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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 세상 읽기
타인에 의한 행복 또는 불행, 외부 효과
KDI 2022년 2월 6p

경제로 세상 읽기 2022년 2월

타인에 의한 행복 또는 불행, 외부 효과

“외부 효과에 따른 후생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 영국의 경제학자 아서 세실 피구1)

길을 걷다가 상점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올 때 문득 행복하다고 느끼거나, 공동 주택에서 이웃이 밤늦게 세탁기를 돌리는 소리에 고통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상점 주인은 지나가는 사람의 행복까지 고려해 노래를 틀지는 않았을 것이고, 이웃집은 근처에 사는 주민에게 일부러 고통을 주려고 밤에 세탁기를 돌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의도치 않은 타인의 행동에 행복해지는가 하면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타인의 행동, 즉 나의 외부에서 일어난 일이 나에게 영향을 주는 것인데, 이러한 일은 경제 주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제 활동 과정에서도 종종 일어납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외부 효과2)라고 표현합니다.

그림1일상생활 속 외부 효과
1) 아서 세실 피구(Arthur Cecil Pigou)는 1920년에 발간된 저서 『후생경제학』을 통해 후생경제학 연구의 시작을 알린 경제학자로 평가받음.
2) 외부성이라고도 함.

시장 실패의 원인, 외부 효과

용어 정리
* 가격 기구 (Price Mechanism)
가격을 통해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이 조절되고 자원이 배분되는 시장의 기능을 일컫는 말
** 후생경제학  (Welfare Economics)
후생경제학은 사회 구성원들의 효용(만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경제 문제를 분석하는 학문임.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를 경제학에 반영한 것으로 평가됨.
교육과정
·중학교 「사회」 시장과 자원 배분
·고등학교 「통합사회」시장
·고등학교 「경제」 시장과 경제 활동

일반적으로 시장은 가격 기구*에 의해 움직입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우리가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개인이 자신의 만족을 추구하는 경제적 행위를 할 때 사회 전체의 이익이 증진된다는 의미로, 스미스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행동하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보이지 않는 손이란 시장에 존재하는 가격 기구를 뜻하며,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됩니다. 즉, 노동·자본 등이 거래되는 생산 요소 시장과 재화·서비스가 거래되는 생산물 시장에서 가계와 기업은 자신들의 비용과 편익을 고려해 사회적으로 최적 수준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현실 경제는 복잡하고 까다로워 시장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시장이 실패했다고 합니다. 시장의 실패를 초래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3) 이 글에서는 시장 실패의 한 원인인 외부 효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외부 효과는 어떠한 경제적 행위가 일어났을 때 그 행위를 하지 않은 제3자가 혜택을 보면서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제3자가 피해를 보면서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 역시 외부 효과에 해당합니다. 시장 실패가 발생하면 시장 내에서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시장에서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일도 빈번히 일어납니다. 따라서 외부 효과로 인해 시장이 실패할 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식이 활용되는지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3) 시장 실패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사람은 헝가리에서 태어나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경제학자 프란시스 바토(Francis M. Bator)임. 바토는 1958년에 발표한 논문 「시장 실패의 해부학(The Anatomy of Market Failure)」에서 정보의 비대칭성, 불완전 경쟁 시장, 외부 효과와 공공재의 존재 등이 시장 실패를 초래하는 요인이라고 언급함.

사회적 최적 수준보다 적은 생산을 초래하는 긍정적 외부 효과

외부 효과에는 긍정적 외부 효과(외부 경제)와 부정적 외부 효과(외부 불경제)가 있습니다. 먼저 어떤 경제적 행위가 일어났을 때 아무런 비용을 치르지 않은 사람이 혜택을 보는 긍정적 외부 효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혜택을 보는 입장에서는 뜻밖의 횡재이므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회 전체 구성원들의 효용을 중심으로 경제 문제를 분석하는 후생경제학**의 관점에서는 달리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생산 과정에서 긍정적 외부 효과가 나타나는 사례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신기술의 개발을 들 수 있습니다. 신기술이 개발되면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고, 기업들은 그 신기술을 자사의 제품에 적용하거나 그 신기술을 디딤돌로 삼아 또 다른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결과, 사회 구성원들의 편익이 증가하는 상황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이렇게 증가한 편익에 대한 비용을 치르는 사회 구성원이 없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아무런 대가 없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들이겠다는 사람이 아니라면, 신기술을 개발하려는 의지가 꺾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시장 내에서 신기술 거래에 대한 가격 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신기술은 사회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사회적 최적 수준만큼 개발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시장은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림2긍정적 외부 효과

이때 신기술 개발이 사회적 최적 수준에 가까워지도록 정부가 나서서 문제 해결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유형의 시장 실패를 완화할 수 있는 제도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도입하고 있는 특허 제도를 들 수 있습니다. 특허 제도는 신기술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한편, 신기술이 필요한 측이 특허권을 지닌 측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신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사용료라는 가격 기구가 작동하게 해 신기술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 개발될 수 있도록 한 사례입니다. 시장 내에서 신기술의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했다는 측면에서 외부 효과를 내부화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4)

신기술 개발과 비슷한 사례로 다양한 학문에서 진행되는 기초 연구를 들 수 있습니다. 기초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에서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 사회 구성원들의 편익이 증진될 것입니다. 그러나 연구자가 연구를 위해 시간과 돈, 역량을 쏟아붓고도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활발한 기초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때 정부가 연구자들에게 지원금을 제공해 기초 연구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정책을 펼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정부는 기초 연구 지원금 규모를 2017년 1조 2,600억 원에서 2022년 2조 5천 억 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5) 이와 같이 긍정적 외부 효과로 인해 시장 실패가 나타날 때 보조금을 제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은 영국의 경제학자 피구가 가장 먼저 했기 때문에 이러한 유형의 보조금을 ‘피구 보조금(Pigouvian Subsidy)’이라고 부릅니다.

