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2015년 9월 10일 오후 6시
장 소 서울진진바라
참석자 최성권 기획재정부 경제교육홍보팀 사무관
김광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임윤희 서울남부교육지원청 장학사
허은영 등원중 수석교사
이정미 KDI 자료연구팀장(사회)
박진채 KDI 자료연구팀 전문연구원
"click"경제교육은 경제교육 표준교재 교사용 지도서 발간을 맞아 교재 개발에 참여한 개발·운영진과 집필진이 모여 개발과정·활용계획 등을 논의하는 특별 좌담회를 가졌다.
이정미 경제교육 표준교재 개발 사업은 어떻게 기획되었나요?
최성권 요즘 정부뿐만 아니라 경제단체, 금융기관, 언론사, 시민단체에서도 경제교육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제교육이 수도권과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지방 소재 학교나 취약계층의 여건은 매우 열악합니다. 경제교육 강사별 편차로 인한 경제교육의 질적 저하를 막고, 학교와 취약계층에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기획재정부는 초등학교 고학년·중학교 저학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비사회과 교사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경제교육 표준교재 교사용 지도서를 KDI와 공동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정미 지난 8월 경제교육 표준교재 직업·소비·금융 편이 발간됐는데요, 집필하신 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허은영 <직업>은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고 직업의 필요성과 직업 탐색 방법을 살펴보면서 직업의 선택과 준비를 도와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5차시는 진로를 준비하면서 겪는 실패를 슬기롭게 극복해내는 방법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김광호 선생님 두 분과 <소비>를 집필했습니다. 큰 주제는 소비이지만, 경제의 기본원리인 합리적 선택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제에서 근본적으로 다루는 희소성과 기회비용, 국민경제순환에서의 소비의 역할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많이 거론되고 있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내용도 담았습니다.
임윤희 <금융>은 불확실한 미래를 현실적으로 대비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고, 쓰고, 모으는 과정을 소개하였고, 특히 신용관리를 다루어 무분별한 소비를 지양하도록 하였습니다.

이정미 표준교재가 기존 교재와 다른 점은 교과서 단원 순서에 구애 받지 않았다는 것과 모둠별 활동·토론 학습 위주로 구성된 점인데요, 집필하실 때 어디에 중점을 두었나요? 애로사항도 있으셨을텐데요.
허은영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지를 첫 번째로 생각했습니다. 내용을 전달할 때 동영상이나 인터넷 검색을 활용해서 학습할 수 있게끔 구성했고요. 직업카드를 이용한 카드 분류 게임 활동으로 자신의 적성, 흥미를 파악하고 직업을 탐색할 수 있게 했습니다.
표준교재의 주 대상이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저학년이기 때문에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집필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직업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5차시로 추려내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김광호 교재의 대상과 특성을 고려해서 쉽고 재미있게 내용을 구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 있다보니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 아래 단계는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허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톤을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임윤희 교사용 지도서이기 때문에 선생님 입장에서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선생님들이 이 교재를 봤을 때, ‘이 정도면 나도 가르칠 수 있겠다’고 느낄 수 있을 만한 수준에서 활동 위주의 내용으로 구성했습니다.
이정미 경제교육 표준교재 발간에 앞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 분야별로 전 차시에 걸쳐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어떠셨나요?
박진채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표준교재를 활용한 수업을 재밌게 생각하고 좋아했지만, 낯선 용어가 어려웠는지 수업 진행하면서 질문하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교재가 현실과 학생 수준에 맞는 내용으로 구성되고, 재미있는 소재가 추가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최성권 교재가 조금 더 쉽고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학교와 지역아동센터를 가리지 않고 나온 말이었습니다.
이정미 현재 표준교재를 활용해 경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표준교재를 활용한 첫 번째 사업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성권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지역아동센터 235개를 선정해, 이곳 아동들을 대상으로 표준교재를 활용한 경제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그룹(150명)과 경력단절여성 그룹(100명)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는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또 다른 교육 현장입니다. 지역아동센터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한 경력단절여성 강사가 엄마의 마음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려운 용어를 학생들이 이해를 했는지 수업 중간에 확인하고, 학생들이 결석하면 수업 계획과 진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모습에서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수업 후에는 학생들과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따로 가져서 유대관계를 돈독히 한다고 합니다.

이정미 교재 발간 후 학교 현장에서의 반응이 생각보다 뜨겁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친절한’ 교사용 지도서는 없었다는 평도 들리는데요. 집필진으로서 아쉬운 점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김광호 <소비>는 다른 파트와 비교했을 때 내용이 더 이론적이고 추상적으로 쓰여진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표준교재 추가 개발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카툰도 넣고 문장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엽적인 내용일지 모르겠지만, 교재의 디자인 등 편집에도 공을 들였으면 좋겠습니다.
허은영 다양한 시청각 자료가 제공이 되지만, 선생님 입장에서 파일을 일일이 찾아서 수업에 활용하는 것이 때에 따라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수업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PPT나 편집된 동영상을 파일 형태로 선생님들께 제공하면 널리 사용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업체나 전문가를 모셔서 윤문이나 디자인을 맡기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임윤희 앞서 두 분이 말씀하신 것 외에 교재의 종이가 필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필기를 하면 글씨가 번지더군요. 다음에는 사소한 것이라도 사용자의 입장이 고려되었으면 합니다.
이정미 집필진으로서 경제교육 표준교재가 어떻게 활용되길 바라시나요?
임윤희 시험이 끝나고 난 뒤에 학생들이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시간에 표준교재를 활용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어요. 이런 생각이 현실에 맞게 구체적으로 적용되고 활용도까지 높이려면 특정한 유인이 필요한데, 현재 지원청은 17시간 수업을 계획해 진행하면 하나의 과목을 이수한 것으로 간주하자는 내용을 검토 중입니다. 9월 말 교장, 교감 선생님 연수와 11월에 예정된 서울남부지역 소속 34개 학교 교무부장, 연구부장 연수에서 표준교재를 소개해서 현재 논의하는 내용이 현실화되도록 하겠습니다.
허은영 교사들이 개발된 자료와 PPT, 동영상에 대해 완벽히 숙지한다면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겠죠. 표준교재를 교육현장에서 오랫동안 활용하려면 교사 교육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성권 기획재정부에서는 경제교육 포털시스템 구축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완료되는 대로 표준교재 활용에 적극 동참할 계획입니다. 경제교육 전담 교사 양성을 위해 비사회과 교사를 비롯해 지역경제아동센터 강사들을 지속적으로 교육할 계획입니다.
이정미 하계 교사 직무 연수에서 표준교재 설명회를 가졌는데 추가 교재 개발 계획에 대한 문의가 매우 많았습니다. 향후 표준교재 발간 계획이 궁금합니다.
최성권 경제교육 표준교재 제작을 위해 작성된 로드맵에 따라 1차년도 교재가 제작되었습니다. 현장 수업을 참관하면서 느낀 점과 집필진께서 주신 의견을 바탕으로 국제경제, 기업가 정신, 국민경제와 정부의 역할 분야를 추가 개발할 계획입니다. 다음에 제작되는 교재는 이번에 발간된 교재보다 여러 면에서 더 좋은 교재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보겠습니다.
이정미 최 사무관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구체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계속사업으로 표준교재를 개발해 나간다면 경제교육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파일럿 테스트를 다니면서 강사의 교육 방법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강사 교육에도 힘을 쏟아 교재가 사장되지 않고 잘 활용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 주신 운영진·집필진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