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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경제교육(종간)
이달의 책: 소비자의 시선으로 시장경제를 바라보다
이종인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 2015.12.03

시장경제체제에서 발생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문제를 시장실패라고 한다. 소비자문제는 시장실패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경제문제이다. 시장경제체제의 소비자는 거래불만이나 금전적 피해 그리고 안전사고와 같은 소비자문제를 경험한다. 소비자문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악덕기업의 부도덕한 우월적 행위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 혹은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복지 문제의 차원에서 다뤄졌다. 하지만 요즘에는 기업과 대등한 입장에서 소비자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이른바 ‘소비자 주권(Consumer sovereignty)’ 관점에서 소비자문제를 이해하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은 시장경제체제의 문제를 결정하는 주요인이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은 많이 팔리고 그렇지 못한 상품은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렇듯 제품생산의 결정권(Decision right)은 소비자에게 주어져 있다. 한 국가의 주인이 생산자나 판매자가 아니라 소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소비자 피해와 소비자문제를 소비자의 시선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시선으로 시장경제를 바라보다』는 소비자문제의 해법을 경제 전반에서 찾아보며 독자들에게 소비자 권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녹아든 책이다. ‘서민생활 단상’, ‘신용이 자산인 사회’, ‘e세상 @ㅣ야기’, ‘안전한 생활’, ‘집과 인생’, ‘국경을 넘어’, ‘소비자를 위한 생활경제 이야기’, ‘일본 소비생활 따라잡기’ 총 8개 주제 아래 소비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일을 하며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에세이 형식으로 담아 읽는 재미를 더했다.


책에서는 몇 해 전, 치솟는 기름값을 두고 정유사와 주유소가 책임공방을 벌인 사례를 들어 서로 남의 탓만 하는 사이에 고유가의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 점을 지적했다. 또한 유독 가격등락이 심한 농산물이 천재지변으로 가격이 폭등했을 경우 이듬해에는 어김없이 폭락하는 일련의 흐름을 짚으며 농민의 애환과 소비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하고, 이와 동시에 상당 기간 사회적 이슈인 전월세 문제를 분석했다. 그 외에도 장삿속 대입전형료, 서민 울리는 금융소비자 피해, 온라인스팸과 프라이버시, 급발진사고와 의료분쟁 등 소비와 관련된 생활이야기를 통해 시장경제 전반을 폭넓게 다루었다.


중·고등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께서는 책 속에 등장한 이러한 단상과 여담을 소개하면서 학생들이 소비자이면서 시장경제의 주인이라는 점을 일깨워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이 책을 읽음으로써 시장경제체제에서 경제문제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 바로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랫동안 소비자문제에 관한 연구와 실무를 함께 수행하면서 이 책에 이어 『세상을 바꿀 행복한 소비자』와 『당신이 소비자라면』을 시리즈로 펴낸 바 있다. 시장경제의 주인인 소비자로서 긍지를 갖기 원하는 학생이라면 깊어가는 가을날 도서관에 들러 소비자시리즈를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