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는 인재도 자원도 없는 싱가포르를 세계 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제를 완전 개방하여 해외자본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믿었다. 이를 위해 그는 기업 활동을 옥죄는 온갖 규제를 완화하거나 철폐하고, 노조를 없애고, 법인세율을 낮췄다. 법인세율은 현재 아일랜드가12.5%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데 싱가포르는 17%로 두 번째로 낮다. 법인세율이 낮으면 해외자본, 곧 공장을 지어 생산하기 위해 들여오는 ‘해외직접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2013년까지 싱가포르에 들어와 쌓인 해외직접투자액은 무려 8,377억 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에 해외직접 투자가 중국에는 9,568억 달러, 아일랜드에는 3,777억 달러가 쌓였다. 그러나 한국은 1,674억 달러에 그쳤다. 이처럼 엄청난 해외자본이 싼 임금, 싼 토지사용료와 결합하여 중국은 세계 굴뚝산업의 중심 국가가 되었다.
리콴유가 싱가포르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를 완전 개방하여 해외자본을 엄청나게 유치한 결과 싱가포르 경제는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리콴유가 싱가포르를 세웠을 당시인 1965년 1인당 국민소득은 500달러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1989년에 1만 달러대를 기록한 후 1994년에 2만 달러대, 2006년에 3만 달러 대, 2010년에 4만 달러대, 2011년에 5만 달러대(현재 약 56,000달러로 세계 6위)로 올랐다. 불과 22년 만에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대에서 5만 달러 대가 된 것은 해외직접투자 유치 덕분이다. 아일랜드만이 해외직접투자 유치로 19년 만에 1만 달러대에서 5 만 달러대로 올라 싱가포르를 앞선다. 또한 싱가포르는 1970∼201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7.2%로, 같은 기간 9.1%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는 중국 다음으로 높다. 한국도 7.1%로 꽤 높은 편이다.
싱가포르의 경제발전은 1960년부터 수출주도형 개방정책으로 고도성장을 이룩하여 산업화에 성공한 우리에게도 교훈을 준다. 이제 우리는 산업화를 바탕으로 선진화에도 성공해야 하는데 우려되는 점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해외직접투자의 경우, 2000년 이후 4개 연도를 제외하고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돈보다 해외로 나가는 돈이 훨씬 더 많다. 그 이유는 기업 규제와 노동시장 규제가 심해 기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지도자들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일류국가로 만든 리콴유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 해외직접투자
새로운 사업체를 설립하거나 기존 사업체의 인수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로, 주식·채권과 같은 형태로 투자하는 간접투자와는 구별된다.
● 해외간접투자
투자자의 경영참가 없이 배당·이자·시세차익 등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로 외국주식이나 채권 매입, 금전 대출 등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