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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탐험대는 순항 중: 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 시사경제동아리 ‘경제탐험대’
취재 · 정리 | 박수정 · 박진채 2014.12.01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훌쩍 넘기고도 활발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경제동아리가 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 경제교육으로 경제적 사고력을 키우고 경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탄생했다는 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의 시사경제동아리, 경제탐험대! 학기 중에는 신문과 잡지를 발간하면서 이론을 다지고, 방학을 이용해 펀드투자에 도전한다. 푸른 바다가 펼쳐진 부산 해운대에서 경제탐험대원들을 만나보았다.


| 함께 읽고 쓰면서 경제 실력 쑥쑥!

경제탐험대가 2주 간격으로 발간하는 경제신문 EV(Economic View)는 최신 이슈를 사실 그대로 전달하는데 중점을 둔다. 10개를 모아 한권의 책으로 발행하는데 이미 48호에 이른다. 이와 병행해서 2007년 1월에 창간한 청소년 사회경제매거진 ET(Economic Thinking)도 매월 발행하고 있다.

경제탐험대가 학기 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EV · ET 발간의 시작은 관심 있는 이슈를 신문 스크랩하는 것부터다. 관련 기사를 모두 읽고, 기획회의를 통해 주제를 정하면, 각자 자유롭게 세부 주제를 선택해 원고를 작성한다. 모든 원고는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편집장들과 지도교사의 엄격한 검토를 거친다. 모든 작업이 3팀(독일어과 · 일본어과 · 중국어과)의 팀장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기 중에도 효과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료를 조사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어렵고 어색했어요. 특히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주제가 정해지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어요.”라는 박해인 학생(2학년)은 사회 · 경제 이슈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민지영 학생(2학년)은 “우리나라의 농촌경제가 쇠퇴됐다는 것을 교과서로만 접했는데, 자원문제에 관한 기사를 작성하면서 농촌의 현실을 알게 됐어요.”라며 농촌경제를 살릴 수 있는 연구를 해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사회학과 진학을 생각하던 박예은 학생(1학년)은 ET에 쓴 ‘독일의 사회와 경제’ 관련 글쓰기 활동들이 진로선택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학생들이 기사도 쓰고, 팀장이나 편집장의 역할을 하면서 글을 쓰고 보는 안목은 물론이고, 일을 주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어요.”라고 말하는 경제탐험대의 지도교사, 박세현 선생님은 경제적인 지식과 의견이 커가는 학생들을 볼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 자신만의 펀드 만들기

경제탐험대가 학기 중에 기사를 작성하면서 쌓은 능력은 방학 때 발휘된다. 특히 ‘펀드 상품 개발 및 운용 프로젝트(이하 펀드마켓)’은 5년 이상 활동을 지속할 만큼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겨울방학 중 3주 동안만 진행되는 펀드마켓 기간에는 학교로 배달되는 신문들이 모두 학생들의 차지라고 한다. 평소에는 잘 챙겨보지 못했지만 그때만큼은 주식 시세와 국내외 경제동향을 살피고 특히 금융시장의 흐름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펀드마켓은 학생들이 실제 펀드 운영과정을 경험하면서 간접적으로 금융시장을 체험하고, 시장경제에서 가격 결정의 원리를 알아갈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펀드마켓은 2명의 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진행한다. 각 팀은 기업 분석과 국내외 경제동향을 파악하여 6개 종목으로 펀드 상품을 개발하고, 3주간 4,500만 원의 사이버머니를 투자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한다.

올해는 처음으로 19개 팀이 개발한 펀드 상품의 설명서부터 운용 결과를 한권의 책, 『BIFL FUND MARKET』에 담았다. 민지영 · 박해인 학생은 소치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부가가치를 염두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줘.’라는 상품을 개발했다. 특히 스포츠 관련 종목에 직접 투자하기 보다는 올림픽 특수를 노린 광고업체를 투자 종목의 하나로 선정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수익률이 저조할 때는 그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답답했어요. 제 논리에 따르면 당연히 수익률이 높게 나와야 했거든요.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됐죠.”라는 박해인 학생은 생각처럼 사회가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하기도 했다. 복잡한 그래프를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는 민지영 학생은 “당시 4/4분기 기업들의 실적발표와 보고서, 관련 기사들을 보면서 주가 변동 요인을 파악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라며 체험활동 이후 신문이나 뉴스에서 그냥 지나치던 주가 변동을 눈여겨본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펀드도 알려주고,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을 소개하기 위해 펀드마켓을 시작하게 됐다는 박세현 선생님은 주식시세 변화만 입력하면 수익률을 간단하게 산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만큼 적극적이다. 박 선생님은 “인생이 경제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활동은 반드시 필요해요.”라며 앞으로 경제탐험대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선생님의 깊은 속을 헤아리듯 경제탐험대 학생들은 교과서로 경제를 배웠으면 딱딱하고 재미없었을 것이라며, 경제가 일상생활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깨닫고 있었다.

지난 8월, 경제탐험대는 제주에서 있었던 한국경제교육학회에서 EV · ET 등 그간의 동아리 활동 내용을 소개했다. 발표에 참여한 학생들은 “경제전문가와 교수님들 앞이라 긴장은 됐지만, 연습도 많이 했고 발표에 대한 평가도 좋아서 뿌듯했어요.”라며 새로운 시도에 의미를 부여했다. 경제에 대한 탐구에서 한발 나아가 생활경제를 실천하고 있는 경제탐험대의 앞으로의 10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취재 · 정리 | 박수정 · 박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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