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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
박정호 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연구원 2015.01.06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당면 과제 중 하나로 고령화 문제를 꼽는 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고령화가 우리 사회의 경제사회·보건 등 전 분야가 직면할 당면과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고령화는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 고령화는 우리 경제의 실질성장률을 저해하는 가장 큰 주범이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 정점을 찍고 이후부터는 급격히 줄어든다. 2060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가 전체 인구의 49.7%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실질성장률을 급격히 떨어뜨려, 현재 3.6% 수준인 실질성장률이 2060년에는 0.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령화는 보건 및 의료 측면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 요인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치매증가율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생물공학회에 따르면, 노인인구는 2013년 613만 명에서 2024년 984만 명 수준으로 60% 가까이 증가한다. 하지만 치매환자는 같은 기간 57만 명에서 101만 명으로 무려 77% 가까이 증가한다. 이러한 수치는 2030년이 되면 우리나라 노인 7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라는 결론에 이른다.


고령화는 국가재정 부분에서도 커다란 문제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년부양비는 2014년 26.5%에서 2040년에는 57.2%로 늘어나며, 고령화로 인한 연금과 복지분야의 지출 증가는 국가재정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2013년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7.0%에서 2030년 58.0%, 2060년 168.9%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고령화가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부각되면서 관련 분야 전문가 및 언론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로부터도 이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고령화가 우리 사회의 주요 담론의 대상이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령사회·고령화사회·초고령사회 등의 용어가 명확히 구분되는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고령화와 관련된 용어를 정확히 알고 구사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많지 않은 듯하다.


65세 이상이 전체의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 고령사회, 20% 이상 초고령사회


국제기구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인구를 나이에 따라 크게 세 그룹으로 구분하고 있다. 먼저 0~14세까지 인구는 유소년인구로 분류한다. 이들 유소년인구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노동력을 제공하기 어려운 대상들로 평가하고 있다. 다음으로 15~64세 인구는 생산가능인구라고 부른다. 이들을 생산가능인구라 부른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산가능인구는 실질적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활동에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다음으로 65세 이상의 인구를 고령인구라고 부른다.


이러한 인구 구분 기준을 바탕으로 UN은 고령화사회·고령사회·초고령사회를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UN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해당 국가를 고령화사회로 분류한다. 또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다시 20% 이상까지 올라가면 해당 국가를 후기고령사회 또는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현재 많은 국가들이 UN에서 제시하는 이러한 기준을 준용하여 자국의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이러한 UN의 분류체계는 국가마다 놓인 특수성으로 인해 모든 국가에 적합한 분류기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국가에서 UN의 분류기준을 표준으로 삼아 쓰는 이유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과 주변국가와의 비교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노동법 등에서 UN의 분류 기준을 준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UN이 이처럼 고령화를 진단하는 세부 분류기준까지 제시하며, 이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고령화 문제가 비단 우리나라만 직면한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 지구적 고령화추세는 의료기술 발달로 인해 기대수명이 연장된 반면 출산율은 둔화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전 세계 평균 기대수명의 경우 1960년 54.1세였지만 2007년에는 79.6세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출산율은 급격히 떨어져, 1950년과 1965년 베이비붐 시기의 출산율은 5.7명이었지만, 2008년 이후 연평균 약 1.2명으로 크게 줄었다.


고령화는 전 지구적 문제… 가장 심각한 곳은 우리나라


최근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고령화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는 고령화가 전 지구적 문제임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무디스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일본·독일·이탈리아가 노인인구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다른 국가에도 이어져 203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초고령사회에 돌입한 국가가 무려 34개국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무디스의 보고서는 이러한 전 지구적인 초고령화 추세가 결국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세계경제를 둔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처럼 많은 국가들이 고령화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역시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곳은 우리나라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보고서 역시 “한국은 그 동안 가장 젊은 나라였지만, 향후 50년 이내 가장 늙은 나라로 변화할 것이다.”라고 전망하였다. UN 보고서 역시 우리나라가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200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이후 불과 26년 만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일본보다 10년 빨리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추세라 한다.


흔히 인구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30년 전부터 진행되어야 그 효과를 30년 뒤에 가서야 볼 수 있다고들 한다. 어쩌면 고령화로 인해 30년 뒤에 직면할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점은 지금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고령화 관련 용어를 명확히 숙지하고 사용하는 작은 관심과 노력부터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