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모바일 대메뉴명

KDI 경제정보센터

KDI 경제정보센터의 다양한
경제교육을 만나 보세요.

경제교육 click 경제교육

click 경제교육

멀고도 가까운 채권의 세계
윤문희/PCA자산운용 채권펀드매니저2011.03.29

‘투자’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주식투자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접근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한다’고 할 때 채권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 원인은 채권시장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주식과 달리 채권은 개인투자자의 영역이 매우 좁고 기관투자자, 즉 전문적인 투자자들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한국채권시장에서 채권의 거래단위는 보통 1건 당 100억 원인데, 한 번의 거래에 이처럼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한 채권에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게다가 채권은 주식에 비해 가격체계를 이해하기도 어렵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로 표현되는데 채권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은 그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채권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주식보다 작다고 할 수 있을까?

 


채권은 정부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
채권은 경제활동의 주체가 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 중 하나다. 회계적으로 볼 때 자산을 형성하는 수단은 크게 자기자본(자본)과 타인자본(부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기자본의 대표적인 수단이 주식발행이라면 타인자본의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채권발행이다. 즉, 한 경제활동 주체가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다른 주체의 자금을 빌려오면서 발행한 유가증권을 채권이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경제주체가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아니다. 가계의 경우 타인자본을 필요로 할 때에도 채권발행보다는 대출과 같이 금융기관과의 직접거래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채권은 큰 자금을 일시에 조달하기 위한 성격이 강한데 가계에서 그만큼 큰 자금이 필요 없을 뿐더러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신용등급을 받고 채권발행시장을 거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을 발행하는 주요 경제주체는 바로 기업과 정부로 볼 수 있다. 특히 정부의 경우 채권발행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채권은 정부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정부가 경제정책을 수행해 나가는 대표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라살림을 꾸려나가는 데에는 반드시 자금이 필요한데,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수단이 세금징수와 채권발행이다. 세금은 반드시 법 규정에 근거해야만 하는 데다, 경제상황에 따라 징수금액이 변할 수 있어 정부가 원하는 대로 자금조달 하기가 쉽지 않다. 그에 반해 채권은 발행 절차가 비교적 간편하고, 세금징수의 권한이 없는 정부투자기관이나 한국은행도 발행할 수 있어 보다 유용한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뿐만 아니라, 채권의 가치를 표현하는 금리는 거시경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 나라의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국채라고 부르는데, 그 국채의 금리는 바로 그 나라 경제상황을 들여다보는 척도다. 그 나라의 국채금리가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높거나 물가상승률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혹은 그 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돼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 물론 금리가 낮은 나라는 그 반대로 보면 된다. 이러한 금리 수준은 환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슷한 신용도와 경제상황을 가진 국가들 중에서는 금리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쪽으로 국제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그 나라의 통화 가치는 강세를 보이게 된다. 국채의 금리가 한 나라의 경제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를 말해 줄 수 있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채권시장의 금리는 경제정책의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중앙은행은 정책금리조정과 채권매매(공개시장조작정책)를 통해 물가상승률 및 통화량을 조절하고, 정부는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재정정책을 수행한다. 이처럼 채권과 금리가 경제학적으로 가지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고 중요하다. 주식이 개별 주식의 가치변화에 근거한 미시적인 분야에 가깝다면 채권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고 그 가치가 결정되는 거시적인 분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채권시장의 성장
채권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채권을 멀게만 느끼는 이유는 앞서 말했다시피 채권시장이 기관투자가들 중심의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크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발행시장은 경제주체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최초로 채권을 시장에 선보이는 곳이다. 채권을 분류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바로 이 발행시장에서 결정되는데 정부가 발행한 채권은 국채, 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은 금융채, 일반 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회사채 등으로 분류된다. 이에 반해 유통시장은 이미 발행된 채권을 투자자들이 사고팔면서 거래를 하는 곳이다.

 

채권시장에 참가하는 투자자들은 국내 및 해외 기관투자자들로 나눠 볼 수 있는데, 국내 기관투자자의 경우 연금, 보험, 은행, 증권 및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다. 물론 개인의 경우에도 채권을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몇몇 종목의 경우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의 채권을 주식처럼 호가를 주고받아 매매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려있고, 금융기관을 통해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전체 채권시장에 비하면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도 미치지 못하는 협소한 규모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은 1949년 정부가 발행한 전국국채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1970년대까지는 국공채만 발행되다가, 1972년에 이르러서야 최초의 회사채가 발행되기에 이르렀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회사채를 비롯한 전체 채권발행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채권시장의 규모는 조금씩 커졌지만, 채권시장 자체의 성숙도는 실질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채권시장에도 큰 변화가 왔고, 전반적인 체계가 재정비되면서 선진국 스타일의 본격적인 채권시장이 만들어지게 된다. 1997년 말 기준 234조 원에 불과하던 총 채권 발행잔액도 2010년 말에는 1,337조 원으로 크게 성장했고, 앞서 발달된 국가들의 체계와 시스템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어느새 해외 투자자들에게 이머징(emerging) 국가들 중에서는 가장 주목 받는 채권시장을 보유한 국가로 자리매김 했다.


한 나라 혹은 범위를 넓혀 전 세계 경제를 논할 때, 채권과 금리를 빼고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만큼 채권이 경제적으로 가지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부모님이 국민연금에 가입한 돈도, 우리들이 용돈을 모아 은행에 저축한 돈도, 이미 기관투자자의 손을 통해 상당부분 채권에 투자되어 있다. 채권에 투자된 우리의 돈은 금리를 변동시키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와 세계경제의 주요변수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가 잘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우리 모두가 채권의 세계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셈이다.

 


윤문희 PCA자산운용 채권펀드 매니저 | peter.yoon@pcaasset.co.kr

남북한의 경제교육은 무엇이 다를까?
비밀번호 확인
  • 작성 시 등록하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 * 타인의 게시물을 허락없이 수정/삭제하는 경우
    경고조치 없이 사용상의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KDI 경제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