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화성에 도달하는 날이 정말 올까요?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진 기업가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인류의 거주지를 지구에서 화성으로 바꾸겠다는 대담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목표는 먼 미래에 지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인류를 구할 제2의 지구를 찾는 것으로, 그가 세운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인류를 화성으로 실어 나를 우주선을 개발 중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의 창업주이자 챗GPT를 개발한 OpenAI의 공동 창업주이기도 합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혁신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오늘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 기업가들과 그들의 기업가 정신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경제 주체로서 기업이 하는 일
시장 경제 체제에서 기업은 생산 활동을 통해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제 주체입니다. 기업이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려면 노동, 토지, 자본 등의 생산 요소가 필요한데, 이 요소들은 가계가 제공합니다. 그림 1 에서와 같이 가계가 노동과 자본 등을 제공한 대가로 기업은 임금, 이자 등을 가계에 지급합니다. 가계는 이렇게 번 돈으로 시장에서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합니다. 기업은 수익의 일부는 국가에 세금으로 내고, 일부는 기업의 주주에게 나눠 주며, 일부는 생산 활동에 다시 투자합니다. 기업이 이윤을 얻기 위해 생산과 투자 활동을 활발히 할수록 노동과 자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이는 가계와 기업의 경제 활동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노동, 토지, 자본을 생산의 3요소라고 합니다. 여기에 기업가 정신을 더해 생산의 4요소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는 생산성을 높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가의 능력이 다른 생산 요소만큼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1) 이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을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2)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가 정신이란 기업가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성공한 기업가들에게서 보이는 태도와 자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기업가 정신을 갖춘 기업가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 정신을 발휘합니다. 또한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려고 노력합니다. 기업가는 사업 아이템, 기술력, 자본 등 기업의 내부 변수를 관리할 뿐만 아니라, 시장 상황, 소비자, 경쟁자, 규제 등의 외부 변수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때 주어진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생산성이란 생산 요소(노동·토지·자본 등)를 투입했을 때 생산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생산성이 높을수록 적은 양의 자원을 투입하고도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음.
2) 기업가 정신을 뜻하는 단어 Entrepreneurship은 프랑스어로 기업가를 뜻하는 명사 ‘Entrepreneur’와 능력이나 특성을 뜻하는 영어 접미사 ‘-ship’이 결합된 단어임. Entrepreneur는 프랑스어로 ‘시도하다’, ‘모험을 감행하다’라는 뜻의 동사 Entreprendre’에서 나왔음.
♦ ‘창조적 파괴’와 ‘붉은 깃발법’
“마차를 길게 연결한다고 해서 기차가 되지는 않는다.”
-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 1883~1950)
기업가 정신의 개념은 오스트리아 출신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에 의해 본격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슘페터는 마차를 길게 연결해도 기차가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기업가의 혁신을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라는 표현으로 설명했습니다. 창조적 파괴란 기존의 것을 부수고 혁신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기업가의 능력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슘페터는 기업가의 창조적 행위를 통해 옛것을 대체하는 혁신이 이루어질 때 자본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슘페터의 주장을 영국의 「붉은 깃발법」 사례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19세기 중반 영국에서는 최초로 실용화된 증기 자동차가 등장했습니다. 자동차가 보급되자 마차를 몰던 마부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고, 마차 산업 종사자들은 새로운 자동차 기술에 맞서 저항했습니다. 그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영국 의회는 1865년 자동차의 최고 속도를 제한하는 「붉은 깃발법」을 제정했습니다. 마부들은 기수로 고용되었고, 자동차는 붉은 깃발을 든 기수의 뒤를 따라 최고 시속 3.2km로 달려야 했습니다. 당시 자동차는 이미 시속 3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 시속 3.2km로 달려야 한다는 규제가 생기자 영국 자동차 산업은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산업 혁명의 발상지 영국은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내주고 말았습니다.
