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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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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교사 에세이: 교과서 밖의 경제, 살아 있는 경제 수업
박세현 충남삼성고등학교 교사 2015.07.29

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나는 교과 수업과 진로진학 정보를 제공해 주기만 하던(?) 3 담임 역할이 익숙했다. 그러나 작년에 처음으로 2학년 부장 겸 3반 담임을 맡아 그간의 정보제공자 역할에서 벗어나 2학년 학생들이 하면 좋을 것 같은 교내 활동을 각 학급의 담임선생님들과 의논하여 추진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


그 첫 번째가 일본과 중국으로 가는 해외체험학습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팀별 과제연구 프로젝트였다. 이 활동은 같은 나라로 체험학습을 가는 학생들이 2명씩 팀을 구성하여 자신들의 진로와 관련된 주제를 선정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현지에서의 체험학습 기간에도 학생들은 연구와 관련된 사진촬영과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열의를 보였다. 귀국 후에도 연구는 계속되었다. 학생들은 틈을 내어 논문을 작성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 선생님들이 피드백을 해주는 시간을 여러 차례 가졌다. 힘들다며 빨리 끝내버리고 싶다는 푸념을 늘어놓는 학생들에게 쉽게 얻은 것은 값어치가 없다는 말로 그들을 격려했다. 당시 나는 사회문화 수업을 맡고 있었는데 연구 방법, 자료수집 방법, 연구 윤리 등의 내용이 나올 때 팀별 과제연구와 연관 지어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연구를 도왔다. 4개월 여의 기간을 통해 드디어 10여 편의 논문이 수록된 각 학급별 논문집 Beyond Germany, China, and Japan이 발행되었다.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에 환호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그동안의 수고를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


여름방학에는 맞보고 읽기 프로젝트(진로 맞춤형 연구보고서 읽고 토의하기)를 시작했다. ‘맞보고 읽기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진학 분야와 관련된 연구논문을 읽고 동일한 진로진학을 꿈꾸는 친구들과 그 내용에 대해 토의하고 정리해 보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교과 선생님이 추천하는 대학 전공학과에 맞는 논문을 정독하고 이를 정리한 후 토의하고 활동지를 작성하는 과정을 2학기 동안 세 차례 반복하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교과서와 수능 문제를 넘어서는 연구 논문 3편씩을 읽어보는 기회를 가지며 자신의 희망 전공과 관련된 심화된 지식을 쌓아갈 수 있었고 활동을 모두 마친 후에는 논문 요약집 맞보고 읽기’ 8권을 발행하였다.


해가 바뀌면서 나는 새로운 환경에서 가르쳐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정들었던 학생들과 이별하고 부산을 떠나 이곳 충남 아산의 충남삼성고등학교에서 경제를 가르치고 있다. 나는 경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경제는 살아있다는 것을 알아갈 수 있도록 교실 스마트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경제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북극 개발, 글로벌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등 오늘의 경제 현상을 제시한 전문가들의 글을 읽고 분석하는 활동도 진행하며 학생들이 경제를 조금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경제가 교과서 속에서 화석처럼 죽어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 속에서 그리고 아산의 넓은 들판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아 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