4) 특허와 신기술 개발의 관계에 관해서는 <경제로 세상 읽기> 2021년 10월호‘특허는 기술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까?’를 참고하기 바람.
5)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4차 기초연구진흥종합계획」, 2018. 6. 29.

사회적 최적 수준보다 많은 생산을 초래하는 부정적 외부 효과

다음으로, 어떤 경제적 행위가 일어났을 때 그 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이 피해를 보는 부정적 외부 효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부정적 외부 효과의 대표적 사례는 환경 오염입니다. 기업이 의도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산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 일어나기 마련이고, 이로 인해 생산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피해, 즉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인데 기업이 이에 대한 부담을 지지 않아 생산이 사회적 최적 수준보다 많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 경우에도 시장에서 실패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외부 효과가 발생할 때는 정부가 그 원인을 제공한 측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방법이 활용되곤 합니다. 정부가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외부 효과를 발생시킨 데 대한 비용을 기업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고려하게 만드는 조치입니다. 기업은 내야 할 세금을 고려해 이전보다 생산량을 줄이는 결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정적 외부 효과를 막기 위해 세금을 부과하자는 주장을 가장 먼저 한 사람도 피구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의 세금을 ‘피구세(Pigouvian Tax)’라고 부릅니다.

지구 온난화가 심화하면서 기상 이변이 속출하자 환경 오염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6) 이에 최근에는 탄소배출권 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탄소배출권은 일정 기간 동안 6대 온실가스7)를 정해진 양만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인데, 기업 입장에서는 탄소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므로 탄소배출권은 일종의 세금과 같은 기능을 하게 됩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오염 물질 배출 권리를 사고팔 수 있는 제도로, 기업들은 각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배출권을 거래한 다음 소유한 배출권에 해당하는 만큼 오염 물질을 배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배출권의 총량을 정해 놓고 배출권이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외부 효과를 내부화한 사례입니다.

6) 기후 변화에 대응해 어떤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지는 <경제로 세상 읽기> 2021년 3월호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을 참고하기 바람.
7) 6대 온실가스: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과불화탄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

 

그림3부정적 외부 효과

소를 키울 때 발생하는 메탄이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8) 소를 키우는 데 따르는 부정적 외부 효과를 줄이기 위해 에스토니아에서는 2009년부터 소를 키우는 목장에 방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교통 혼잡을 막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된 혼잡통행료 제도도 부정적 외부 효과를 완화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혼잡통행료 제도는 도시 중심부의 교통량을 줄이고 대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교통 혼잡 지역을 통과하는 차량으로부터 일정한 요금을 걷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부터 특정 시간에 서울 남산 1호 터널과 3호 터널을 통과하는 차량에 혼잡통행료가 부과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방귀세, 혼잡통행료 모두 피구세의 기능을 합니다.

8) 위가 네 개인 소는 풀을 먹은 후 되새김질을 하면서 다른 위로 보내는 과정에서 소화 작용이 일어나고 최종 소화 과정에서 방귀의 형태로 메탄이 방출됨.

지금까지 시장의 실패를 초래하는 외부 효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외부 효과가 발생할 때 정부가 제도나 정책을 통해 시장 실패를 해결하는 사례를 주로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외부 효과가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가 가진 정보가 완벽하지 않아 사회적 최적 수준의 편익이나 비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장이 실패하는 것처럼 정부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정부 실패는 시장 실패만큼이나 사회 전체에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 많은 경제학자의 생각입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시장이 언제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 스스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는 최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일 것입니다.

<경제로 세상 읽기>는 기획재정부 경제교육포털 경제배움e(www.econedu.go.kr)에 탑재된 자료입니다.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경제 현상이나 경제의 흐름을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경제 개념으로 풀어보는 코너입니다.

* 내용 문의 또는 주제 제안: sslee@kdi.re.kr

01
사회 구성원들의 효용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경제 문제를 분석하는 학문은?
  • 후생경제학
  • 보건경제학
  • 교육경제학
  • 행동경제학
02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외부 효과의 성격이 나머지와 다른 하나는?
  • 이웃집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힘든 상황
  •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흡연으로 괴로운 상황
  • 꽃집 앞에 진열된 꽃을 보고 행복해지는 상황
  • 옆집의 나무로 인해 햇빛이 들지 않아 답답한 상황
03
애덤 스미스가 언급한 ‘보이지 않는 손’의 의미는?
  • 시장
  • 수요
  • 공급
  • 가격 기구
04
외부 효과에 따른 시장 실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영국의 경제학자는?
  • 애덤 스미스
  • 아서 코난 도일
  • 아서 세실 피구
  • 윌리엄 셰익스피어
05
외부 효과에 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 시장 실패가 발생하면 시장 자체적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 외부 효과로 인해 시장 실패가 발생하면 정부가 무조건 개입해야 한다.
  • 생산 측면에서 긍정적 외부 효과가 발생하면, 생산이 사회적 최적 수준에 못 미칠 수 있다.
  • 생산 측면에서 부정적 외부 효과가 발생하면, 생산이 사회적 최적 수준에 못 미칠 수 있다.
06
부정적 외부 효과를 막기 위해 적용되는 피구세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 주민세
  • 탄소배출권 제도
  • 특허 제도
  • 기초 연구 지원금
07
소화 과정에서 메탄을 방출해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 되는 동물은?
08
탄소배출권과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 탄소배출권은 거래할 수 없다.
  • 부정적 외부 효과를 내부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 환경 오염이라는 부정적 외부 효과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 탄소배출권은 기업들이 정해진 만큼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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