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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 세상 읽기
금융 사기, 알고 있지만
KDI 2024년 4호 7p
여러분은 금융 사기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걸려 온 이상한 전화, 알 수 없는 링크가 포함된 문자, QR 코드를 스캔했을 때 나타나는 수상한 앱 설치 안내 등이 떠오르지 않나요? 이것들은 대표적인 금융 사기 수법인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 스미싱(Smishing)**, 큐싱(Qshing)***입니다. 2006년 국내에서 피싱 범죄가 처음 신고된 이후 피해를 보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면서 금융 사기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새로운 유형의 금융 사기 수법이 계속 생겨나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 알고도 당하는 금융 사기 #보이스피싱
 

이제훈 주연의 드라마 <모범택시>에 나오는 보이스 피싱 장면입니다. 사기범이 검사 또는 금융감독원 직원인 척 거짓말을 해 피해자를 속이는 기관 사칭형 보이스 피싱 사례입니다. 사기범은 피해자를 속여 현금을 직접 전달하게 하거나 계좌 이체를 하게 만들어 돈을 뺏습니다. 피해자가 현금 대신 상품권을 사서 보내도록 유도해 돈을 가로채기도 합니다.

수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범죄 사건에 연루되었으니 협조해야 한다고 겁을 줍니다. ‘진술’, ‘피해자’, ‘대포 통장’**** 등 범죄 사건에 주로 사용되는 표현을 쓰면서 피해자를 더욱 당황하게 합니다. 가짜 검찰청 혹은 경찰청 사이트 주소를 주면서 사건을 직접 조회해 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주민 등록 번호 같은 민감한 개인 정보는 요구하지 않는다고 안심시키면서 계좌 정보나 통장 잔고 등을 묻습니다.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이니 조용한 곳에서 전화를 받으라고 하며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 게 하기도 합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20대 이하 보이스 피싱 피해자의 85.2%가 이와 같은 기관 사칭형 보이스 피싱에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보이스 피싱에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모르는 번호로 수상한 연락이 왔을 때는 보이스 피싱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특히 전화를 건 사람이 범죄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겁을 주며 개인 정보를 달라고 하거나, 돈을 어디로 가져오라고 하면 100% 보이스 피싱이니 당황하지 말고 전화를 끊어야 합니다. 자신이 진짜 사건에 연루된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운영하는 ‘보이스 피싱 서류 진짜인지 알려줘 콜센터(약칭 ‘찐센터’, ☎010-3570-****)’에 연락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미 보이스 피싱을 당했다면 신속하게 신고해야 합니다.2) 
 
1) 금융감독원, 「작년 보이스 피싱 피해자 1인당 1,700만 원 피해, 전년比 1.5배↑」, 2024. 3. 7.
2) 보이스 피싱 전화 신고는 금융감독원(☎1332), 경찰(☎112), 온라인 신고는 금융감독원 ‘보이스 피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음.
 
♦ 학생을 노리는 대출 사기 #대리입금

SNS에서 그림 과 같은 문구를 본 적 있나요? 이것은 '대리 입금'으로 불리는 불법 대출 사기입니다. 보통 2-7일의 짧은 기간에 10만 원 내외의 소액을 빌려주고 나중에는 법정 최고 수준을 넘는 이자를 요구합니다.3) 대리 입금은 줄여서 ‘댈입’이라고 불리고, ‘SNS 사채’라고도 불립니다. 필요한 돈을 비대면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빌릴 수 있는 유용한 방법 같지만, 청소년을 노리는 대표적인 신종 대출 사기이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보통 소액을 ‘빌려주겠다고’ 한 다음 이자 대신 ‘수고비’, 연체 이자 대신 ‘지각비’, 상환 대신 ‘반납’ 등 친숙한 용어를 사용합니다.
 

A의 경우 사실상 원금의 75%인 6만 원을 이자로 낸 셈입니다. 이를 연 이자율로 따지면 약 2,700%에 달합니다. 이처럼 대리 입금에서 요구하는 수고비와 지각비는 평균적으로 원금의 20~25%에 달하고 연 이자율로 환산했을 시 1,000% 이상이라고 합니다.5) 개인 간 10만 원 미만의 금전 거래에는 「이자제한법」의 최고 이자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고금리로 불법 대출을 해 주고 강제로 돈을 돌려받는 사기입니다. 경우에 따라 친구들의 돈을 뺏어 오라고 시켜서 피해자가 다른 범죄에 휘말리게 합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대리 입금 같은 불법 대출을 이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대리 입금을 받았다면, 먼저 부모님, 선생님, 학교 전담 경찰관 등 주변에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금융감독원(홈페이지, ☎1332) 또는 경찰(☎112)에 신고해야 합니다. 미성년자라면 보호자 동의 없이 한 계약은 「민법」 제5조에 따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적법한 절차 없이 개인 정보를 뺏는 것도 불법이고, 돈을 갚으라고 협박하거나 폭력을 쓰는 것도 불법입니다. 이 점을 잊지 말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3)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대부업법」)」 및 「이자제한법」에서 최고 이자율은 각각 연 20%로 규정함.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상 최고 이자율을 넘어서는 부분은 무효이며, 초과하는 이자의 일부는 원금을 갚는 데 사용되고 남은 금액은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음.
4) KTV 국민방송, 「청소년 울리는 ‘대리 입금’, 찾아가는 상담소 운영」, 2022. 12. 15. 사례 재구성
5) 금융감독원, 「청소년 여러분! 대리 입금·내구제 대출 주의하세요!!」, 2023. 6. 21.
 
