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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교사 에세이: 대학 아닌 취업을 꿈꾸는 아이들
김익중 부산진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 2015.09.23

교무실 한켠에 자리한 내 책상에는 항상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그 학생들 중 대다수는 내가 지도하는 금융동아리 부원들이다. 그들은 거리낌 없이 나를 찾아와 취업만이 아닌 학업과 생활 전반에 걸쳐 상담을 요청하면서 내가 가진 정보와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 나는 자신들의 꿈을 위해 수시로 나를 찾는 학생들이 마냥 대견하다. 이런 이야기를 주위 누군가에게 할 때마다 교사가 천직이라는 말을 듣는다.


현재 내가 교편을 잡고 있는 곳은 특성화 고등학교다. 이 학교로 전근을 오기 전까지는 일반계 고등학교에 있었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일반계고와는 달리 특성화고는 취업이 우선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취업을 염두에 두고 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에 졸업을 하기 전에 취업이 결정되어야 한다.


우리 학교에 입학하기 전 학생들은 취업과 대학 진학 사이에서 취업으로 자신의 목표를 확고하게 정했다. 학교도 ‘선(先)취업 후(後)진학’ 시스템을 마련해 학생들이 가진 꿈을 지지하고 목표를 이루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나 역시 이러한 교육 분위기 속에서 취업지원부장을 맡아 인성과 실력을 갖춘 미래 인재들이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학생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선호도가 매우 높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금융권 취업을 위해 각 금융기관에 맞는 자격요건과 인재상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나름의 단계를 밟아가는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고자 2011년 금융동아리를 만들었다.


동아리 활동은 학년별로 진행된다. 1학년은 인성교육과 금융 자격증 취득을 위한 특강, 2학년 대상으로는 자기소개서 작성, 이미지 메이킹 등 취업 클리닉 강좌를 연다. 대부분의 수업은 내가 직접 준비하지만, 때에 따라서 외부 강사를 섭외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은 정규 동아리 시간을 비롯해 방과 후, 여름·겨울 방학에도 쉼 없이 진행된다. 취업을 목전에 둔 3학년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3학년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에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누구보다 열의를 보인다. 이들을 위한 맞춤형 취업교육이 실시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금융동아리가 다른 동아리와 차별성을 갖출 수 있는 근본적인 요인에는 ‘멘토-멘티 제도’가 있다. 지도교사 1명이 각 학년 23명씩, 총 70명에 이르는 학생들을 동시에 관리하기란 현실적으로 여간 벅찬 게 아니다. 이 제도는 혼자서 동아리를 운영·관리하며 느낀 애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도입하였지만,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다. 1, 2, 3학년 학생들이 모두 일대일 매칭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정(情)뿐만 아니라 취업에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성장을 도왔다.


멘토-멘티 제도를 바탕으로, 학기를 불문하고 활발히 진행된 동아리 활동은 놀라운 성과로 이어졌다. 부산지역 대표로 전국 대회에 출전해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꾸준히 입상할 정도가 되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동아리 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곳에 원하는 곳에 취업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학기 초 동아리 신입 부원 선발을 위해 면접을 실시하면 경쟁률이 4:1에 이를 정도로 금융동아리는 우리 학교 대표 동아리로 성장했다. 취업보다 금융동아리 입부가 더 힘들다는 말이 있을 정도란다. 금융동아리 활동 성과와 명성을 확인할 때마다 교사로서 학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되짚어 보며, 소명의식을 100% 발휘할 에너지를 충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