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작동합니다. 2020년, 전 세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는 뜻밖의 변수를 만났습니다. 각국에서 소비와 생산, 투자가 거의 멈춰 서면서 경제성장률(실질 GDP 증가율)이 급락했습니다.1) 경제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주식시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동안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요?
그림12020년 국가별 주요 주가지수 추이
그림1은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여러 국가의 대표 주가지수***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보여줍니다.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그래프에 나타난 네 국가의 주가지수가 일정한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3월 초를 기점으로 4월 초까지 모든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다가, 이후 현재까지 완만하게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주가가 폭락한 3월은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팽배했던 시기입니다. 결국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병의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Pandemic), 즉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합니다. 팬데믹 선언 직후 앞으로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로 사람들이 주식을 대거 내다판 것이 그 시기의 주가지수 그래프에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주가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해 특정한 조건 하에서 주식 거래를 정지하는 장치인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1)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어떤 양상을 보였는지는 <경제로 세상 읽기> 2020년 10월호 ‘바이러스가 경제에 가져온 나비효과’를 참고하길 바람.
♦ 주식시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실적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그 기업의 투자자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에게는 기업의 경영 실적과 전망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비용 상승 요인의 발생, 경쟁 업체의 등장 등으로 경영 실적이 현재 좋지 않거나 앞으로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기업이 경영을 잘해 많은 이윤을 창출했거나 향후 더 많은 이윤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 그 기업의 주식을 팔려는 투자자보다 사려는 투자자가 많을 것입니다. 결국 주가는 상승하게 됩니다. 반대로, 매출이 줄어 이윤이 감소했거나 매출보다 비용이 더 많이 늘어 손실을 기록했다면, 혹은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그 기업의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보다 팔려는 투자자가 많을 것입니다.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니라, 한 업종에서 좋은 소식(호재)이 나오면 동일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가 함께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한 업종에서 나쁜 소식(악재)이 나오면 동일 업종의 주가가 함께 하락하기도 합니다. 가까운 예로, 올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자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과 백신·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제약 회사들에 집중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서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2월 초부터 2020년 10월 현재까지 코스피지수가 약 10%, 코스닥지수가 27% 상승하는 동안, 제약 회사들이 주로 포함된 코스피200헬스케어지수는 45% 상승했습니다. 제약 회사들의 주가가 시장의 평균보다 훨씬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22020년 한국 주가지수 추이
주: 코스피지수는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를 바탕으로 산정되며 종합주가지수라고도 부름.
코스닥지수는 기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개설된 코스닥시장의 주가지수임.
코스피200헬스케어지수는 주로 의료·제약 관련 기업들이 포함된 지수임.
자료: 한국거래소
♦ 시중에 자금이 늘어날 때 주식시장의 반응은?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리면 주식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시중에 자금이 많아지면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보통 이때는 투자할 곳을 찾던 자금이 주식시장과 같은 자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자산의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 를 인하하거나 곧 인하하겠다는 신호를 줄 때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조만간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면 주가는 하락하곤 합니다. 그런 이유로 주식시장은 각국 중앙은행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작은 단어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 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지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0~0.25%로 내린 뒤 이 수준을 오랜 기간 동안 유지했습니다. 동시에, 전례 없는 규모의 양적완화 ††† 정책을 펼치며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충격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미국 주식시장은 2009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섭니다.
그림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3대 주가지수 추이
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미국 언론사 다우존스가 산정하는 지수로, 우량 기업 30개를 기준으로 산출함.
S&P500지수는 미국 신용평가 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산정하는 지수로, 우량 기업 500개를 기준으로 산출함.
나스닥지수는 주로 기술 기업들이 거래되는 나스닥시장에 등록된 기업들로 구성됨
자료: 야후파이낸스(yahoo! finance)
♦ 시가총액의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위상을 지니는지 파악할 때 주로 시가총액을 언급합니다. 시가총액은 기업이 발행한 주식의 수와 주가를 곱한 값으로, 시가총액이 높을수록 그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들은 어디일까요? 그림4는 전 세계 기업들의 시가총액 순위입니다. 혁신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기업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플·아마존·알파벳(구글) 등 미국 기업들과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에 위치해 있고,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16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어떤 기업들이 세계 주식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을까요? 1990년대 중반에는 제조업의 상징인 제너럴일렉트릭(GE), 정유 기업 로열더치셸, 탄산음료 브랜드 코카콜라 등의 시가총액이 높았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일본 은행들의 시가총액이 높았습니다. 이렇듯 시가총액은 경제·사회 환경이 변화하면서 산업의 지형이 바뀌는 모습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앞으로 20년 후, 30년 후에는 지금과는 또 다른 업종의 기업이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림4전 세계 기업 시가총액 순위
주: 각 기업의 시가총액은 2020년 10월 22~23일 기준임.
자료: Corporate Information
주가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주식과 같은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거나 향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 사람들이 소비를 늘릴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소비가 현재의 소득뿐 아니라 미래의 소득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경제 상황과 흐름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경제 상황과 흐름에 다시 영향을 주기도 하며 경제와 긴밀한 상호작용을 합니다.
지금까지 주식의 의미, 주식시장의 역할,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주식시장은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작동하지만, 기업이 주인공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기업의 실적과 전망이 투명하게 반영되는 거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시장에는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투자자라면, 어떤 기업에 투자하시겠습니까? 
<경제로 세상 읽기>는 기획재정부 경제교육포털 경제배움e(www.econedu.go.kr)에 탑재된 자료입니다.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경제 현상이나 경제의 흐름을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경제 개념으로 풀어보는 코너입니다. 2020년 11월 15일까지 원고 내용에 대한 피드백이나 주제 제안을 해주시는 분들 중 추첨을 통해 5분께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 내용 문의 또는 주제 제안: sslee@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