♦ 금융 거래 없이 발생하는 금융 사기 #개인정보거래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금융 사기 피해자가 될 때도 있습니다. 사기범들은 사람들을 속여 개인 정보를 캐내고 인터넷 뱅킹, 간편 결제 서비스, 간편 송금 서비스 등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악용해 돈을 뺏습니다.

B와 C 모두 개인 정보를 전달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기범들은 피해자의 개인 정보로 공동 인증서를 발급한 뒤 통장에 접근해 돈을 빼내거나, 비대면 대출을 실행해 돈을 가로챕니다. 피해자의 휴대폰 번호, 이동 통신사, 주민 등록 번호를 이용해 휴대폰 소액 결제 서비스를 받고 피해자가 돈을 내게 하는 수법도 있습니다. 개인 정보로 할 수 있는 금융 거래가 다양하고 간편해진 만큼 자신의 개인 정보를 소중하고 안전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개인 정보가 노출되었다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개인 정보 보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금융감독원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pd.fss.or.kr)’을 통해 다른 사람이 자신의 명의를 도용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거래 은행에 방문해 등록하거나 웹사이트에서 직접 등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등록하면 신규 계좌 발급, 카드 발급 등 금융 거래가 정지되어 노출된 개인 정보로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payinfo.or.kr)’를 통해 본인 동의 없이 개설된 계좌나 대출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본인계좌 일괄지급정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서 운영하는 ‘명의도용방지서비스(msafer.or.kr)’에서 자신의 개인 정보로 개통된 휴대폰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6) 매일경제, 「“생년월일 입력하면 아이템 공짜”···청소년 울리는 금융 사기」, 2023. 12. 14. 사례 재구성
7) 매일경제, 「“매일 휴대전화 보던 아들에게 이런 일이” 충격···‘부모론’ 작업까지 했다니」, 2024. 3. 12. 사례 재구성
 
♦ 금융 사기 가해자 #너공범된거야
지금까지는 금융 사기 피해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자칫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금융 사기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제안한 뒤 보이스 피싱 운반책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합니다. 2023년 1분기 보이스 피싱 피의자의 약 46%가 2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8)
 

세 학생 모두 평범한 아르바이트 구직자에서 한순간에 보이스 피싱 범죄 연루자가 되었습니다. 불법인지 모르고 한 일이라도 결국 금융 사기에 가담한 것이기 때문에 처벌을 면하기가 어렵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점을 기억하고, 하는 일에 비해 많은 돈을 주는 아르바이트는 먼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근무 장소가 일정하지 않고, 메신저나 SNS 등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일을 지시하는 경우 정상적인 업체가 아닐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장소를 이동하며 현금을 옮기는 업무나 다른 사람의 계좌로 돈을 보내는 업무, 특정 사이트를 홍보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업무는 보이스 피싱과 관련된 일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금융 사기 피해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금융 사기는 하나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일단 생겨난 수법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나날이 진화하며 우리의 금융 생활을 위협합니다. 그리고 사기범은 돈을 향한 사람들의 절박함, 호기심, 욕망을 이용해 우리를 끊임없이 유혹하고 피해자를 만들어 냅니다. 언제든 금융 사기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금융 사기 수법과 대응법을 파악해서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8) 아시아경제, 「보이스 피싱 피의자 70% 30대 이하···고액 알바 여전」, 2023. 4. 25.
9) OBS 뉴스, 「보이스 피싱 피의자 40%는 어린이·청소년」, 2022. 5. 5. 사례 재구성
10) 한국일보, 「2만 원 때문에···푼돈 유혹에 ‘보이스 피싱 공범’되는 10대들」, 2023. 6. 28. 사례 재구성
11) 불법 스팸 방지를 위해 모든 통신사는 1일 전송 가능한 문자 500건, 음성 전화 1,000건으로 제한하고 있음.
12) 아주경제, 「1분기 스팸 신고 634만건···청소년 ‘불법 문자 발송 알바’ 주의해야」, 2023. 4. 28. 사례 재구성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함께 만드는 <경제로 세상 읽기>는 매달 1편씩 ‘경제배움e+(econedu.go.kr)‘에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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