행 및 평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보다 조금 무거운 이슈가 심도 있게 논의됐다. ‘교육의 기회균등’과 ‘수준별 교육’이 그것이다.

“최소한의 교육 기회조차도 허락되지 못한 아이들은 우리가 무엇을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그냥 찾아가기만 해도 좋아한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한 이영란 강사는“저소득층 아동들에게 세상이 밝고 희망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어 미래 설계 등의 역할 수업에 보다 비중을 두고 있다.”라고 했다.

학교와 달리 지역아동센터는 초등학교 전 학년을 모두 아우르기 때문에 수업 받는 학생들의 학년이 들쑥날쑥해서 학교에서보다 수업하기가 더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센터 강사 선생님들은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생활을 더 꼼꼼이 관찰하여 수업 사례로 연결 짓는 노력을 하고 있다. 고참 강사인 김금율 선생님은 수준별 교육방법을 강조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칭찬이나 격려의 말을 해서 학습동기유발 활동에 중심을 두는 반면, 고학년 학생에게는 도전적 개별 학습과제를 제시하여 수업목표에 접근하도록 유도한다.”라고 했다.

자기주도적 학습에 대한 관심이 커서 경제교육의 자기주도적 학습 모델 개발에 힘을 쓰고 있는 허나령 선생님은 “학생들이 경제교육을 어렵게만 생각하는데, 제가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가르쳐주고 싶은 것은 경제가 삶이라는 것을 직접 깨닫게 하는데 있다.”라고 말했다.


| 제주지역에 적합한 맞춤식 교육

고태호 경제교육센터장은 “취약계층 아동의 경제교육은 교육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 대한 개선 여지 또한 크기 때문에 더욱 비중을 높여나가는 데 힘쓰고 있다.”라고 했다. 이를 위해 현재 센터에서는 전담강사와 경제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 그룹이 ‘제주형 경제교육과정’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제주형 경제교육과정’은 총 10차시 교육과정으로 표준경제개념을 바탕으로 이론과 게임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내로 대상별로 10개 표준경제개념을 적용한 교육내용과 게임이나 교구 · 영상 · 교육용PPT 등 적절한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각 내용별로 교육 지도안을 작성한 계획이다. 결과물이 나오면 내년부터 센터는 자체 개발한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교육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센터의 활약을 한층 더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최근에는 도시 가정들이 이주해오면서 기존 가정의 아동들과의 문화, 정서적 격차를 보이고도 있어‘사회적 경제교육’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사회적 경제’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나타난 불평등과 빈부격차, 환경파괴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이윤의 극대화가 최고 가치인 시장경제와 달리 사람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경제활동이다. 올해 여름 교사 대상 직무 연수 때 사회적 교육을 위해 가시리 마을을 방문하여 마을사업과 지역경제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였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했다.

고 센터장은 “경쟁이 아닌 사회적 경제개념을 전파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에 대한 이론교육 및 현장방문, 체험활동 등을 경제교육과정에 추가하여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고장의 자연 · 문화 환경 등을 활용한 현장 밀착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도 제주지역의 큰 이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지역센터 아이들에게도 ‘FUN FUN’어린이 협동조합 캠프가 열릴 예정이란다.

전담강사 자체 스터디 모임도 활성화되어 있다. 김금율 강사는 “서로의 장단점을 벤치마킹 하고, 자유로운 의견을 교류하면서 발전해나가는 서로의 모습을 목격할 때 가장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강사들만의 친목도모도 질 높은 교육을 위한 과정임을 강조했다.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함에 있어서 학습적인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까지도 신경 쓰는 센터의 교육 방침은 다른 기관에서도 벤치마킹해도 좋을 것 같다. 청정도시 제주에서 뛰어놀며, 천진난만한 웃음의 짓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센터와 강사, 그리고 제주시민 모두의 노력으로 교육의 사각지대가 없어지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취재 · 정리 | 표초희 · 안선경
KDI 경제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