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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국내외 경제교육: 2015년 교육과정 시안, 경제과목은?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위원 2015.06.02

최근 교육부는 2015년 교육과정 시안을 발표하였다. 경제 과목만 한정해서 살펴보았을 때, 이번 교육과정은 2009년 개정 교육과정과 비교하여 커다란 변화를 찾기 어렵다. 다만 고등학교의 필수 과목으로 2009 개정 교육과정에는 없었던 통합사회가 신설되었다. 이러한 근거로 볼 때 경제 분야는 과거의 연장선상에서 교과서가 집필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안이기 때문에 수정 보완의 여지는 있겠지만, 이때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변화의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서는 초··고 과정이 아니라 고등학교 경제 교과만을 논하고자 한다. 우선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한다면, 내용 체계에서 현행 6영역 체제에서 5영역으로 축소되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기존에 있던 각 영역의 내용 요소를 단순히 재배치하였다는 점에서 감소라는 표현을 쓰기가 힘들다. 물론 이는 경제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체계로 인한 제약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교육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가르치는 내용에 변화가 없는 학문적 체계를 고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고민해볼 문제다.

 

2014년 교육과정평가원이 교사를 대상으로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설문조사하였다. 경제와 정치 과목만 유독 내용, 분량, 난이도, 학생의 흥미도(경험) 등의 항목에서 가장 나쁜 평판을 보였다. 심지어 일부 교사는 경제 과목이 수능을 치르는 9천여 명만을 위한 것이며, EBS 문제풀이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가 새로운 교육과정을 내놓았음에도 내용에 대해 그다지 큰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교과과정에는 몇 가지 내용 요소가 제외되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는 있었던 분업, 교환 탄력성 세계 경제 환경 변화를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이러한 내용 요소를 제외한 이유는 아마도 분업과 교환은 다른 과목이나 선행 학습(중학교)을 통해 충분히 익힌 것으로 파악한 듯하다. 탄력성은 수능시험 문제에 단골처럼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으나 수학처럼 어려워 학생들을 배려해 준 것 같다. 국제환경 변화는 2018년에 배우게 될 통합사회에서 다루기 때문인 것으로 굳이 유추할 수 있다.

 

이런 맥락이라면 현재 시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른 개념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시장경제 기능과 역할, 시장실패에서 다룰 내용 가운데 정보비대칭성, 총 수요와 총공급, 재정·금융정책, 국제수지의 용어 제시 등은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편, 소득분배는 사회적 관심사도 크고 요즈음 크게 강조되고 있는 분야이기때문에 교과에서 다뤄볼 만한 주제이다. 물론 내용 요소 가운데 무엇을 추가하고 제외할 것인가는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다.

 

이번 2015년 교육과정의 요체는 기존의 내용 요소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있었다. 그렇지만 발표된 시안은 이러한 기대에 못 미쳤다고 본다. 현재와 같은 경제 교과서, 선택 과목 및 수능 위주의 시스템, 변화가 없는 교육 방법론은 경제교육의 해체만을 가속시킬 것이라는 위기감을 확산시킬 뿐이다. 2015년 교육과정이 이러한 수요나 바람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있다. 어찌 보면, 경제교육은 현재 세 가지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내용 요소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점, 가르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점, 경제교육의 중점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를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경제교육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의 합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가르칠 내용 요소의 축소에 대해 의미 있는 의견을 피력한 맨큐(Mankiw) 교수의 말로 끝을 맺고자한다.

 

내가 얼마만큼 가르칠 것인가(how much can I teach)가 아니라 학생들이 얼마만큼 이해할지(how much can my students absorb)를 고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