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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수업에 활용해보자: 책 한 권에서 20개 키워드 뽑아내기
박현희 독산고등학교 교사 2015.07.02

지난 호에 실린 수업에 활용해보자에서는 잘산다는 것(강수돌, 너머학교)을 읽고, 키워드를 적은 헥사 카드를 배열하여 읽은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을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는 이 활동 수업을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책 한 권을 한 장으로 정리하기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내용을 한 페이지로 정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때 그동안의 활동 결과물로 나온 네 장의 키워드 헥사판은 큰 도움이 된다.

 

학생들은 목차대로, 저자가 강조한 순서에 따라, ‘살림살이 경제 vs. 돈 벌이 경제라는 대립 구도를 설정하고 그에 맞추어 정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키워드를 정리하였다. 책 한 권의 내용을 한 페이지에 정리한다는 것은 책 좀 읽었다는 성인들도 버겁게 느끼는데, 학생들은 단 20개의 키워드만을 사용하여 정리해 냈다.

 

 

 

 

내가 생각하는 잘산다는 것

저자의 생각을 넘어 자신의 생각으로 나아가는 활동이다. 책의 내용을 잘 정리하고 이해했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무적인 일이지만, 여기서 멈추기에는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수돌이 생각하는 잘산다는 것을 읽었으니 이번에는 내가 생각하는 잘산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펼쳐볼 수 있지 않을까? ‘독서를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보다 풍부하게 펼쳐나가기!’ 이것이 바로 독서를 통해 우리가 얻고 싶은 바가 아닐까? 그야말로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기라고 할 수 있겠다.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쳐보였다.

 

 

 

저자와의 만남

저자로부터 책과 관련된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면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에 연락해서 그동안 우리가 해 온 일을 이야기하고 저자와의 만남을 갖고싶다는 뜻을 전했다. 놀랍게도 저자인 강수돌 교수가 우리 학교를 방문해 강의를 해주었다. 학교 도서관의 협조를 얻어 저자와의 만남행사를 진행했다. 많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100석이 넘는 소강당을 꽉 채웠고, 읽은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저자에게 질문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키워드 헥사 전시회

학생들이 만든 헥사판을 모두 모아서 도서관 벽에 붙이고 전시회를 했다. 자기 작품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는 학생, 같이 온 친구나 선생님께 자랑하는 학생, 다른 친구들의 작품을 꼼꼼히 살펴보는 학생 등 도서관에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겠지만, 결과물들이 내용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미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아름답고 완성도가 높아서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었다.

 

전시회를 준비하는 나의 솔직한 마음은 이러했다. 특별히 미술을 잘 하지 않아도,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지 않아도, 수업 시간에 성실히 참여한 것만으로도 이렇게 자랑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깨닫기를 바랐다. 또한 그것을 다른 친구들도, 교사들도, 다시 말해 학교 전체가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이 전시물은 해가 바뀐 올해까지 계속 도서관 벽을 장식하고 있다. 1학년 학생들은 선배들의 활동 결과물을 보면서 더 자연스럽게 키워드 헥사 독서의 세계로 빠져 들어갈 수 있었다. 신입생들의 헥사판이 추가되면서 전시물은 더 풍부해졌다. 이같은 교과 독서 활동이 우리학교의 전통으로 이어지리라 기대해 본다.

 

다음 호에서는 키워드 헥사로 책 읽기가 다양하게 변형·진화하는 모습과 학교 교육 현장에서 키워드 헥사로 책 읽기수업을 시도 해보려는 이들을 위한 팁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