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에 한국 경제는 명과 암이 교차할 전망이다. ‘명’은 3%대의 플러스 성장(현대경제 硏, 2015년 경제성장률 3.6% 전망)을 지속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암’은 2014년보다 나아진 모습이 아닌 지지부진한 경기 여건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명(明)과 암(暗)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은 우리나라가 세계 일곱 번째로 ‘3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천만 명)에 가입, 선진국 반열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편 4년 연속 고용률 신기록을 달성해 ‘고용률 70%’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될 것이며, 주택경기 활성화는 내수 회복의 비타민이 될 것이다. 반면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것은 가장 어두운 측면이 될 것이다. 수출은 수요부족 발(發) 세계경기 장기부진과 대중국 수출 부진, 엔저 공포로 힘든 한해를 겪을 것이다.
우리 경제의 “明”
[‘30-50 클럽’ 가입] 2015년에 한국 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 세계 일곱 번째로 30-50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2006년에 2만 달러를 넘어선 이래 9년 만의 쾌거로서, 주요선진국(G7) 중 캐나다를 제외한 6개국이 30-50 클럽 국가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재정과 부채, 물가 등 거시경제 부문에서 안정성이 유지되고, 국가신용등급도 상향 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4년 연속 고용률 신기록] 중장년층과 여성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취업자로 대거 이동하면서 고용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서 15~64세 고용률이 2015년에 66.2%를 기록, 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고용의 양적 확대에 이어 질까지 개선될 경우 가계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경기가 내수회복의 비타민] 2015년에 주택시장 회복세가 점차 강해짐에 따라 내수회복에 활력소가 될 것이다. 주택경기 개선으로 건설경기 회복세가 견고해지고,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 및 건설경기 개선에 따른 고용 증가로 소비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주택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이사 및 리모델링, 임대·금융서비스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우리 경제의 “暗”
[디플레이션 우려 지속]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것이다. 실제GDP가 잠재GDP를 밑도는 디플레이션갭(경제의 잠재적 공급 능력에 총수요의 크기가 미치지 못할 때의 그 차액)이 8분기 동안 이어지고 있으며, 실제물가가 잠재물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물가갭 또한 12분기나 지속되고 있다. 저성장·저물가 기조를 끊고 경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2015년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 수요부족 發 장기부진 우려] 2015년에 세계경제는 소비, 투자 등 유효수요가 부족하여 경기부진이 장기화되는 현상(secular stagnation)이 우려된다. 주요국의 소비증가율이 장기평균을 하회하고 있으며, 미래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낮아 총투자가 총저축을 하회하는 현상도 지속될 것이다.
[중국에 발목 잡힌 수출] 한국의 총수출을 견인하던 중국이 최근에는 오히려 한국 총수출을 끌어내리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로 인한 자급률 상승, 가공무역 축소 등의 교역구조 변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015년 이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엔저공포와 수출경쟁력 약화] 2015년에도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수출경합도(국외 시장에서 특정 국가 사이에 수출 상품 구조가 얼마나 비슷한지를 숫자로 나타내 양국 간의 경쟁 정도를 보여줌)는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15년에 일본기업이 본격적으로 수출단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며, 그만큼 한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은 약화될 것이다. 2015년에 원/엔 환율이 평균 950원으로 떨어질 경우 한국 총수출이 4.2% 감소하고, 900원까지 떨어질 경우 8.8%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저성장·저물가 탈피 위해 노력해야
2015년 한국 경제는 희망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에 희망적인 요인은 최대한 살려내고 우려되는 부분은 집중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특히 저성장·저물가 기조에서 탈출하기 위한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첫째, 확장적 정책 조합을 구사해야 한다. 재정 측면에서의 확대 편성과 함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 둘째, 온기가 피어나고 있는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매매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하며, 이를 통하여 민간소비와 건설경기 회복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내수 경기 활성화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고용의 양적 확대와 함께 질을 개선하여 가계소득이 증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사상 초유의 엔저 현상에 대응하여 원화의 상대적인 고평가 현상이 지속되지 않도록 미세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잠재성장률 제고 정책을 중단 없이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