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 박유연 지음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에서 과격 이슬람교도들이 시사만평 주간지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의 뉴스룸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는 테러가 벌어졌다. 야만적인 테러에 프랑스 국민뿐 아니라 세계인이 분노하는 동안, 국내 금융회사는 세계의 주가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했다. 테러 진압이 늦어지면 프랑스와 주변국의 경제가 악영향을 받으면서 주가가 떨어질 수 있고, 테러 본거지인 중동에 대한 서방(西方) 국가들의 공격이 벌어질 경우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유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삶은 세계경제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중동 전쟁이 벌어지면 유가가 오르면서 당장 차에 넣는 기름 값을 걱정해야 하며, 에볼라가 급격하게 확산돼 아프리카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이곳으로 물건을 수출하던 국내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염려스럽다.
이런 시대에서 경제를 이해하려면 세계경제의 흐름과 구조에 대한 파악은 필수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한 곳이다. 수출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게 ‘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를 펴낸 이유이다. 한국경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세계경제를 충실히 파악하자는 뜻에서 책을 쓴 것이다.
책에서는 세계경제에 대한 기본 이슈를 A부터 Z까지 종합 정리했다.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기본 축인 무역·환율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른 기본 개념도 함께 풀어냈다. 그리고 각국 경제가 국제금융 등 연결고리를 통해 어떻게 연결되고, 경제정책은 어떤 영향을 받는지도 설명했다. 또 현재까지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행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세계경제 속의 한국경제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환율은 외환의 가격이다.’ 책에서 설명한 환율의 개념이다. 우리가 세계경제의 각종 개념을 접할 때 어렴풋이 이해하면서 헷갈려 할 때가 많다. 환율이 대표적이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가치가 오른 것인지, 외국 돈의 가치가 오른 것인지 혼동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럴 때 환율은 외환의 가격이란 개념을 머리에 새겨두면 좋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랐다는 것은 1달러의 가격이 두 배로 오른 것이다. 1달러를 사는데 예전보다 두 배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그만큼 원화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환율 상승=외환가치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처럼 책을 통해 학생들이 잘 알지 못했던 세계경제의 개념들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계기를 가졌으면 한다. 더불어 단순지식 습득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체의 구조를 그릴 수 있는 시야를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 이후 앞으로 대학에 진학해서 어떤 일을 할지 고민이 될 때 좁은 국내시장의 문을 두드리기보다는, 세계를 무대로 일을 해보겠다는 포부를 갖는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국제기구에 취업하는 방법을 간략하게나마 책에 소개해 놨으니 참고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