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육학자로 유명한 네브라스카(Nebraska)대학의 왈스타드(William B. Walstad) 교수와 퍼듀(Perdue)대학의 와츠(Michael W. Watts) 교수는 최근 미국 고등학교 경제교육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1) 논문에서는 미국의 경제교육의 현황, 교육과정과 학생들의 경제에 대한 이해력, 교사들의 경제학 수강 정도, 교재 및 교육방법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본지는 연구 결과를 2회에 걸쳐 소개하고 우리나라 경제교육에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미국 교육부가 편찬한 2009년 고등학교 편람에 따르면, 미국 학생들의 사회과목 수강 비율은 경제 58%, 역사 94%, 세계사 81%다. 미국 학생들은 사회과목들이 한데 묶인 과정을 수강할 수 있는데 정부론·정치·윤리는 84%, 심리·사회는 39%, 지리는 29%로 조사되었다.2) 경제과목 이수 비율은 1982년 24%, 1990년 43%, 2009년 58%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경제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 주(州)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경제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 주는 1982년 7개, 1990년 15개, 2009년 22개로 증가했다.
경제과목은 다른 과목과 융합하여 가르치기도 한다. 소비자 경제와 개인 금융, 비즈니스와 직업 교육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선택 과정으로 소비자 경제는 8% 정도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졸업했다. 비즈니스, 기업가 정신, 비즈니스와 경영 등을 한데 묶은 과목은 약 18%가 수강했다. 또한 다른 사회과목에서도 경제학 내용이 관련 과목의 형태로 포함되기도 한다.
미국 고등학생의 경제이해력에 대해서는 "click" 경제교육 2015년 7, 8월호에 전국교육성과평가(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 NAEP) 결과를 다루며 소개한 바 있다. 경제과목을 수강한 학생일수록 NAEP에서 더 높은 성취도를 보였다. 미국의 고등학생들은 대학 입학 전에 선수 학습(Advanced Placement, AP) 과목 수강을 통해 대학 학점을 미리 취득하기도 한다. 2014년 거시경제학은 11만7,209명, 미시경제학은 7만4,049명이 AP 시험에 응시하였다. AP 시험을 치른 학생의 비율은 전체의 6%이다.
경제 수업의 효과에 대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취도를 측정한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경제과목이 필수로 지정된 주의 성적이 그렇지 않은 주의 대학생들보다 더 좋았다. 하지만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고등학교 시절 경제과목 수강이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회 관련 과목의 수강이 경제이해력에 도움을 주었을까? 예를 들면, 미국 역사와 같은 과목에서 경제 관련 내용을 배울 수도 있는데 역사를 수강한 학생은 경제이해력이 향상됐을까? 논문은 그 효과가 아주 제한적이거나 교사의 역할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결과를 보여 준다. 논문에서는 경제에 대한 관심이 낮은 교사의 수업 준비 부족, 통합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는 보충 자료의 부족 등을 주요원인으로 꼽았다. 결국 인접 사회과목을 통한 통합적 경제교육의 효과는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1) William B. Walstad & Michael Watts,『Perspectives on Economics in the School Curriculum: Coursework, Contents, and Research』, Journal of Economic Education, 2015
2) 역사와 세계사의 학습기간은 1년이고, 그 외 사회과목은 한 학기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