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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학교탐방: 우후죽순 자라나는 경제사랑-혜화여자고등학교 법·경제동아리 ‘죽림(竹林)’
KDI 경제정보센터 박수정·강성민 2015.10.30


‘우후죽순(雨後竹筍)’, 죽순은 비가 오고 나면 눈에 띄게 자란다. 대나무가 되면 영양분 축적을 위해 성장을 잠시 중단하는데 이때 마디가 생긴다. 대나무는 마디로 인해 거친 바람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혜화여고 동아리 ‘죽림’은 이름답게 이러한 대나무를 닮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다. 주우연 지도교사는 “동아리 창설할 때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가자는 의미로 아이들에게 비를 맞으면 더 잘 자라는 죽순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부원들이 동아리 이름을 ‘죽림(竹林)’으로 지어왔어요”라고 독특한 동아리 이름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공유경제를 공유하자

사회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모인 법·경제동아리 죽림은 해마다 특정 주제를 선정해 체험활동을 한다. 특히, 경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아 최근에는 주로 경제와 관련된 활동을 펼쳤다. 2012년부터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 ‘바른 먹거리’들을 주제로 선정해 관련 내용을 학습하고 학생들에게 홍보하는 캠페인을 열거나 기업을 탐방하는 활동을 해왔다. 혜화여고는 올해 4월 27일 서울 강북구청과 ‘자치구와 함께하는 학교 공유경제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죽림은 올해의 활동주제를 ‘공유경제’로 정하고 학내에서 관련 활동을 기획·진행하는 주체로 활약했다.


주우연 지도교사는 “공유경제와 관련해 너무 학술적이거나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우리가 배운 개념을 학생들에게 재미있게 알려주자는 취지로 활동을 계획했어요”라고 전했다. 동아리 부원들은 공유경제를 고등학생의 눈높이에서 겪을 만한 문제이면서도 쉽게 알릴 수 있는 주제로 ‘저작권’을 선정했다. 죽림은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 학내에 부스를 설치해 학생들에게 홍보하고 각종 미션을 해결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6월에는 저작권 보호 캠페인 ‘Right Copyright’, 9월에는 저작권 공유 캠페인 ‘Copyleft: Share Copyright’가 열렸다.


죽림의 부원들은 캠페인에서 공유경제에 관한 내용을 패널을 제작해 전시했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절대음감, 다트게임, 오행시 짓기, 인증사진 찍기 등 각종 퀴즈와 게임도 개발했다. 학생들은 각 부스를 돌며 저작권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게임을 통해 캠페인을 즐겼다. 채지연 학생(2학년)은 “저희가 학생들에게 생소하기만 했던 공유경제를 즐겁게 전달했다는 점에 보람을 느꼈어요. 학생들이 이 캠페인을 통해 공유경제의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라고 전했다.



‘소셜 다이닝’ 프로그램으로 삶의 경험까지 나눈다

죽림은 공유경제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 현장도 찾았다. 동아리 부원들은 삼삼오오 모둠을 구성해 관심이 가는 대상 기업을 선정했다. 비영업 시간에 매장을 임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샵온샵’, 정장을 기증받아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는 ‘열린옷장’,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마켓인유’, 주차공간 공유 정보를 제공해주는 ‘모두컴퍼니’가 채택되었다. 최지호 학생(1학년)은 “인터뷰에 쓰일 질문지를 직접 만들고 기업체 연락도 저희 부원들이 직접했어요. 처음에는 몇 번 거절당하기도 해서 업체를 선정하느라 힘들었어요. 그래도 허락해주신 기업을 방문하고 현장에서 직접 얘기를 들어보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공유경제를 확실히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했다. 동아리 부원들은 기업 방문 후 인터뷰를 바탕으로 공유경제 기업 보고서를 작성했다. 인터뷰 내용뿐만 아니라 국내 공유기업의 실태에 대한 통계자료를 제시하고, 방문한 기업을 비슷한 업종의 타기업과 비교해 심도 깊게 분석한 보고서를 만들었다.


1학기 때의 캠페인 활동과 기업 탐방은 동아리 부원에게 공유경제와 관련한 많은 영감을 주었다. 엄정희 학생(2학년)은 “매장이나 주차공간을 공유하는 기업들처럼 저희도 학교 축제 때 동아리실을 공유하기로 했어요”라고 했다. 지난 8월 죽림은 혜화여고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음식과 부채를 제공하고 동아리실을 휴식공간으로 공유했다. 이른바 ‘죽림욕’이었다. 축제에 장시간 서있어야 했던 방문객들은 죽림욕에서 휴식을 즐겼다.


죽림은 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공유경제 활동도 기획중이다. 학급 내에서 학용품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유필통’과 물건을 넘어 삶의 경험까지 나누는 ‘소셜 다이닝’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소셜 다이닝은 함께 저녁을 먹으며 경험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추리소설 품평회’, ‘간호사를 꿈꾸는 모임’ 등 다양한 방면의 모임이 자율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죽림은 해마다 선정된 주제와 관련한 활동 외에도 독서 멘토링, NIE, 경제 UCC 제작, 교육봉사 등의 활동도 꾸준히 병행해 왔다. 이민영 학생(1학년)은 “저희 동아리는 해야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요. 활동을 마쳤을 때 무엇인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경제에 대한 흥미는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라며 동아리에 애정을 전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죽림답게 성장할 이들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