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협회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자유학기제에 신문이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NIE 수업동영상’을 만들고 11월 20일부터 NIE커뮤니티(www.pressnie.or.kr)을 통해 공개했다. NIE(신문활용교육)는 신문의 교육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수업방법이다. 2015년 "click" 경제교육의 주 독자층이며 활동수업이 확산되는 중학교에 특히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2015년 1월호부터 5월호까지 5개월 간 수업방법으로서의 NIE를 소개한다.1월호 협력(협동), 2월호 교과융합, 3월호 프로젝트, 4월호 토의·토론, 5월호 진로탐색
* 각 월호에 실리는 내용의 순서는 필자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수업에 활용한 책과 신문
경제 수업을 할 때 다른 교과의 개념과 결합하면 학생들에게 자연스레 융합의 의미를 이해시킬 수 있다. 예컨대, 경제 수업에 자주 등장하는 국제수지 균형을 물리 교과와 융합해 생각해 보자. 아주 평평한 바닥에 물 한 그릇을 엎질렀다고 하자. 방바닥에서 일렁이던 물은 시간이 흐르면 정지 상태에 빠지게 되고, 외부 충격이 없는 한 물은 정지 상태를 유지한다. 이런 상태를 물리에서는 균형 또는 안정 평형(정적 평형)이라 한다. 국제수지 균형도 흑자와 적자에 따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안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국제수지 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렇듯 교과와 교과 사이의 칸막이를 없애면 주어진 문제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교과 융합수업을 하려면 혼자서는 힘들다. 다른 교과와 협의를 통해 융합의 접점을 찾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면 다양한 교수 학습지도안을 만들 수 있다. 학교에서 융합교육을 할 때는 처음에는 교과 사이의 융합을 시도하고, 다음으로 책·신문·영상을 결합한 수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교과와 교과 사이의 칸막이를 없애는 교과 융합수업도 한계가 있다. 교과서만이 지식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식을 향유할 텍스트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책과 신문, 영상이다. 이런 여러 가지 텍스트를 활용할 때도 책·신문·영상 속의 이미지만 활용할 것인지, 이미지와 관련된 제시문을 줄 것인지, 아니면 창의적 발상을 요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양한 생명체의 정신세계 탐구하기’(활동지 참조)를 주제로 책과 신문, 영상을 결합해 융합수업을 한다면,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고려해 ‘섹션 ①, ②, ③’처럼 텍스트의 활용 범위도 고려해야 한다.
융합교육의 목표는 단순히 텍스트의 활용과 결합에 그칠 게 아니다. ‘지식교육·인성교육·창의성교육’의 통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그동안 이뤄진 일반적인 지식교육과 차별화되고 융합마인드도 키울 수 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설계해 수업한 ‘다양한 생명체의 정신세계 탐구하기’는 주어진 활동지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발표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섹션 ① → 다양한 생명체의 정신세계 탐구하기 → ‘이미지 중심’
생각할 문제: 과거에는 책이 사람을 형성했지만, 오늘날 인간의 의식은 영상으로 빚어진다. 텍스트 중심의 인문학은 이제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 속에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이는 이미지에 기초한 새로운 인문학(학습)을 요청한다.
섹션 ② → 다양한 생명체의 정신세계 탐구하기 → ‘이미지+제시문 중심’
생각할 문제: ‘텍스트 중심의 인문학은 이제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 속에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이는 이미지에 기초한 새로운 인문학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읽기와 쓰기에 기초한 학습 능력의 향상을 위해 책과 신문에서 제시문을 뽑아야 한다.
섹션 ③ → 다양한 생명체의 정신세계 탐구하기 → ‘이미지+제시문+창의적 사고 중심’
생각할 문제: 이미지에 기초한 학습과 학습능력의 향상을 위해 제시문이 필요하지만, 창의적 사고력의 증진 없는 학습은 의미가 없다. 특히 미디어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는 요즘 세대를 위해 창의적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양한 생명체의 정신세계 탐구하기> 활동지(하단 첨부파일 참조)
이 수업은 4단계의 학생활동 중심으로 설계했다. 첫 단계는 책과 이미지를 결합해 ‘기생충의 정신세계’를 탐구한다. 이때 기생충에 감염된 달팽이의 이상행동을 설명하고, 그 이유를 고민해 기생충의 조정 능력을 인간 행동에 비유하게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신문기사와 그에 관련된 이미지를 활용해 ‘식물의 정신세계’를 탐색한다. 암·수술의 길이가 다른 메밀꽃 사진과 관련 기사를 통해 식물의 암·수술은 자가수분을 피하기 위해 수술의 길이나 성숙 시기를 달리 하는 것을 이해해 식물도 정신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창의적으로 설정해 본다. 세 번째 단계는 신문과 영상을 활용해 ‘동물의 정신세계’를 고민해 본다. 자신을 남달리 사랑해 주던 이웃집 할머니가 사망하자 우사(牛舍, 소 우리)를 뛰쳐나와 멀리 떨어진 산소를 찾아 눈물을 흘린 뒤 빈소까지 들렀다는 소에 관련된 기사와 영상을 보고, 동물도 인간과 같은 감정이 있는지를 추론해 본다. 네 번째 단계는 욕망의 구조에 맞춰 ‘자신의 정신세계’를 정리해 발표하는 활동이다. 여러 가지 욕망 구조를 설명하고 자신의 정신세계를 탐색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해보는 인성교육 측면이 강한 단계이다. 이 수업은 정답을 찾는 교육이 아니므로 학생들의 창의적인 발상을 존중해 즐겁게 발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융합교육의 목표인 ‘지식교육·인성교육·창의성교육’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융합마인드를 갖춘 사람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책과 신문, 영상을 결합한 융합교육을 실시하면 융합 마인드를 갖춘 핵심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