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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2015년 국내외 경제 키워드
김경도 매일경제 경영경제연구소 부장 2015.12.03

올해에는 유독 경제에 충격을 안겨준 사건들이 많았다. 메르스로 인해 내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관광객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소비자에게 배신감을 안겼다. 한 해를 보내며 올해 주목받았던 국내외 경제이슈를 각각 선정하여 되짚어본다.




메르스 사태
지난 5월 말부터 시작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사망자 37명, 격리자 1만6,000여 명을 발생시키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했다. 이는 곧 소비 위축, 산업 성장 둔화로 이어져 국내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메르스로 인한 국내 피해 규모는 30조 원(7월2일 기준)이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메르스가 발생하면서 내국인의 야외활동과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백화점 매출액이 두 자릿수 이상 줄어드는 등 관광산업과 유통·서비스 산업의 매출이 기록적으로 급감했다. 채용시장도 얼어붙으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는 물론 국내 주요기업들의 신규채용도 큰 폭으로 줄었고, 이로 인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됐다. 메르스 사태의 내수 경제 전반에 걸친 악영향이 세월호 사태보다 더욱 강력했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올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최악의 기업은 단연 폭스바겐이다.
지난 9월 18일 미 환경보호청(EPA)이 폭스바겐의 2,000㏄급 디젤 엔진 자동차에 배출가스 조작장치가 부착된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후 이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3,000㏄급 대형 고급차에서도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추가 적발되고, 휘발유 차량 10만 대의 배출량도 조작됐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폭스바겐 사태는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폭스바겐이 최소 300억 유로(37조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건은 소비자를 기만한 기업의 사기행각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이른바 ‘1등 기업’으로 알려진 독일의 대표기업 폭스바겐에서 벌어진 일이었던 탓에 더욱 파장이 컸다. 그리고 이 기업의 폐쇄적인 지배구조와 비효율적인 기업문화가 문제였다. 최고경영자의 무리한 목표 설정과 회사 내부의 문제를 관리·감독해야 할 감독이사회도 비정상적으로 구성돼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


글로벌 테러
전 세계 곳곳에서 터진 대형 테러사건은 그렇잖아도 악재가 많았던 글로벌 경제 전반에 찬물을 끼얹었다.
세계 최대의 관광도시 중의 한 곳이자 G7 중심국가인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1월 13일에는 다시 동시다발적인 테러로 129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었다.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 국가(IS)’는 11·13 파리 테러뿐만 아니라 224명이 희생된 러시아기 폭파사건(10월 31일), 43명의 목숨을 앗아간 베이루트 쇼핑가 테러(11월 12일)도 자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봇물처럼 이어지는 글로벌 테러로 인해 유럽 각국은 국경통제와 보안검색을 강화했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유럽 전역의 내수위축을 우려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심리적인 공황상태로 이어질 경우 최악의 소비위축 현상으로 심화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 주요산업의 경쟁력 악화
국내 경제만 놓고 보자면, 2015년 한 해 동안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악화되었다.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바탕이 된 철강·조선·해운업의 퇴조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게 만들었다.
글로벌 철강그룹인 포스코는 비자금 수사와 함께 실적부진 등으로 성장동력이 악화되었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수익성도 악화되었다. 지난해 2, 3분기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 반해 매출액은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적자가 4조3,000억 원에 달하면서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하는 절실한 상황이 됐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올해 1조 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된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국내 주력 해운사들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선진국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제 물동량이 줄어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2,000~5,0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고 상반기에만 영업손실이 688억 원에 이르렀다. 업계 1위 한진해운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봤다.
이처럼 국내 먹을거리 산업들의 실적부진은 수출경쟁력 악화로 이어진다. 2016년에 이런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변수가 아니라 국내 주력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