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한국인’은 세계 곳곳을 찾아 발로 뛰는 젊은 대한민국 청년들을 소개합니다. 현지 국가의 사회, 경제,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의 발전경험 공유현장을 지켜보며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학부생 시절 국제개발에 대한 관심을 갖고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국제무대로의 진출을 꿈꾸게 되었다. 특히 NGO 활동 쪽에 마음이 기울어 있었다. 학부 졸업을 앞둔 즈음, KOICA 인턴십을 통해 라오스 소수민족 마을에서 1년간의 활동을 계기로 NGO뿐 아니라 다른 주체들도 국제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침 KDI 국제개발협력센터(이하 CID)에서 진행하는 KSP 사업을 알게 된 것은 내게 운명 같은 일이었다.
물고기 주는 것 아닌 잡는 법을 전수
KSP(Knowledge Sharing Program)는 협력 대상국이 필요로 하는 요청 분야에 한국의 발전경험을 기반으로 정책적 자문을 해줌으로써 지식을 공유하는 사업이다. 또한 협력 대상국의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발전방안을 모색한다. 쉽게 말해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짧은 시간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발전경험이 개발도상국들에게 분명 큰 시사점을 줄 것이라 믿고 KSP를 살펴보던 중 ‘Young KSPians(이하 YKSP)’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YKSP는 차세대 리더가 될 청년들을 선발해 각 국가별로 2명씩 해외출장 및 연수에 동행하고, KSP의 다양한 개발협력 분야 취업 관련 활동 등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국제적인 소양과 개발협력에 대한 학술·실무적 능력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이다. 개발협력 전문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정책자문 현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YKSP는 내게 새로운 빛과 같았다. 애타게 기다리다가 YKSP에 지원, 3기 구성원에 선발될 수 있었다.

미얀마 관련 정보
수도
네피도
* 양곤은 미얀마 정치·경제활동의 중심지, 2005년 11월까지 미얀마의 수도였으나
2006년 수도를 핀마나로 옮겼고 네피도로 이름을 바꿨다.
언어
미얀마어
면적
676,578㎢ 세계 40위(CIA 기준)
인구
약 5574만 명(2014년 CIA 기준)
GDP
653억 달러 세계 69위(2014 IMF 기준)
미얀마 KSP 사업현황
1. 과학정책
미얀마 과학기술연구기관의 역량강화 방안
2. 국가사업예산 평가
국가 프로젝트 평가 및 모니터링 능력 강화 방안
3. 직업개발 훈련
기술 인력을 위한 직업능력 교육 제도 개선 방안
4. 신용보증
신용보증기금 도입을 위한 실태 조사
내가 배정받은 국가는 미얀마. 올해 미얀마에서의 KSP 사업은 크게 네 가지로 첫째, 미얀마 과학기술연구기관의 역량강화 방안, 둘째, 국가 프로젝트 평가 및 모니터링 능력 강화 방안, 셋째, 기술 인력을 위한 직업능력 교육 제도 개선 방안, 끝으로 신용보증기금 도입을 위한 실태 조사로 나뉘었다. 협력 대상국에서 보내온 요청서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사전 조사를 실시하고 그 이후 담당자와의 면담과 현장 답사를 통해 정확한 수요를 파악해야 했다. 이를 위해 7월 한 달 동안 국가개황 정리와 신문 스크랩 등을 통해 미얀마에 대해 파악하는 과제를 수행했고, 2014년 9월 16일부터 3박 4일 간 미얀마 현지수요 및 세부 실태 조사를 위해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에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KDI 연구원, YKSP까지 총 10명이 동행했다.
현지 킥오프 미팅(Kick-off, 통상 KSP 연구진이 협력국의 관계자들과 처음 만나는 착수회의)을 시작으로, 분야별 관련 부처 면담, 관련 기관 방문 등의 일정을 빡빡하게 소화하며 국가 간 정책컨설팅이 이뤄지는 과정을 직접 보고 있자니, 내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열정적인 미얀마 정책담당자에 놀라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미얀마의 행정수도인 네피도에서의 일정이었다. 비행기 스케줄상 하루 만에 양곤에서 네피도로 또 네피도에서 양곤으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운영이 매우 중요했다. 새벽에 양곤국제공항에 도착하여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네피도로 향했다. 네피도에서의 미팅은 미얀마 측의 열정적인 의견 개진과 끊이지 않는 질문 공세로 예정보다 지연되었다. ‘이러다 다음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진땀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지나고 나니 정책담당자들의 적극적이다 못해 공격적인 요구에 놀랐던 탓도 있는 것 같다. 또 철저한 사전조사가 왜 중요한지 직접 피부로 느꼈던 자리였다.
YKSP에 참여하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혜택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함께 준비하고 나아가는 YKSP 3기 친구들, 특히 함께 미얀마에 배정되어 달고 쓴 경험을 같이 나눈 이승호 YKSP, 현지에서 만난 정책담당자와 관계자들, CID 연구원님들과의 만남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자 소중한 자산이다.
친구들에게 늘 “나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야.”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러나 실제 어떻게 개발협력 활동을 하고 국제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었다. 그런 내게 YKSP 활동은 그 해답의 실마리를 보여주었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기폭제가 되어 주었다. 현재 나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국제농촌 개발에 대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짧지만 강렬했던 미얀마에서의 경험은 내 진로의 등대이자 등불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비춰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