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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좋은, 나쁜 그리고 끔직한 디플레이션
김훈민/KDI 경제정보센터 2011.07.27

디플레이션(deflation)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반대 개념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여러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디플레이션의 경우에는 어떨까?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에 비해 발생 빈도가 낮지만 그 폐해는 인플레이션 못지않다. 경제학자들 중에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의 발생을 더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좋은 디플레이션도 있지만 나쁜디플레이션이 더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좋은 디플레이션과 나쁜 디플레이션이란 또 무슨 말일까? 2008년 개봉한 우리 영화〈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The Good, The Bad, The Weird)〉을 기억할 것이다. 이 영화의 제목은 사실 클린트 이스트우트(Clint Eastwood) 주연의 서부영화〈좋은 놈, 나쁜 놈, 끔직한 놈(The Good,the Bad and the Ugly)〉1)의제목을약간비튼것이다.〈 좋은 놈, 나쁜 놈, 끔직한 놈〉은 서부영화의 바이블로 꼽히는 작품으로, 보도(Michael D. Bordo), 보리오(Claudio Borio) 등의 경제학자들은 이 영화의 제목을 따 디플레이션을 3가지로 분류했다. 좋은, 나쁜 그리고 끔직한 디플레이션.


좋은 디플레이션(good deflation)


좋은 디플레이션은 기술진보 등으로 총공급이 늘어나 발생하는 디플레이션이다. 생산기술이 향상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단위당 생산비용이 절감된다. 따라서 종전과 같은 생산비용으로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고,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한다.


공급측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좋은 디플레이션은 경제성장과 동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가가 하락하더라도 생산성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 기업의 이윤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디플레이션의 대표적 예로는 19세기 후반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발생한 디플레이션을 들 수 있다.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계공학의 발전으로 산업생산이 급격히 늘어났다.


나쁜 디플레이션(bad deflation)


총수요가 감소해 발생하는 디플레이션으로, 경기침체와 연결된다. 경기가 침체되면 경제 전체적으로 상품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물가는 떨어진다.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 되지 않는 디플레이션이므로 기업의 이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편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돈의 가치가 상승하고, 부채의 실질가치 또한 상승한다. 따라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기업들의 상환 부담은 커진다. 이윤 감소와 부채 상환부담 증가로 기업이 도산하면 실업이 늘어나고 경기침체는 심화된다. 그러면 총수요는 또다시 감소하고 물가는 더욱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나쁜 디플레이션의 대표적 예로는 1990년대 초반부터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디플레이션을 들 수 있다.


끔찍한 디플레이션(ugly deflation)


극심한 경기침체에 의해 발생하는 디플레이션으로, 나쁜디플레이션이 심화된 형태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 1930년대 대공황으로 인해 발생한 디플레이션을 대표적 예로 들 수 있다. 끔찍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기업과 은행의 도산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현대에 들어 좋은 디플레이션은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 되었고, 나쁜 디플레이션이 주를 이루고 있다. 끔찍한 디플레이션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나쁜 디플레이션은 일단 발생하면 경제에 큰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인플레이션이든 디플레이션이든 각국 중앙은행의 걱정거리가 되는 것은 매한가지인 듯하다.


김훈민 KDI 경제정보센터 | hmkim@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