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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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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현장리포트: “경제교육위원회 활성화시킬 계획” - 이지순 한국경제학회장 인터뷰
KDI 경제정보센터 이정미·박진채·한동익 2015.04.06

대담 일시 및 장소: 2015. 3. 13(), 서울대학교

대담: KDI 경제정보센터 이정미·박진채

정리: KDI 경제정보센터 한동익

 

우선 제45대 한국경제학회장에 취임하시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 중차대한 역할을 맡게 되시어 어깨가 무거우실 줄 압니다.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깨가 무거운 게 아니라 무너져 내립니다(웃음). 지난 달 24일에 취임해서 얼마 안됐으니까 준비할 게 많아요. 제가 맡을 자리가 아니고 좀 더 젊은 분들이 하셨어야 하는데, 어렵지만 봉사하는 자리니까 학회 회원들이 연구하고 교육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학회를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올해 학회의 운영 방향은 어떻게 잡으셨는지요.



학회가 최근 몇 년 간 대외적인 행사를 많이 했어요. 경제학계를 대표하니까 대외 행사를 해야겠지만 횟수를 줄여서 1년에 4회 정도 정책세미나를 개최하고, 그보다는 학회회원이 공부하는 데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연구모임을 장려한다든지, 여름이나 겨울에 일주일 정도 스터디 캠프 등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최근 사회적 갈등 문제가 크잖아요. 경제학이 갈등 해소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같이 논의해보기도 하고요. 경제교육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KDI 경제정보센터와 함께할 경제교육 사업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수능에서 경제를 선택하는 숫자가 1만 명 아래로 떨어지고, 고등학교에서의 경제과목 선택률도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학교 경제교육이 활성화되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매일매일 사는 것이 바로 경제이고 선택의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경제 문제로 생각하지 않겠지만, 직장을 구하고, 배우자를 선택하고, 집을 사는 것도 경제활동입니다. 그런데 경제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학교 교육이 입시 위주가 되고 경제가 선택 과목이 되다 보니까 학생들 입장에선 경제과목을 선택할 이유가 별로 없는 거죠. 학생이 점점 줄어드니 학교에서는 경제 과목 개설을 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집필자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연구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경제적인 마인드를 심어 주는 조기교육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경로의존성이란 게 있으니까, 그것도 하나의 방안입니다. 경제교육이라는 말 대신에 다른 표현을 써서 중요성을 알려야 합니다. 전반적인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고등고시 이래로 경제교육이 필수에서 빠졌는데, 그렇다고 다시 필수로 지정할 수도 없죠. 제 입으로는 선택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경제 과목을 필수로 지정해야 한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경제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니 경제학회에서도 방법을 생각해봐야죠.


금융교육은 어릴 때부터 하는 게 중요합니다. 금융 분야에서도 금융 사기나 금융 다단계, 금융소비자보호 문제등을 해결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사탕발림에 넘어가서 문제가 생기는 거잖아요. 특히 금융소비자 문제가 큰데, 우리나라처럼 금융업체에서 돈 빌려가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나라가 없어요. 온갖 매체를 통해 대부업자들이 돈을 빌려주겠다고 광고하죠. 거기다가 정부가 이자율을 더 낮춰서, 가계부채가 너무 늘어나지는 않을지 걱정돼요. 부채라는 건 자신이 갚을 능력을 생각해서 써야죠. 경제교과서에 금융 부문이 추가된 것은 좋은 방향이라고 봅니다. 좋은 교과서를 집필하는 일은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지속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탈북자·고령자·다문화이주민을 위한 맞춤형 교육도 필요하겠지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이 꽤 여러 기관에서 실시되고 있는데요, 정부차원의 표준화된 교육이 필요할까요? 이에 대해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표준화라는 게 상당히 큰 이슈잖아요. 그런데 교육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잘하는 것을 주로 교육하게 되겠죠. 그래서 전반적으로 큰 틀은 표준화할 수는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각 기관이 가진 강점을 수행하면 되겠지요. 인위적으로 단일화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무슨 내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관한 경제교육 표준안을 마련하고 그게 좋으면 그대로 또는 원하는 바대로 약간씩 수정해서 사용하게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유관기관과의 경제교육 협력사업을 구상하고 계시는지요.


우리 학회에서 15년 전에 경제교육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경제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모셔서 세미나도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는데, 최근 활동이 미미해졌습니다. 제가 다시 부활시켜서 경제정보센터를 위시한 관련기관들과 협력사업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올해 9~10월경에 경제교육과 관련한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하려고 합니다.

 

교수님께서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는 경제교육 영역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년퇴임 전부터 북한에 가서 교육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 전공이 경제성장과 발전()이라서, 북한이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길로 나아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문제를 북한의 대학생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아직도 그 꿈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그런 일이 가능한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