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사전적 정의는 ‘일정한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다. 조금 모호한 정의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도시라고 부를 수 있을까? 교과서에도 등장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5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상업·공업 등에 종사하는 가구의 비율이 50% 이상이 되면 도시로 규정한다. 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인구 수, 인구밀도, 산업별 인구비율 등의 통계지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도시는 통계로 정의된다고 할 수 있다.
도시는 한번에 형성되고 지속적으로 유지될까? 그렇지 않다. 도시는 인구와 기반시설이 늘어나면서 발전한다. 이를 ‘도시화’라고 하고 전체 인구 대비 도시에 사는 사람의 비율을 ‘도시화율’이라고 한다. 이를 계산하려면 도시(지역)인구와 전체인구라는 통계지표가 필요하다. 결국 도시를 알기 위해서는 도시 관련 통계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한국도시통계』에 대한민국의 생활상 총망라
도시와 관련된 주요 통계(자료) 중 하나는 행정자치부(구 행정안전부)에서 만드는 『한국도시통계』이다(이전에는 『한국도시연감』이란 이름으로 1966년부터 2008년까지 발간되었음). 지역의 경제와 사회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체계적으로 수록하여 지역의 변화양상을 파악하고 지역 간 비교를 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는 ‘지역주민의 생활여건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서 기능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국도시통계』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작성된다. 서울특별시, 각 광역시, 각 도의 시·군·읍에서 조사한 자료를 행정자치부 지역경제과에서 집계, 정리한다. 전년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1년 단위로 생산(교육현황은 특성상 전년도 3월 1일 기준으로 집계)된다.
『한국도시통계』는 인구, 거주(토지·주택 등), 공공행정 및 재정, 노동 사업체 및 광업 제조업(사업체 수·종사자 수 등), 농림수산, 에너지, 유통·금융·보험·기타 서비스, 건설·교통, 교육(학교·사설학원·도서관 등), 문화·관광, 보건(의료), 복지, 안전, 생활환경, 환경보호 등 총 15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 문제의 현황 파악에는 ‘국토 포털’이 도움돼
국토교통부에서도 『도시계획현황』을 생산한다. 국토·도시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또 각종 연구 분석 자료로서 활용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도시계획현황』은 도시계획 수립 대상인 모든 도시를 대상으로 하며, 시·군·구 도시과에서 시·도 도시과, 한국토지주택공사 공간정보처를 거쳐 국토교통부 도시정책과에서 최종 집계, 정리한다. 조사기간은 매년 3~7월이며, 7월 말경 공표된다.
『도시계획현황』은 도시·군(郡)관리계획 수립도시현황, 도시·군기본계획 수립도시 현황, 도시지역 인구현황, 시·도별 개발행위 허가(건수·면적 등), 시·도별 용도지구(경관·미관·고도 등) 현황, 시·도별 용도지역(도시·관리·농림 등) 현황, 1인당 도시지역(주거·상업·공업 등) 면적, 주요 도시·군계획시설(도시공원·주차장·학교시설 등) 현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 관련 통계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도시 문제의 현황 파악에도 필요한데,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국토 포털(http://www.land.go.kr)’ 서비스는 기억해둘 만하다.
주택 공급(주택보급률), 고용(고용률, 사업별·업종별 종사자 비율, 종사자 취업률), 도시기반시설(1인당 공원 면적, 공영주차장 확보율), 문화·복지시설(만 명당 문화기반시설 수, 십만 명당 공공도서관 수), 그리고 범죄 문제(강력범 발생·검거비율, 십만 명당 범죄발생건수)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서울시의 다양한 도시 관련 통계 활용
[각종 사업체의 위치 안내] 어떤 동네에 얼마나 많은 특정 분야의 업체들이 장사를 하고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업체의 이름과 대략적인 위치에 대한 정보를 지도로 확인할 수 있다면 어떨까? 재화와 서비스 소비나 거주지 선정 등에 대한 경제적 선택을 하는 데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서울시 지능형도시정보시스템(http://stat.seoul.go.kr/initinfo)의 ‘도시통계지도’ 서비스는 기존 GIS(지리정보시스템)와는 조금 다르다. 종합적인 정보를 하나의 지도에 모두 담아내는 대신 서울시 특정(선택) 지점의 일정 범위(반경 300, 500, 1,000m) 내에 있는 업종별(음식, 쇼핑, 의료, 교육, 생활, 문화/종교/여가, 복지, 금융 등) 사업체의 숫자와 이 지점이 소속된 지역구의 서울시 사업체 평균 수 및 선택 지점과 다른 곳의 사업체 수 대비율을 보여준다.
[도로 소통에 대한 체계적 정보제공] 어딘가로 가야할 때 도로 소통 정보는 출발 시점과 경로 판단에 도움이 된다.
서울특별시는 서울도시고속도로 교통정보(http://smartway.seoul.go.kr)를 통해 연간분석 통계정보와 월간분석 통계정보를 제공한다. 여기까지는 한국도로공사나 지역별 교통통계와 유사하다. 특이한 것은 특수일 통계정보인데, 설·추석 등 명절 외에도 불꽃 축제나 성탄절 시기의 시간대별 교통상황을 태풍 진로 예상도처럼 연속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주택, 환경, 범죄 문제 등 점차 심화되는 도시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통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다. 도시의 경계 안에서 직장을 구하고 살 집을 찾는 것부터 각종 편의시설에서 즐거움을 누리는 것까지, 통계를 알면 도시를 이해할 수 있고, 통계를 통해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할 수 있다. 통계는 도시에 대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