「붉은 깃발법」은 혁신을 억제하는 규제가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1896년 이 법이 폐지되자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급격히 성장했고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습니다.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며 도로가 발달하고 도시가 확장되었으며 사람들은 더 멀리 이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류와 교통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난 것입니다. 자동차라는 혁신적인 발명품이 마차를 대체하며 경제가 발전한 것처럼, 슘페터는 기업가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질서가 생겨나 경제가 발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창업가들의 꿈, 유니콘 기업을 향하여
기업을 설립해 사업 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창업이라고 합니다. 기업은 규모에 따라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으로 나뉘는데, 사업 개시 후 7년이 지나지 않은 신생 중소기업을 창업 기업이라고 부릅니다.3) 창업 기업은 예비, 초기(3년 이내), 도약기(3~7년)를 거치며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합니다. 일부 기업은 급격한 성장을 거쳐 약 1조 원의 기업 가치를 가진 유니콘(Unicorn) 기업이 되기도 하고 일부 기업은 창업자가 기업을 매각해 수익을 실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창업 기업이 처음부터 좋은 성과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기업은 성장하면서 자금 조달, 시장의 변화, 경쟁자의 등장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에 정부는 기업들이 창업 시장에서 자유롭게 도전하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거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모태 펀드*를 조성하고, 시장 진입을 막는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통해 창업 기업들을 지원합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의미합니다.
4) 유니콘 기업이라는 표현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업 기업이 기업 가치가 1조 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상상 속 동물인 유니콘과 같이 희귀하다는 의미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유니콘 기업은 상장 전의 기업을 의미하므로 기업 공개**를 거쳐 주식 시장에 상장하거나 상장 기업에 통합되면 더 이상 유니콘 기업이 아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메타(구 페이스북), 에어비앤비와 같은 해외 기업들은 유니콘 기업 출신으로 현재는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2024년 3월 말 기준으로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컬리, 직방, 오늘의집과 같은 유니콘 기업이 있습니다.
5)
국내 유니콘 기업 중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은 토스(Toss)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바리퍼블리카입니다. 토스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2015년 타인에게 쉽게 돈을 보낼 수 있는 ‘간편 송금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토스를 만든 이승건 대표는 핀테크
(Fintech)*** 분야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토스가 현재의 성과를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원래 치과 의사였던 이승건 대표는 진로를 바꿔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창업 이후 이승건 대표는 무려 8번의 실패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승건 대표와 팀원들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100개가 넘는 사업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하는 금융 활동 중 하나인 송금을 간편하게 만드는 서비스를 탄생시켰습니다. 서비스 사용자는 돈을 보내기 위해 은행에 가거나 복잡한 보안 프로그램, 공인 인증서 등을 설치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서비스 초기 사람들은 모바일 금융 서비스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부도 새로운 금융 서비스의 안전성을 우려하며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실제로 송금 서비스에 필요한 금융결제원 CMS망
6) 사용을 정부가 금지하면서 사업이 실패할 위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승건 대표는 토스의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고, 은행 등 기존의 금융 기관과 협력하며 규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또한 토스 앱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쉬운 언어와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바꾸었습니다. 이후 토스는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했습니다. 현재는 국내 유니콘 기업 중 유일하게 글로벌 100대 유니콘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3)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및 동법 시행령
4) 10억 달러는 한화로 약 1조 3천억 원이지만 통상 국내에서는 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이면서 주식 시장에 상장하지 않은 기업을 유니콘기업이라고 지칭함. 상장(Listing, 上場)이란 시장에서 기업의 주식이 거래될 수 있도록 등록하는 것을 의미함.
5) CB Insights에 따르면, 2024년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에는 총 14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음.
6) CMS(Cash Management Service)란 은행이 기업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자금 관리 서비스로, 기업이 고객 계좌에서 자금을 출금하거나 고객 계좌로 자금을 입금하는 자동 이체 서비스가 대표적임
♦ 우리 모두가 발휘할 수 있는 기업가 정신
우리가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제품이나 기술들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은 기업가들의 도전과 혁신의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토스의 이승건 대표가 여러 번의 실패에도 끊임없이 도전했던 것처럼, 혁신 기업가들의 공통점은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을 갖췄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가 정신은 창업가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사회를 살고 있는 개인에게도 필요한 자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학교나 직장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시도해 보는 자세를 갖춘다면 우리의 경쟁력을 키우고 더 나은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혁신을 이끈 기업가들의 말을 읽어 보며 우리에게 필요한 기업가 정신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함께 만드는 <경제로 세상 읽기>는 매달 1편씩 ‘경제배움e+(econedu.go.kr)‘에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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